일제가 파헤친 금령총, 94년 만에 재발굴
일제가 파헤친 금령총, 94년 만에 재발굴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8.09.05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령총은 6일 개토제를 시작으로 발굴조사가 본격화 된다.
금령총은 6일 개토제를 시작으로 발굴조사가 본격화 된다.

금령총(사적 제512호)이 94년만에 경주박물관에 의해 재발굴 조사가 진행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6일 오후 4시 고유제(개토제)를 시작으로 발굴을 본격화 한다.

경주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발굴조사는 조선총독부박물관 수집 자료 정리 사업의 일환으로 일제강점기에 발굴된 신라 대형고분의 미진한 조사 내용을 보완하고 전체 유적 현황을 파악하는데 주목적이 있다. 조사가 마무리되면, 기존에 미 정리된 자료와 추가로 조사된 발굴자료, 일제강점기 보고 자료를 포함한 종합보고서를 발간하고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와 매장문화재분과의 심의를 거쳐 발굴허가를 받아 발굴조사를 준비해왔다.
현장조사에 앞서 6월 21일과 22일 이틀동안 국립문화재연구소 디지털고고과학팀과 함께 지하물리탐사 및 자력탐사도 실시했으며, 8월 7일에는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1차 자문회의를 개최하여 조사 일정과 구체적인 조사 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금령총은 인접한 식리총과 함께 1924년 5월10일부터 22일 동안 조사했다. 당시 금관(보물 제338호), 금제허리띠, 감옥팔찌(嵌玉釧) 등의 장신구를 비롯하여 기마인물형토기(국보 제91호), 채화칠기, 유리용기 등 많은 유물들이 출토됐다.
출토품 가운데 특이한 금제방울이 포함되어 있어 ‘금령총’으로 불리게 되었다. 당시 조사 내용은 1930~1931년에 보고서로 발간되었으나, 고분 축조과정 및 유물의 해석, 의례 행위와 관련한 종합적이면서도 정밀한 조사보다는 훼손된 봉토와 적석부를 걷어내고 매장주체부만 노출한 뒤 다량의 부장품을 수습하는 방식으로 단 22일 만에 조사가 완료됐다.

앞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행한 금관총과 서봉총 재발굴조사 결과, 봉분의 정확한 규모와 축조 방식, 봉분 주변의 부가시설 등이 확인된 바 있으며, 특히 금관총에서는 ‘이사지왕(爾斯智王)’이라는 신라 고분 부장품에서 확인된 최초의 왕호(王號)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번 금령총 재발굴조사에서도 선행 조사 결과에 비추어 새로운 성과를 기대하며, 특히 고분 축조방식과 조성과정, 봉분 주변 의례와 관련한 부가시설의 유무, 고분 조성 과정에서 확인되는 의례행위 및 출토유물의 의미 등 유적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들을 확인함은 물론 주변에 위치한 여타 고분들과의 관계까지 파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