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천 미군폭격 희생자 합동위령제 엄수...미공군 폭격으로 피난 안계리 주민 35명 희생
기계천 미군폭격 희생자 합동위령제 엄수...미공군 폭격으로 피난 안계리 주민 35명 희생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8.10.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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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합동위령제에서 유족들이 헌작하고 있다.
9일 합동위령제에서 유족들이 헌작하고 있다.

제9회 경주 기계천 미군폭격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9일 낮 1시부터 강동면 양동민속마을 입구에서 유족회(회장 이원우) 주관으로 엄수됐다.

이 사건은 한국전쟁이 발생했던 1950년 8월14일 낮 12시30분에서 오후 2시40분 사이에 미공군 제18폭격단 제39폭격편대 소속의 F-51 전폭기 2대가 기계천에 피난해 있던 강동면 안계리(심동, 사곡, 삽실, 구경, 초감) 주민들을 향해 기총사격과 포격으로 이석영(당시 33세)씨 등 민간인 35명을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2009년 7월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이 사건이 미군의 기총사격과 폭격에 의한 것이라는 진실규명 결정을 내림으로써 유족들은 사건발생 60년을 맞이한 2010년부터 매년 합동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서에 따르면 이 사건이 발생했던 1950년 8월경에는 유엔군이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상황에서 인민군이 낙동강을 경계로 북부, 서부 동해안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침투하고 있었다.

유엔군은 우세한 공군력을 사용해 인민군의 남하를 저지하려고 기계와 안강부근에서 지연전을 펼치고 있었으며, 미 5공군은 경주지역 담당 지상군인 미육군과 국군을 근접지원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발생지역인 형산강 지류 기계천 일대를 폭격했다.

이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은 모두 기계천 인근 지역에 거주하던 주민으로 남성은 19명, 여성은 16명이었다. 온가족이 함께 피난을 하고 있던 상태에서 폭격을 당했기 때문에 희생자는 남녀노소 다양하게 분포돼 있으며 특히 10세이하의 어린이가 9명이나 희생됐다.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 사건 발생지역은 당시 전투가 치열했던 기계와 안강 인근지역이기는 했지만, 교전지역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으며, 폭격당시 현장에 인민군이 존재하지 않았고, 군인의 눈에 잘 띄도록 일부러 노출된 장소에 피난해 있던 다수의 민간인에 대해 경고나 확인등의 조치나 민간인과 적을 구별할 의무를 다하지 않고 폭격한 것은 국제관습법적 지위를 가진 국제인도법은 물론, 당시 미군교범에도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원우 유족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원우 회장은 당시 폭격으로 부모님과 형을 잃었다. 이원우라는 이름은 당시 4세로 사망한 형의 이름. 사망신고가 되지 않은 형의 이름을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자신이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재판을 통해 족보에 기록된 본명을 회복하려 했지만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불가능했다고 한다.
이원우 유족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원우 회장은 당시 폭격으로 부모님과 형을 잃었다. 이원우라는 이름은 당시 4세로 사망한 형의 이름. 사망신고가 되지 않은 형의 이름을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자신이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재판을 통해 족보에 기록된 본명을 회복하려 했지만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불가능했다고 한다.

이원우 유족회장은 이날 위령제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결과 F-51 조종사의 임무보고서에 ‘피난민임을 알고 폭탄(네이팜탄)을 투하하고, 50구경 기관총을 발사했음’이라는 내용이 있을만큼,이 사건은 명백한 전쟁범죄였다”며 “생명에 대한 불법적인 행위는 예나 지금이나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 될수 없으며, 전쟁범죄는 반드시 그 진실을 밝히고 백일하에 공개하여 희생된 영혼들을 자유롭게 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 치욕적이고 억울한 사건은 결코 잊어서는 안되며 후손들에게 바르게 진실을 전하여 다시는 이땅에서 이런 억울한 일이 없도록 정신무장을 단단히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 치욕적이고 억울함을 인권신장과 평화정착운동으로 승화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합동위령제에는 경주시에서 김진태 시민행정국장, 김영주 강동면장이 참석했으며, 경주지역 기관장 중에는 권혜경 경주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경주시는 이 합동위령제에 매년 12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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