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스트에게 검열은 영혼이 죽은 것과 다름없다”
70년도에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 한 시기는 유신체제 2년 째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국회가 해산하고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만들었던, 지금의 젊은이들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 사회였다.
이러한 시대의 풍조 덕분에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할 당시 편집국장 옆에는 중앙정보부의 자리가 따로 있었는데 이는 기자들의 기사를 검열하기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처음에는 핍박 받을 것을 알면서도 기사를 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 자신의 기사를 검열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들이 지속될 때 쯤 모 대학에서 유신정권에 반해 학생들이 대모하는 현장을 취재하러 갔었다.
데모는 전부터 계속해서 있었지만 검열로 인해 기사화 된 적이 없었다. 사실상 취재를 위해 대학교를 찾아 간 것이 아닌 상부에 보고하기 위해서 간 것이었다.
마침 학생들은 데모를 끝내고 방패로 보호막을 치고 무리지어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충격적인 글을 발견했다.
그곳에는 “개와 기자는 접근 금지”라는 글이 선명하게 씌여져있었다.
나는 그 글귀를 보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를 비롯한 젊은 동아일보 기자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1974년 10월 24일부터 잃어버린 언론의 자유를 찾기 위해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반기를 계속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끊임없이 기사를 마음대로 삭제했다. 그러자 시민들이 한푼 두푼 성금을 내기 시작했고 모아진 성금으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의 민주주의는 앉아서 얻은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싸워서 쟁취한 것이다.
“부끄러운 언론이 되지 마라”
언론사라면 절대적으로 지켜야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사실 그대로를 전달해야한다. 즉 사실보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얼마 전 ‘한 일본기자가 김정남과 친분이 있어 이메일를 주고받은 도중 천안함 사건을 두고 북한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위해 자발적으로 벌인 사건이다’라고 보낸 메일이 있다며 이를 우리나라 모 신문사에서 보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기사와 달리 일본기자는 그런 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혀진 사례가 있다
. 이는 쉽게 말해 기사를 날조한 것이다.
기자는 사실 그대로의 기사를 쓰는 것이지 거짓을 사실처럼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언론사가 두 번째로 지켜야하는 것은 권력 감시이다. 권력 감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언론사가 권력 감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강자의 옆에 선다면 언론은 말 그대로 독약이 된다.
“아무리 부패한 사회라고 해도 희망은 있다”라며 전 KBS 전연주 사장은 마지막 말을 이었다. “아직 희망이 존재하는 근거는 20, 30대들의 다양한 의견 표출 때문이다. 최근 뉴 미디어 출연으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라며 “뉴미디어를 통해 부패한 사회에 안주하지 말고 세상을 바꿔라”라는 말을 전하며 특강을 마무리 지었다.
동대신문사 최주희 기자 sally4155@dongg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