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엑스포공원에 유명작가 작품 전시 2개 미술관 동시 추진 '논란'
경주엑스포공원에 유명작가 작품 전시 2개 미술관 동시 추진 '논란'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03.0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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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솔거미술관(옛 박대성미술관), 김창렬 미술관 동시 건립 추진...예산낭비, 지역미술인 홀대 논란 예상

▲ 김창렬 화백
경주시가 수년째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박대성 미술관을 솔거미술관으로 개칭해 올해 들어 본격추진 중인 가운데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렬 화백의 미술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개의 미술관 건립에 각각 수십억원의 막대한 경주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데 따른 예산낭비, 필요성등에 대한 의문이 이는 것은 물론 박대성 미술관을 개칭한 솔거미술관과 김창렬 화백 미술관등 2개 미술관을 모두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내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경주시는 ‘김창렬 미술관’ 건립을 위해 지난 2월 29일 경주시청 대외협력실에서 최양식 경주시장, 정강정 (재)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이대진 영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이달성 미술학박사, 최용석 한국미협 경주지부장, 이종수 길록건축사사무소 소장, 이두희 아트선재미술관 학예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경주시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김창렬 화백이 고 백남준,이우환 작가와 더불어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3대 작가로서, 한국 현대미술에 한 획을 그은 작가의 명성에 걸맞고 국제적인 역사문화도시이자 관광도시인 경주의 품격에 맞고, 지역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건립하여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이 김창렬미술관 건립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혔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창렬 미술관 7천만원으로 용역실시...2015년 완공 계획 추진

경주시는 이날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3월내로  경주시 국‧소장들이 참가하는 용역 사전심의를 하고, 4월 중으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경주시는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행하기 위해 올해 당초예산에서 7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둔 상태다.

경주시 관계자는 “타당성 용역을 실시한 다음에는 중앙부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경주시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2015년경에는 준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렬 미술관 건립에는 전체 1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정부 승인을 받을 경우 이 가운데 52억원(40%)은 광특회계(중앙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광역, 지역발전 특별회계에서 지원되는 예산)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나머지는 경주시와 경북도의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경주시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경주시는 김창렬 미술관 건립을 위해 지난해 6월 13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으며, 김 화백측은  420여점 (추정가격 300억원 상당)의 소장 미술품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경주시는 밝혔다.

박대성 미술관은 솔거미술관으로 개칭...지난해부터 건립 본격 재추진

▲ 박대성 화백
2008년부터 추진해온 박대성 미술관 건립은 지난해부터 솔거미술관으로 개칭해 올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박대성 미술관은 경주시가 2008년 10월 처음으로 계획을 발표 한 이후 경주지역 미술인들의 거센 반발로 수차례 계획이 변경되면서 난항을 겪어 왔다.

경주시는 최초로 계획을 수립했던 지난 2008년, 110억원을 들여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내에 건립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경주 지역미술인들이 반발했다. 
경주지역 미술인들은 ‘우리나라 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경주출신 화가들을 제쳐놓고 작품성도 엄정하게 평가되지 않은 한 개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막대한 경주시 예산을 지원해 미술관을 건립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렇게 되자 경주시는 지난 2009년 11월, 예산과 건축물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경북도에서 10억원, 경주시 15억원 등 총 25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주시 배동에 있는 박 화백 개인소유의 부지에 미술관을 건립하기로 계획을 변경한것.

그러나 이 계획안에 대해서도 지역미술인들의 반발이 지속됐다. 이에따라 경주시는 애당초 추진하던 화가 개인의 이름을 딴 ‘박대성 미술관’ 대신 ‘솔거 미술관’으로 개칭하고 지난해부터 미술관 건립을 본격 재추진하고 있다.

경주시는 이처럼 당초계획에서 미술관 명칭을 변경하는 대신, 총 50억원(광특회계 10억, 경북도 20억, 경주시 20억) 의 예산을 들여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내에 건립하기로 또다시 계획을 변경해 추진하고 있다.

솔거 미술관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콘텐츠 사업으로 경주세게문화엑스포 조직위가 전담 추진하며, 최근 미술관 건립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경주시는 올해내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끝내고 2013년말 미술관 건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경주시는 ‘김창렬 미술관’과 ‘솔거 미술관’에는 각각 김창렬 화백의 작품과 박대성 화백 작품을 상설전시하고, 지역미술인들을 위한 기획 전시공간도 별도로 조성할 계획이다.

엑스포 공원내에 거액 들인 개인작품 전시 위주 2개 미술관 동시추진...논란 일듯

 지난 2월29일 경주시청에서 열린 김창렬미술관 건립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경주시가 이처럼 동일한 장소에 박대성, 김창렬 화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2개의 미술관을 별도로 건립하는데 대해서는 향후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경주시의회에서 올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도 상당수 시의원들이 이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었다.

예산낭비 가능성, 지역미술인 홀대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같은 지적이 일자 당시 김기열 경주시문화관광국장은 답변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가들의 작품을 한 건물에서 상설 전시하는 것은 해당 작가들이 꺼리는 일이며, 김창렬 화백 같은 분들이 경주에서 창작활동을 하면 경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도시가 될수도 있고, 국내외의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지역미술인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박대성 미술관 건립추진당시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등 지역내 9개 단체로 구성된 경주미술인연대등은 성명을 내면서까지 강하게 반발한바 있다.

경주미술인연대등은 “개인미술관 건립에 시민의 세금이 지원된다면 앞으로 어떤 작가라도 작품을 기부하고 개인 미술관을 건립해 줄 것을 요구한다면 마땅히 경주시가 미술관을 건립해 줘야 한다”면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엄밀한 평가작업, 장기적으로 시립미술관 건립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지역미술인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던 이유가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개인작가으 미술관을 추진할 경우 논란이 일 가능성은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내에 거액을 들인 2개 미술관이 모두 건립되는데 대한 반발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
이런 가능성은 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상당부분 확인되기도 했다.

2009년 박대성미술관 건립 논란때는 일부 문화예술단체를 중심으로 도심재생이나 도심권 활성화 차원에서 경주시가 차별화된 거리로 조성하고 있는 봉황로 일대의 적지를 골라 미술관을 건립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경주시는 예산이 많이 든다며 난색을 표명해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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