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사용후핵연료 '2016년 경주외지역 반출' 그 출발과 현재...지역사회 대응 문제점은?
[분석] 사용후핵연료 '2016년 경주외지역 반출' 그 출발과 현재...지역사회 대응 문제점은?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9.04.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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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회 의원들이나 경주시청 공무원, 각종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부가 월성원전내에 임시보관중인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사용후 핵연료를 2016년까지 경주바깥으로 반출을 약속했는데, 현재까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경주시장 자문기구인 경주시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청와대등에 보낸 ‘대정부 건의서’에서도 이를 언급했다.

월성원전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조밀저장시설(맥스터).
월성원전내 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경주사회의 상식이 된 이 주장이 나오게 된것은 멀게는 1998년 9월30일 열린 제249차 원자력위원회 회의에서 출발한다.

당시 산업자원부와 한전은 『방사성폐기물관리대책』을 수립하고 제249차 원자력위원회에 상정해 확정했다.  2001년 2월까지 유치공모 신청접수를 하여 2002년2월까지 최종 부지선정을 마치고,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은 2008년12월까지, 사용후연료 중간저장시설은 2016년 12월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안이다.

2016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을 건설하기로 했으므로, 중저준위 방폐장이 들어선 경주시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를 역외로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의 출발은 이 회의로 볼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중저준위 방폐장과 고준위 방폐장을 별도의 장소가 아닌 한 곳에 건설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2016년까지 경주바깥으로 반출하겠다는 약속‘의 근거로서는 설득력이 약하다고 볼수도 있다.

제253차 원자력위원회 회의결과 발표자료.중저준위와 고준위 방폐장 분리 추진 방침이 이때 확정됐으며, 이에따라 중저준위방폐장 입지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2005년 진행됐고, 방폐장유치지역특별법에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지역에 사용후핵연료 관련시설을 건설할수 없다는 18조 2항이 명문화 된다.
제253차 원자력위원회 회의결과 발표자료.중저준위와 고준위 방폐장 분리 추진 방침이 이때 확정됐으며, 이에따라 중저준위방폐장 입지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2005년 진행됐고, 방폐장유치지역특별법에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지역에 사용후핵연료 관련시설을 건설할수 없다는 18조 2항이 명문화 된다.

2016년 약속이행을 요구할수 있는 좀더 분명한 근거는 2004년 12월17일 열린 제253차 원자력위원회(위원장 이해찬 국무총리) 회의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곳에, 한꺼번에 세트로 추진하던 중‧저준위방폐물과 고준위방폐물(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의 분리추진방침을 확정했다. 방폐물 관리정책의 일대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이 결정은 제249차 회의에서 결정한, 2008년까지 중저준위방폐장, 2016년12월까지 고준위방폐물 중간저장시설을 준공한다는 계획이 여러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고준위 처분장과 중저준위 처분장을 한곳에 추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2000년6월부터 2001년6월까지 전국 임해지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부지유치 공모를 했지만 유치를 신청한 지자체가 없어 공모는 무산됐다. 2003년 5월에는 지자체 자율유치 방식으로 전환해 부안군이 유치신청을 했지만,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막혀 정부 계획은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중저준위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한지역에 추진하는데 따른 현실적인 어려움, 당시 시점에서 2008년 포화가 예상되는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의 시급성을 반영해 2004년12월17일 제253차 원자력위원회는 고준위 처분장과 중저준위 처분장 건설의 분리방침을 확정한 것이다.

이날 회의 발표문을 보면 중‧저준위방폐물 관리를 위한 부지선정을 우선추진 하고, 사용후핵연료 관리는 공론화를 거쳐 국민공감대 하에서 검토, 추진하기로 했다. 이같은 방침을 명확히 하기 위해 신규절차에 의해 선정될 중‧저준위방폐장 부지에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건설하지 않는다 는점도 명확히 했다.

중저준위, 고준위 방폐물의 분리 추진을 결정하면서 △단수 또는 복수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시설 건설을 우선 추진하여 2008년까지 완공하고,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발전소 내 저장능력을 확충하여 2016년까지 각 원전부지내에서 관리하고, 중간저장시설 건설 등을 포함하여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침에 대해서는 국가정책방향, 국내외 기술개발 추이 등을 감안하여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하에서 추진한다“고 결정했다.

결국 경주사회가 2016년까지 역외반출 약속이행을 촉구할 수 있는 근거는 제253차 원자력위원회 회의가 분명한 셈이다.

1998년 제249차 원자력위원회에서 2016년12월까지 사용후연료 중간저장시설을 준공한다던 계획은 2004년12월17일 제25차 원자력위원회에서눈 ’2016년까지 각원전부지내에서 관리하되,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은 중장기적인 논의과제로 변경했던 것이다.

2005년 방폐장 경주유치를 추진하던 국책사업경주유치추진단 홍보물. 특별법을 거론하면서 금방이라도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를 경주바깥으로 반출할수 있는 것 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2005년 방폐장 경주유치를 추진하던 국책사업경주유치추진단 홍보물. 특별법을 거론하면서 금방이라도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를 경주바깥으로 반출할수 있는 것 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회의에 따라 2005년 중저준위방페장 입지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경주시와 당시 국책사업경주유치 추진단, 한수원등은 중저준위방폐장을 경주에 유치하면 금방이라도 월성원전내에 보관하고 있던 사용후핵연료를 경주바깥으로 반출 할수 있는 것처럼 홍보했다.

유치를 찬성표 한표가 다급한 상황에서 ‘중장기적 논의’와 같은 다소 논란이 될 부분은 애써 무시했다. 제253차 원자력위원회의 결정 가운데 ’2016년까지 각 원전부지내에서 관리하고‘라는 부분만 부각했을뿐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하에서 추진하겠다‘는 내용은 애써 눈을 감아 버린 것이다.

이때문에 ’2016년이년 이후 경주에서 더 이상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할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경주시민들의 상식이 됐다. 

'2016년 경주 밖 반출' 정책 변경 2015~2016년, 결정적 시기 경주시, 정치권 소극대응 일관

그러나 그후 경주지역 사회의 대응은 제대로 이뤄지지못했다. 강력하게 요구해도 어려운 형편인데 지역사회는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중저준위방폐장 경주건설 확정 이후부터 사용후핵연료 대책수립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2016년 역외반출을 분명하고 강력하게 요구했어야 했다. 
그러나 시의회등에서 간헐적으로 결의안 채택이나 성명서 발표정도로 그쳐 버렸다.
현안이 생길때마다 관변단체를 총동원하던 경주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2016년6월21일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반대결의안을 채택하는 모습.
경주시의회가 2016년6월21일 고준위방폐물 관리계획안반대결의안을 채택하는 모습.

특히 2015년, 2016년 두차례에 걸쳐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의 중대한 변화가 이뤄졌지만 경주지역 사회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극대응으로 일관했다.
경주지역 전체가 총력대응해야 할 시기에 경주시는 침묵했고, 시의회는 면피성 결의안을 채택하는데 그쳤고, 시민사회단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2015년 1월30일 제4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는 "사용후 핵연료(중간저장시설및  처분장)은 2015년 공론회위원회의 권고안 이후 계획수립및 추진하겠다"고 결정했다.
'2016년말까지 각 원전내에 보관한다'는 2004년 제253차 원자력위원회의 결정을 무효로 만드는 중대한 결정을 했지만 경주사회는 이렇다할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뿐만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해 5월,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 시설은 2035년경, 영구처분시설은 2053년경 가동하는‘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행정예고한데 이어 2016년 7월25일 제6차 원자력진흥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기본계획을 의결했다.

그러나 당시 경주시의회는  행정예고안 반대결의문을 채택하거나 6월 고준위방폐물 처분시설 건설 및 월성1호기 조기폐쇄 보상대책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는데 그쳤다.
월성원전 인근 감포, 양남, 양북등 3개읍면 발전협의회와 경주경실련등이 반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주지역발전협의회, 경주청년연합회, 경주청년회의소등 경주지역 10개 사회단체가 ‘고준위핵폐기물 공동대응위원회 시민단체 협의회’를 만들고 그해 10월 산자부를 향해 경주지역에 보관중인 사용후핵연료의 지역외 반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시민사회에 크게 확산하지는 못했다.

당시 경주사회의  대처는 사실상 그게 전부였다. 
정작 가장 큰 목소리를 내야 할때 경주시를 비롯해  주요기관 사회단체는 침묵했다.
지역국회의원도 이렇다할 활동이 없었고, 원해연 유치를 위해 2014년말 관변단체를 총동원해 당시 경주시인구의 86%인 22만5000명의 지지 서명을 이끌어 냈던 경주시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침묵했다.

2016년까지 사용후 핵연료를 경주바깥으로 반출해야 한다는 정부약속 이행요구를 내걸고 가장 크고 강력한 목소리를 내어야 했던 그 결정적 시기 2년, 2015년, 2016년은 공교롭게도 자유한국당 출신 박근혜 대통령 재임때였고 지역국회의원, 시장은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 시의회는 절대다수가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

최근 원자력해체연구소 분리 설립이 결정된후 지역정치권, 특히 자유한국당 김석기 국회의원은 '정치적 결정'이라며 수용불가를 외치고 있고, 자유한국당 도의원 4명 전원은 '유감'을, 자유한국당이 절대다수인 경주시의회는 '최악의 결정'이라거나, '통탄'등의 격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특별법'에서 2016년까지 사용후핵연료는 타지역 반출하기로 했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까지 펼치며 '약속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불과 2년전과는 전혀 다른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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