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북공동선언 19주년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남북통일 경주시민이 앞장서자' 공동성명 발표
6.15남북공동선언 19주년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남북통일 경주시민이 앞장서자' 공동성명 발표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9.06.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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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공동선언 19주년을 앞두고 경주겨레하나를 비롯한 12개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경주시민께 드리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6‧15남북공동선언은 2000년 6월13일부터 15일까지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로 6월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측 국방위원장이 공동발표한 남북통일의 자주적 원칙 등 5개항의 합의문을 말한다.

남북공동선언에서 발표한 5개항은 △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한다. △ 남과 북은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다. △남과 북은 2000년 8월15일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합의한다. △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 신뢰를 도모한다. △ 위의 네 개항의 합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남과 북의 당국이 빠른 시일 안에 관련 부서들의 후속 대화를 규정하여 합의 내용의 조속한 이행을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실무회담을 통한 이산가족방문단 교환, 남북장관급회담,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구성 등이 이루어졌으며, 남북분단으로 단절되었던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을 위한 복원공사가 착수되기도 했다.

경주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는 13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재개되는 점, 현 정부에 의해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첨단 무기가 구매됨으로써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점, 미국이 일본의 군사 재무장을 용인함으로써 동북아 긴장이 심화되는 문제등을 지적하고, 무엇보다 한미워킹그룹에 의해 이산가족 상봉문제까지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민족자주의 원칙을 지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하는 등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살려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12개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6‧15남북공동선언 19주년을 맞이하는 15일 오후 7시부터 황성공원 타임캡슐광장에서 경주시민평화행진 행사를 열고, 기념식과 퀴즈풀이, 한지등 만들기 등 남북통일과 한민족 평화의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2000년 6월14일 만찬에서 김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김대중평화센터 홈페이지.
2000년 6월14일 만찬에서 김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사)김대중평화센터 홈페이지.

다음은 성명서 전문

615공동선언 19주년을 맞아
경주시민께 드리는 <경주 제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6.15 남북공동성명 발표 19주년에 즈음하여, 평화를 사랑하는 경주 시민 앞에 고합니다.

참혹했습니다. 국토와 민족의 분단과정은 실로 참혹했습니다. 미군정의 실책에 항거하여 대구에서 발화된 10월 항쟁과 단독정부 수립으로 인한 분단의 고착을 막으려는 제주 4.3항쟁 이래, 선량한 우리 민족은 실로 야만의 나락으로 떨어져, 한반도 남녘에서만도 엄청난 목숨들이 죄도 없이 처참하게 스러져갔고, 다시 남북 간의 전쟁의 참화가 한반도 전역을 휩쓸고 갔습니다. 또한 휴전 이후, 외세를 등에 업고 분단을 악용하여 민권을 짓밟는 비루하고도 야비한 권력은 질기게도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다행히도 분단 55년만인 지난 2000년에 남북정상 간의 첫 만남이 실로 극적으로 이루어졌고,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과 적대감이 급격히 완화되었으며, 양 정상 간의 합의에 의해 발표된 6.15 남북공동성명은 이후 남북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그 든든한 시금석이 되었습니다. 이후 나온 10.4선언도 판문점선언도 9월 평양공동선언도 모두가 6.15공동성명에 명시된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떠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 감격적인 성명이 발표된 2000년 그날로부터 다시 만 19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금강산 관광이며 개성공단 가동이 실현되었다가 멈추는 등의 곡절을 겪었으나, 지난해에 남북관계는 다시 급진전하여, 실로 한반도의 온전한 평화 실현이 머지않았다는 희망으로 온 민족의 가슴이 부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그 뜨겁던 민족적 열기는 조금씩 식고, 한반도 문제는 다시 교착 상태에 머물러버렸습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슬그머니 재개되고, 현 정부에 의해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첨단 무기가 구매됨으로써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으며, 미국의 승인에 의해 아베총리가 원하는 일본 재무장이 착착 진행됨으로써 동북아 평화 균열은 오히려 심화되는 느낌마저 없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한미워킹그룹에 의해 우리민족끼리 정신은 심각하게 위축되고 또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이제 심지어 이산가족 상봉문제까지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강대국 사이에서, 특히 미국과의 사이에서 겪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어려움을 모르지 않으며, 일부 시민들이 형성하고 있는 반민족적이고 반평화적인 여론이 현 정부에 부담이 되는 줄도 모르지 않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그 어떠한 현실적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우리는 “우리민족끼리”라는 6.15의 정신은 살려가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남도 북도 이 정신으로부터 단 한 발짝도 물러서거나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8천만 겨레 앞에 천명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선언의 내용들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야 합니다.

서로를 자극하여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해야 하며, 모든 이산가족이 언제든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어떤 외풍 속에서도 각계각층의 활발하고도 줄기찬 교류를 지속, 확대시켜가야 합니다. 우리 민족이 그렇게 하나로 굳게 껴안고 서로간의 신뢰를 두텁게 쌓으며 통일에의 확고한 의지를 세계만방에 보여, 세계 여론을 선명하게 주도해가야 합니다.

여기 남녘의 우리가 제아무리 분단의 비극을 딛고 남한만의 경제적 급성장을 이루었다 자부해도, 지긋지긋한 이 분단이 끝나지 않고 유형무형의 분단 폐해와 그 모순이 해소되지 않는 한에는, 언제 또 남북 간 남남 간의 처참한 동족상잔이 되풀이 될지, 모든 성취가 일거에 다 무너져버릴지 실로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니 한반도의 평화실현이야말로 민족 공동 번영의 길이라는 믿음을 갖고, 더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의 평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마침내 동북아가 세계의 평화를 선도할 것이라는 보다 큰 비전을 갖고, 한반도 평화의 온전한 실현을 향한 민족 공동의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야 합니다.

호소합니다, 선조들의 가열찬 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하여 보다 많은 시민대중이 함께하는 평화운동, 통일운동의 물결을 이루자고 호소합니다. 이제 그 큰 물결로 우리 정부를 우리 시민대중이 앞으로 떠밀어 나갈 것을 호소합니다. 무엇보다, 삼국을 통일하여 평화 공존과 상생의 찬란한 첫 한반도 시대를 열었던 이 땅 경주에서 우리 경주인들이 그 앞장에 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힘겹더라도 다시 새로운 진전을 이루어 냅시다.
74년 분단체제를 끝장낼 수 있는 확고한 진전을 이루어 냅시다.

2019년 6월 13일
겨레하나경주지회 / 경북노동인권센터 / 경주시민총회 / 경주여성노동자회 경주학부모연대(준) / 경주환경운동연합 / 노무현재단경주모임 / 민중당경주시지역위원회 / 안강참소리시민모임 / 전교조경주초중등지회 / 전국택배연대노조경주지회 / 천도교한울연대(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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