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문화제 민속경연 씨름대회서 부상당한 이진숙씨, "부상후 방치한 경주시, 너무 합니다"
신라문화제 민속경연 씨름대회서 부상당한 이진숙씨, "부상후 방치한 경주시, 너무 합니다"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9.07.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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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씨가 24일 경주포커스에 자신의 심경을 밝히고 있다.
이진숙씨가 24일 경주포커스에 자신의 심경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10월3일부터 9일까지 열린 제46회 신라문화제 민속경연행사로 열린 화랑씨름대회에 천북면 대표로 출전한 이진숙씨(사진.45)가 경기도중 심각한 부상을 당했지만, 경주시와 씨름협회의 책임 떠넘기기 공방 속에 치료비 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주시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진숙씨가 부상을 당한 것은 지난해 10월7일.
당초 10월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개최 예정이던 화랑씨름대회(경주시씨름협회 주관)는 태풍콩레이 내습으로 5,6일 예정됐던 신라문화제 주행사장내 특설 경기장에서 대회를 하지 못했다.

경주시씨름협회는 마지막날인 7일 황성공원내 씨름 전용경기장에서 당일치기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이진숙씨는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무릎을 크게 다쳤다.
병원진단 결과 우측 경골근위부 관절내 분쇄절골, 우측 하퇴비 비골신경마비, 우측 슬관절내측 측부인대파등을 판정받았다.

이씨는 관절부위에 금속판, 금속 나사고정등의 수술을 받고 지난 4월말까지 무려 6개월동안 입원치료를 받았다. 퇴원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지경이다.

병원에서 발행한 진단서. 이씨는 현재 7종류의 진통제등을 복용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병원에서 발행한 진단서. 이씨는 현재 7종류의 진통제등을 복용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사고때부터 현재까지 이씨가 쓴 병원치료비는 약 2000만원.
생계로 삼던 식당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치료비와 생활비를 충당위해 지역금융기관에서 3000만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40대 중반의 여성이 오롯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경제적 육체적 고통을 경주시보조금이 지급된 행사에서, 그것도 경주시가 주최한 신라문화제의 한 행사에서 당한 것이다.

이씨를 더욱 견디기 어렵게 한것은 부상 후 경주시가 보여준 '방치수준'의 대응이다.

경주시와 경주시씨름협회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벌이며 이씨의 치료비조차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주시씨름협회가 주관한 이날 씨름대회에 경주시는 647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씨름협회는 이 돈 일부로 출전하는 읍면동 체육회에 출전보조금을 지급했다.
이씨 주소지인 천북면체육회에는 76만원을지원했다.

경주시씨름협회는 스포츠상해보험가입을 조건으로 출전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천북면체육회는 상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위험부담이 큰 보험을 받아주는 회사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치료비 2000만원을 비롯 현재까지 약값등은 모두 이씨 혼자서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주시는 월정교 부근 신라문화제 행사장 경내에는 관람객 및 참가자들을 위한 단체상해보험을 들었지만, 씨름협회측이 갑자기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곳으로 대회장소를 변경했기 때문에 이씨에 대해서는 경주시가 든 보험을 적용할 수가 없다며 전적으로 경주시씨름협회와 천북면체육회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최해열 경주시 문화관광국장은 “씨름대회 장소가 신라문화제 주 행사장이 아닌데다, 씨름협회가 주최, 주관하는 대회여서 안타깝긴 하지만 경주시가 치료비를 지원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 씨가 소송을 제기한다면 경주시는 최대한 이씨를 지원하는 입장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씨름협회측은 “부상에 대한 우려로 출전보조금을 지급할 때 읍면동 체육회에서 보험가입을 조건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협회차원에서 도의적인 지원 이외에 별도의 지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천북면체육회는 이같은 씨름협회측의 대응에 섭섭하다는 반응이다.
3일간 예정했던 행사를 당일치기 행사로 무리하게 변경, 진행한데다, 경주시가 단체보험을 든 월정교 인근에서 대회를 진행하지 않고 급하게 황성공원으로 변경해 경기를 진행하는 바람에 이같은 사단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천북면 체육회 관계자는 “이진숙씨가 부상 당한이후 씨름협회가 신속하게 대응을 했더라면 이처럼 복잡하게 문제가 얽히지 않았을 것”이라며 협회측을 원망했다.

제46회 신라문화제 민속경연은 씨름대회를 비롯 풍물경연대회,전국청소년신라검법대회, 동부민요경창대회등 4개부문이 진행됐다.
제46회 신라문화제 민속경연은 씨름대회를 비롯 풍물경연대회,전국청소년신라검법대회, 동부민요경창대회등 4개부문이 진행됐다.

이처럼 책임공방만 벌이고 있는 사이에 이씨의 치료비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씨는 신라문화제를 개최한 경주시의 무책임한 태도에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수술직후 경주시 문화예술과에서 과일바구니를 들고 방문한 이후 단 한차례도 연락조차 없다가 최근에 와서야 당시 최해열 문화예술과장이 찾아와서 ‘경주시의 책임은 없고, 천북면체육회및 씨름협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며 “시민이 참여하는 행사를 했고,그 행사에서 시민이 다쳤으면 기본적인 치료는 당연히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이어 “보험이 되니 안되니 이런 애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보험적용이 안되는 것을 알았으면, 경주시가 주도해 어느정도 조치를 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다친이후 지금까지 사실상 방치를 해놓고, 치료를 하는지 마는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려고 조차 하지 않는 경주시의 태도는 참으로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면서 “혹시 주낙영시장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냐?”고 물었다.
이씨는 “시장님도 바쁘시겠지만, 시민을 참여 시키는 행사를 했으면, 비록 작은 개인이지만, 한사람의 시민이라도 챙겨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묻고 싶다”면서 “이렇게 다친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버려두는 것은 정말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진숙씨 인터뷰 동영상 인터뷰-관련기사에서 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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