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 이장 2명 체제 장기화....해결 난망
한 마을 이장 2명 체제 장기화....해결 난망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03.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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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북면 이장문제 종료 선언...주민들 끝까지 투쟁

이장 임명을 둘러싸고 장기화 되고 있는 양북면 사무소와 양북면 봉길리, 어일1리 주민들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한채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지난연말부터 주민들의 철야농성과 경주시의 주민들에 대한 형사고발, 면장 교체 등 약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갈등은 박차양 양북면장이 21일 어일1리 주민총회에서 "현재의 이장을 해임할 수 없다"며, 사실상의 최후 통첩을 함으로써 더 이상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찾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박차양 면장은 이날 오전 10시 면사무소에서 열린 어일1리 주민총회에서 "전임 면장이 임명한 현 이장의 임명이 행정하자나 무효가 아니라는 점, 후임면장이 해임을 해야 하는데 해임사유가 미흡한 현실"이라면서 "양북면장으로서 현 이장을 해임할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 면장은 "오늘 이장 문제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더 이상 이 일에 매달리지 않고 양북면장으로서 전체를 보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박 면장은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현 이장의 자신설득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배모씨와 최모씨등 현 이장이 2년임기를 절반으로 단축해 올 연말까지만 하기로 하고 미리 사표를 제출한 상태이므로, 법령에 명시한 해촉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연말까지 임무를 수행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양북면 봉길리와 어일1리 이장 후보에 주민들의 선거로 추천한 김모, 하모 씨 대신 평소 한수원 도심권 이전에 찬성해 온 최모, 배모 씨를 각각 봉길리와 어일1리 이장에 임명해 양북면민들과 갈등을 빚어오고 있은 가운데 전임 김모 면장 대신 지난 2월14일 양북면장으로 부임한 박 면장이 주민총회에서 선출된 하모씨와 김모씨를 이장으로 임명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 줄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 양북면 어일1리 청년회 유용국 회장이(사진 맨 왼쪽)이 21일 경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기자회견장에는 주민40여명이 동참했다.
이렇게 되자 양북면 어일1리, 봉길리 청년회, 양북면 발전협의회 대표 40여명은 21일 오전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양식 경주시장에게 사태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이장은 주민들의 심부름꾼이자 일꾼으로 주민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선임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양북면에서는 임의대로 이장을 임명한채  책임을 회피하면서 오히려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최양식 경주시장은 하루빨리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고, 주민들이 원하는 사람을 이장으로 임명해 원활한 행정이 이뤄지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장과 주민들이 유기적으로 협조하면서 영농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피해만 초래하고 있다"고 경주시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편 양북면 어일1리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29일 주민 116명이 참가한 이장선출 투표를 실시했다. 이 투표에서 하모씨가 77표, 배모씨가 25표, 최모씨가 14표를 획득했으나 양북면사무소는 30일 배모씨를 이장으로 임명했다.

봉길리 주민들도 지난해 12월 30일 주민 77세대가 참가한 가운데 주민총회를 열어 2명의 이장 후보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 양북면사무소는 66표를 얻은 김모씨 대신 5표를 얻은 최모씨를 이장으로 임명했다.
이같은 임명이 장기간 이어지자 양북면 주민들은 지난 1월 면사무소앞에서 수차례 항의집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 2월 중순 시청앞에서 천막 항의농성을 벌였으며, 지난 7일부터 재차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양북면 이장협의회는 이장 20명 가운데 문제가 된 봉길리 최모, 어일1리 배모 이장을 제외한 18명이 6일부터 행정업무를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 

양북면민들은 “경주시가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이 좌절된 것을 이장 임명 같은 사소한 일로 분풀이를 하고 있다”며 “면민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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