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연수...시민사회, 언론 비판에 눈감고 귀 닫는 이유?
외유성 연수...시민사회, 언론 비판에 눈감고 귀 닫는 이유?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04.17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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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압도적 지지와 결코 무관치 않을 것....비판 귀기울여야

경주시의회 의원들이 4월16일부터 20일까지 중국으로(경제도시위원회)일정으로 연수를 떠난데 이어, 23일부터 27일까지 태국으로(문화시민위원회)로 국외연수(해외연수)를 할 계획이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7일자 경북도내에 본사를 둔 대부분 일간지들은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를 ‘관광성 외유’라거나 ‘총선 끝나기만을 기다린 휴가성 외유’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대해 시의회는 “관광자원화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합법적 연수”라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 시의회 외유성 연수를 비판한 도내 일간지.
이런 광경은 이미 수없이 되풀이된 것이며, 따라서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현직 시의원들이 임기를 시작한 2010년 7월이후 시점부터 따져도  벌써 세 번째다.매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또한 비단 경주시의회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자치 의회 대부분이 갖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관광성 외유’인지 ‘진짜 연수’인지는 의원들 스스로가 가장 잘 알것이다.
향후 의정활동 과정에서 이 연수가 목적한 바를 이뤘는지 여부도 드러날 것이다.
따라서 더 이상 관광성 외유니 시기의 부적절성 따위를 거론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

규칙은 고치고 심사위원회는 차라리 폐지하는게 나을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따져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먼저, ‘경주시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에 따라 시의원 연수의 적절성을 심사하기 위해 만든 ‘시의회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가 과연 필요하기나 한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심사위는 시의회 부의장을 당연직 위원장으로, 의장추천 의원 1명, 시민사회단체 대표 3명, 대학교수 2명 등 6명을 의장이 위촉하게 돼 있다.
규칙에 따르면 ‘출국 15일전에 여행계획서를 제출’ 받아서 5가지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 기준은 엄격하다.
단순시찰,견학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외여행은 억제토록 하며, 여행인원이 2명이상일 경우 개별임무를 부여하는 등 조직적인 국외여행이 되도록 해야 하며, 의원 임기중 특정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심사위는 그 기준에 따라 제대로 심사하기는 했을까?  결론은 부정적이다.

지금까지 시의회의 국외여행은 거의 대부분 ‘단순시찰이나 견학’에 그쳤고, 이번에 계획한 연수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정시기에 집중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4월 하순에 집중배치했다.
여행인원이 2명을 훨씬 넘어서지만 개별임무를 부여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심사위원회가 심사과정에서 적용해야 할 기준을 사실상 적용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이렇게 할 바에야 규칙을 고치더라도 차라리 심사위원회를 없애는 편이 한 결 나을 것이다.
그나마 있으나 마나한 심사위가 없다면, 회의를 할때마다 지급해야는 7만원의 수당과 여비라도 아낄 것 아닌가. 

두 번째로 짚어 봐야 할 점은, 시의회가 번번히 자신들이 만든 ‘공무국외여행 규칙’을 어긴다는 점이다.

‘규칙’에서는 ‘위원장은 회의록을 지체없이 시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심사위원회 위원장은 당연직으로 시의회 부의장이 맡는다.
경제도시위원회가 16일 출국했고, 문화시민위원회가 23일 출국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늦어도 경제도시위 여행 계획서는 4월1일 심사를 해야 했고, 문화시민위는 4월7일까지는 심사위원회를 개최했어야 한다. 정상적으로 회의를 했다면 4월1일, 4월7일 즈음에 인터넷에 회의록이 공개됐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17일 현재까지도 시의회 홈페이지에서는 이 회의록을 찾을 수가 없다. 이런일이 이번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집행부에 대해서는 걸핏하면 ‘규정준수’를 입버릇 처럼 주문하면서도 자신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시의회라는 비아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럴바에야 차라리 규칙에서 회의록 공개 항목을 삭제하는 게 낫다. 시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덜 번거로울 것이고, 시의회도 스스로 만든 규칙을 어긴다는 비판만은 면할수 있을 것 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곁가지에 불과할 수도 있다.
언론, 시민사회의 거듭된 비판에도 불구하고 눈 감고 귀 막은 듯이 해마다 외유성 연수를 되풀이 되는 이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 중소도시 지방의회는 이미 수년전부터 외유성 연수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을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경주시의회는 관광성 외유를 해마다 되풀이 한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데에는 경주시민들의 새누리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와 무관치 않다.

이런 분석을 하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번 4.11총선에서도 확인됐듯이 새누리당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일방적인 지지는 가히 압도적이다.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에서 경주지역 개표결과 새누리당은 70.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국평균 새누리당 정당득표율 43%의 거의 2배다. 경주지역에서 민주통합당(11.2%), 통합진보당(9.1%)의 득표을 합친 것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새누리당의 공천만 받으면 시의원이든 뭐든 당선은 떼놓은 당상인데 굳이 시민사회나 언론의 비판에 신경쓴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 아닐까?

실재 시의원 투표 결과만 봐도 이는 분명히 드러난다.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도입된 이후 경주지역에서 치런 두 번의 시의원 선거 결과는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후보가 얼마나 유리한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2006년 5.31지방선거, 2010년 6.2지방선거 두차례 모두 지역구에서 선출하는 시의원 18명 가운데 각각 14명씩 새누리당 혹은 한나라당 공천자가 당선됐다.
지역구 의석의 78%를 새누리당(혹은 한나라당) 공천가 당선된 것이다.

시의원들은 4년에 한번씩 선거를 통해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당연히 시의원들이 가장 무서워해야 할 대상은 표를 가진 시민이고 유권자여야 한다. 시민들을 대신해 시의회의 활동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이 언론이고, 시민사회단체의 역할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언론의 비판은 늘 ‘소귀에 경 읽기’에 그쳤다. 관광성 연수관행을 개선하려는 흔적을 찾을 수도 없다.
시의회가 시민사회, 언론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이다. 시민과 유권자들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의 다름 아니다. 
한마디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로 21명의 시의원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16명이 됐다. 2명의 새누리당 시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변화된 결과다.
이처럼 새누리당에 대한 일당쏠림이 극심한 곳, 확실하게 믿는 구석이 있는 곳 경주에서, 더구나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경주시의회가 시민사회나 언론의 비판에 귀를 기울인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 할 수밖에 없다는 명제는 경주시의회라고 해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 '시민 속으로'를 강조한 정수성 당선자의 당부를 시의원들은 잘 이행할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 3월29일 경주역에서 열린 정수성 후보 총선 출정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일헌 시의회 의장과 이를 지켜보는 경주시, 경북도의회 의원들.
'시민 속으로' 강조한 정 당선자 당부는 이행할까?

사족으로 한가지만 덧붙이자.
정수성 당선자는 16일 밤 포항MBC 보도특집 ‘당선자에게 듣는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선거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정치적으로 걸어온 길이 다른 도의원, 시의원을 한마음으로 모으는 것이 힘들었다. 자신들에게 공천을 준 전임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나와 있는 상황에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4.11총선에서 비례대표를 합쳐 17명의 새누리당 소속 경주시의원 가운데 2명을 제외한 15명은 외견상 새누리당 정수성 후보를 지지했다. 2명은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경북도당에서는 해당행위로 출당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많은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이 전임 정종복 당협위원장이 지지를 표명한 김석기 후보를 지원하지 않고 정수성 후보 선거운동을 한데는 ‘정당인으로서 당연하다’는 식의 모범답안을 비롯해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의원들 스스로는 인정하기 싫겠지만, 그 수많은 이유 가운데 차기 시의원 공천과 무관하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시의원은 몇 명이나 될까?

20명의 경주시의원 가운데 15명이 지지했던 정수성 당선자는 16일 경주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당선자 초청 기업인 만찬’에서 시민들과의 소통을 약속하면서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의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
“시의원들에게 ‘시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도 말했다.

차기 시의원 선거 공천에 절대 권한을 보유하게 될 것이 분명할 뿐만아니라 당장  새누리당 차기 경주당협위원장이 될 정 당선자가 시의원들에게  ‘시민들과 소통을 위해서'라며 당부한 것인 만큼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이 그 '당부' 혹은 '지시'를 이행하는 것은 새누리당 당원으로서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시민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의 출발은, 시민사회와 언론의 비판에 귀 기울이는 자세 일 것이다. 
'외유성 연수'에 대한 시의회의 태도변화를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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