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북면 이장임명 갈등 ‘마침내 일단락’
양북면 이장임명 갈등 ‘마침내 일단락’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04.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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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장 올 연말까지...새 이장은 주민뜻 존중 면장이 임명

이장 임명을 둘러싸고 극한 마찰을 빚어왔던 양북면 사무소와 양북면 어일1리 주민들의 갈등이 일단락 됐다.

양북면 사무소는 18일 오전10시30분부터 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양북면내 각급 기관단체장, 어일1리 자생단체장등 5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어일1리 이장임명 관련 갈등 종결을 위한 주민대표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면사무소를 상대로 ‘주민추천 이장 임명’을 요구하며 각종 집회와 농성을 주도해온 어일1리 청년회가 마련한 중재안에 대한 주민대표들의 동의를 받아 사태를 종결지었다.

▲ 18일 양북면 어일1리 이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을 마무리한 뒤 양북면 기관단체장들이 화합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았다.사진왼쪽부터 김태환 동경주농협조합장 김정영 양북면유도회장 이수도 어일1리 노인회장, 박차양 양북면장 배칠용 어일1리 이장 하성희씨 김철식 양북면이장협의회장 유용국 어일1리 청년회장.

어일1리 청년회가 마련한 중재안은 양북면사무소가 어일1리 이장으로 임명한 배칠용씨는 올해 12월31일까지 이장직을 수행하고 사퇴하며, 내년 1월1일부터 수행하는 차기 이장은 박차양 양북면장이 임명하되,지역주민들의 뜻을 존중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배칠용 현 이장과  지난해 연말 주민총회에서 추천한 하성희씨가 모두 한걸음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은데다, 이장임명에 관한 면장의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주민들의 의사도 반영하는 것으로 절충점을 반영한 안으로 풀이된다.
배칠용 현 이장은 오는 12월31일까지 이장직을 수행하고 사직한다는 ‘자필 사직서’까지 작성해 면사무소에 제출했다.

이같은 중재안에 대해 양북면 각급 기관단체장, 어일1리 사회단체 장들이 대부분 동의를 표명함으로써 4개월여 동안 지속된 양북면 사무소와 어일1리 주민들의 극한 갈등은 마무리 하게 됐다.

간담회에는 김정영 양북면 유도회장을 비롯해 정창교 양북면발전협의회장, 김철식 양북면 이장협의회장, 김태환 동경주농협조합장 등 지역 유관기관 단체장, 이수도 어일리 노인회장, 유용국 어일1리 청년회장,어일1리 남녀새마을지도자 협의회장 등 어일1리 각급 기관단체장등 50여명이 참가했다.

또한 주민총회에서 이장으로 추천받은 하성희씨와 양북면으로부터 임명받은 배칠용 현 이장도 참가해 각각 “양북면 발전을 위하자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각자 한발씩 양보하기로 했다”며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 참석한 각급 기관장들로부터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12월30일 어일1리, 봉길리 마을주민들이 주민총회에서 추천한 이장을 임명하지 않자 이날 밤 면사무소 점거 철야농성을 벌이면서 촉발된 면사무소와 이 지역주민들의 마찰은 110일만에 사실상 종결됐다.

어일1리와 함께 이장임명에 반발했던 봉길리의 경우, 마을총회 개최등이 대표성을 인정 받기 어려운 여러 가지 정황등을 고려해 최병천 현 이장이 이장직을 계속 수행 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박차양 양북면장은 “어일1리 주민들의 현명한 판단과 결정으로 큰 불상사 없이 마무리 돼 더없이 감사하다”면서 “이제부터 지역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에따라 지난 3월5일부터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행정업무 수행 중단을 선언했던 양북면 이장협의회도 18일부터 업무에 복귀하는 등 양북면은 빠른 속도로 정상을 회복하고 있다.
 

[간담회 현장] 한때 긴장...손잡고 화합 마무리

▲ 배칠용, 하성희씨가 각각 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0일 철야농성을 시작으로 행정기관과 주민들의 갈등이 발생 110일만에 마무리 됐다.

1박2일 철야농성, 김재온 양북면장에 대한 폭행시비, 경주시의 주민대표 8명에 대한 고발,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와 천막농성 등이 이어지는등 극한 갈등을 빚었던 만큼, 양북면 사무소가 마련한 ‘어일1리 이장임명 관련 갈등 종결을 위한 주민대표 간담회’는 회의초반 일부 이 지역 인사들이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행정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한때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그러나 김정영 양북면 유도회장, 이수도 어일1리 노인회장등 이 지역 원로들이 나서서 이장으로 임명되거나 추천받은 배칠용, 하성희씨등이 각자 한걸음씩 양보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 지역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으자는 취지의 발언을 기점으로 반전 되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사과요구에 대해 박차양 면장은 “이 말씀부터 먼저 드리려 했는데 긴장해서 미처 하지 못했다”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박 면장은 이어 “임명과 해촉을 번복하는 등 행정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사과드린다. 그리고 부임이후 곧바로 해결하지 못하고 이처럼 시간을 오래 끌게 된데 대해서도 죄송하다”고 사과한뒤 “배칠용 현 이장이 사퇴서를 본인이 자의로 썼고, 연말에 공석이 되면, 주민들의 뜻을 이미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면장의 권한으로 새로운 이장을 임명할 것”이라면서 주민들의 동의를 구했다.

앞서 배칠용 현 이장은 “저 자신이 법과 원칙을 어긴 것은 없었지만 사태가 이처럼 확산될 줄 미처 몰랐다. 서로 양보해서 이 자리가 마련됐다. 남은 임기동안 열심히 하겠다”며 주민들에게 인사했다.

또한 어일1리 주민들이 이장으로 추천했던 하성희씨는 “주민들과 지역발전을 위해 이장을 하려고 나섰는데 이처럼 장기화 되면서 오히려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상황이 견디기 어려웠다”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접점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는데 배칠용 현이장과 뜻이 맞아 이 자리 까지 왔다”며 ‘중재안’에 대한 주민대표들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간담회는 시작한지 1시간만인 11시30분쯤, 하성희, 배칠용씨, 양북면장, 이 지역 원로들이 손을 맞잡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면서 마무리 됐다.  <양북면 = 김종득기자>

  ▲ 18일 오전 10시30분부터 주민대표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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