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 들인 노거수 책 발간... 예산만 낭비한 꼴
2천만원 들인 노거수 책 발간... 예산만 낭비한 꼴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04.19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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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청, 초중고 제외하면 30개 기관단체만 배포가능...홍보효과 의문
▲ 경주시가 최근 발간한 책.

경주시가 보호수와 노거수, 마을 숲 등을 망라한 책을 발간하고, 이를 새로운 자연유산의 발견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도  정작 극소수 수량만 제작한 것으로 드러나 예산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경주시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주지역 보호수와 노거수, 마을 숲 현황을 체계적으로 정리 한 책 2권을 발간했다고 홍보했다.

경주시는  이를 두고 “경주시의 새로운 자연문화유산 발견에 의의가 있다”며, “발간된 책들은 각 실과소 및 유관기관, 중ㆍ고등학교, 도내 시군에 1부씩 배부했다”고 설명했다.

시 전역에 산재하고 있는 보호수와 노거수, 마을 숲 등을 총 망라해 「경주의 보호수ㆍ노거수」, 「경주의 마을 숲」이라는 제목의 책을 각각 1권씩을 발간했고,경주시와 도내시군, 유관기관에 배포함으로써 ‘경주지역 자연유산’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책은 겨우 200권만 발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시 산림과 관계자는 "책 제작에 필요한 2천만원의 예산에 맞추다 보니 수량을 200권씩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량으로 경주시가 거둘수 있는 홍보 효과는 지극히 의문이다.
수백개가 넘는 지역사회단체의 극히 일부 기관단체에만 겨우 배포 할 수 있는 수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주시청 조직은 4국 1단 30과 1의회사무국 2직속기관, 7 사업소 4읍 8면 11동이다.
경주시 설명대로 실,과,소에  1권씩만 배포해도 경주시청에만 68권이 필요하다. 
경주지역 초등학교 44개, 중학교 20개, 고등학교 20개를 합하면 초중고만 84개에 달하고, 경북도내 시군은 22개다. 
경주지역 유관기관에 배포할 수 있는 책의 수량은 30권에도 채 못미친다.
따라서 지역내 기관단체들에 대해 ‘새로운 자연유산 발견’이라고 홍보 하겠다는 경주시의 구상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뿐만 아니다.
많게는 수백명에서 수천명, 적게는 수십명씩 근무하는 곳에 고작 1권의 책을 달랑 배포해 거둘수 있는 홍보 효과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2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홍보책자를 발간했지만 결국은 지역내 기관단체에 조차 제대로 배포되지 못할 뿐만아니라, 설령 책을 배포한 기관에서 조차 경주시가 기대하는 홍보효과는 지극히 미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점 때문에 경주시가 제작, 배포한 노거수, 보호수 책은 결국 '내부 홍보용'에 그칠 공산이 크고, 예산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연간 1조원에 달하는 경주시 예산규모로 볼때 2천만원은 지극히 작은 금액에 불과 할수도 있다.
그러나 2천만원이라는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경주시민들의 혈세는  이처럼 곳곳에서 허점투성이로 사용되고 있다.
경주시의회나 시민들이 경주시 예산 사용에 대해 눈을 크게 뜨고 감시해야 할 이유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따져보면 도처에 산재 해 있다.

재정자립도 20% 대 중반에 불과한 경주시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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