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북산업단지 내 도로 60m 폭삭 ... 옹벽아래 기업들 '불안'
천북산업단지 내 도로 60m 폭삭 ... 옹벽아래 기업들 '불안'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04.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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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들, 부실시공 의혹 제기하며 재발방지 촉구

▲ 옹벽이 붕괴되면서 콘크리트 구조물이 공장 외벽을 뚫었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었다.

▲ 천북일반산업단지내 도로 60m 가량이 침하된 현장에서 23일 응급복구 공사를 하는 모습.
천북일반산업단지내 도로 약 60m 구간이  침하하면서 높이 12m 가량의 경사면 옹벽도 붕괴했다.
이에따라 인근 기업의 진입로가 끊기고 옹벽아래 일부 기업은 외벽이 손상됐다.,

지반이 침하된 도로 인근 3개 입주업체는 21일부터 3일째 조업을 중단하고 있으며,도로 곳곳에는 지반침하로 보이는 균열이 발생하고 있어 보강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격적인 우기가 다가 올 경우 2차 붕괴 위험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나 응급복구 대책은 물론 산업단지내 시설물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대책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침하된 도로에 접해 있는 한 기업의 건물이 위태롭다.

■도로 폭삭
=지난 21일 오후 1시30분쯤 천북지방산업단지 1단지내 폭 10m 도로 약 60m구간에 침하가 발생했다.
도로가 내려앉으면서 높이 12m의 옹벽도 붕괴됐다. 이날 경주지역에는 33mm의 비가 내렸다.

도로지반침하는 도로 아래 상수도관 파열로 인한 배수지연, 침하도로 인근 도로의 배수상태가 불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사고로 옹벽아래 G테크 공장은 건물 2개동의 유실된 토사와 바위등으로 외벽이 손상을 입었으며, G,J 기업등은 진입로가 유실됐다.

이들 기업은 지난 21일부터 조업을 중단하고 있으며, 옹벽과 도로가 복구될 때까지 장기간 조업중단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사고가 나자 산업단지 조성업체인 천북기업도시(주)와 시공사인 연세종합건설은 응급 보수공사를 벌이고 있다.
경주시는 천북일반사업단지의 일시 시공중지를 명령했다.

■ 피해기업들 분통
=도로침하로 조업을 중단한 직접피해 업체 3개 기업 대표, 산업단지 70여개 공단 입주업체들의 모임인 ‘천북일반산업단지 발전협의회’ 임원들은 23일 오전11시부터 긴급 회의를 갖고 산업단지 조성업체인 경주천북기업도시 주식회사(대표 김영미)의 무성의한 대처를 강력히 성토하고 대책을 촉구했다.

발전협의회는  “지난해 10월 1차 피해가 발생했던 곳에서 또다시 옹벽이 무너졌다”면서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기전 응급복구를 하고, 전체적인 시공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사고가 난 1단지 옹벽위 도로 전체 1㎞구간에서 산업단지 조성후 이번 사고까지 모두 7회의 크고 작은 붕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21일 붕괴된 곳은 진입로가 끊긴 J공장 왼쪽에서부터 붕괴가 발생되기 시작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모두 4회의 붕괴가 발생했으며, 이는 애당초 옹벽 시공에 문제가 많았던 것을 반증하는 만큼 전체적인 안전진단과 전면 재시공이 필요하다”고 주장 했다.

▲ 천북일반산업단지발전협의회 임원들이 23일 오전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 감사원등 행정기관 무성의에도 분통
=입주기업들은 이번 옹벽 붕괴사고를 산업단지 조성업체인 경주천북기업도시(주)의 부실시공 의혹과 함께 관리 감독에 앞장서야 할 행정기관의 무성의한 대처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산업단지의 관리감독 기관조차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경북도와 경주시가 서로 책임만 미루며 관리책임을 발뺌하면서 각종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

입주업체들은 특히 지난해 6월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한 사실을 들며 감사원에 대해서도 원망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천북일반산업단지 발전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감사원 부산센터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1단지 옹벽 붕괴위험성을 거론하면서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었다.

발전협의회가 감사원에 보낸 민원을 보면 “1단지내에 설치되어 있는 옹벽 및 법면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언제 붕괴가 될지모르는 상황이며 주변 입주업체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옹벽 법면 뿐만아니라 다른 부실공사 부분에 대해서도 꼭 되돌아 봐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감사원에 대한 민원제기에 이후에도 별다른 관리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에 또다시 옹벽이 붕괴되면서 기업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기업체 대표는 “지난해 감사원에 민원을 넣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고, 경주시에 민원내용을 이첩했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라면서 “감리업체 조차 없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부실한 공사가 빚어지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천북일반산업단지 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천북일반산업단지의 경우 민간기업이 조성하기 때문에 감리업체 조차 없는 가운데 공사가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천북기업도시(주)에 손해배상 청구등 강력한 대책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전협의회 회의에서 기업체 관계자들은 “조업중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뿐만아니라 산업단지부실 조성 전반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주시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경주시는 실시계획을 승인할 뿐이며, 그밖의 인허가권은 경북도 권한”이라면서 “일반산업단지의 관리주체는 원칙적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기업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 도로의 균열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추가 침하및 옹벽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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