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 최숙현선수 '팀닥터' 징역 8년 선고
법원, 고 최숙현선수 '팀닥터' 징역 8년 선고
  • 오마이뉴스
  • 승인 2021.01.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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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 선수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가해자 안주현씨(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운동처방사)에게 1심에서 징역 8년이 선고됐다.

22일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김상윤)는 법정에서 안씨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안씨가) 최숙현 선수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양형이유를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피고인은 팀닥터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치료와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고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경주시청 트라인애슬론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구타와 폭행, 성추행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 (중략) 피해자들은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이고, 금전적인 피해 또한 상당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현재까지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된 철인3종경기팀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 사진 오마이뉴스
▲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된 철인3종경기팀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 사진 오마이뉴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의 팀닥터였던 안씨는 의사 자격도, 의학 지식도 전무한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이 마치 외국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한 대학병원 교수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선수들에게 의료행위를 행사해왔다. 장기간 선수들을 대상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셈이다.

의학적 전문 지식이 없는 그의 의료행위 탓에 선수들이 직접적 손해를 본 경우도 있었다. 그가 정강이 부분의 통증을 호소하던 피해자에게 수기 치료를 강행한 이후, 선수는 근육 손상 등의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그는 치료비 명목으로 선수 21명에게 7년 간 356회에 걸쳐 합계 2억 6800만 원의 돈을 편취한 바 있다.

문제는 안씨가 거짓 팀닥터로 활동한 것뿐만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선수들을 대상으로 폭행과 강제추행, 유사강간도 일삼았다는 점이다. 먼저 그는 마사지나 근육을 풀어준다는 등의 명목으로 20대 초반의 여자 선수들을 9명을 강제추행하고, 심지어 1명의 여자 선수는 유사강간하기까지 했다.

폭행의 대상에는 고 최숙현 선수도 포함됐다. 최 선수가 복숭아를 먹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폭행의 원인이었다. 뺨을 20회 가량 때리고 가슴을 가격하고, 발로 배를 차는 등 강도높은 폭행이 발생했다. 최 선수가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말을 할 때면 오히려 다른 선수들의 뺨을 수십 회 때리는 등의 가혹행위도 일삼았다. 안씨는 이 같은 본인의 범행 사실을 재판 시작단계부터 전부 인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안씨의 모든 혐의를 들어 질책하며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수법과 내용, 범행 횟수, 기간, 피해 정도와 편취금액의 규모 등에 비추어 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안씨에게 징역 8년 벌금 1000만 원과 함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7년간 취업제한, 7년 간 신상공개 및 고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80시간 등을 함께 등을 선고했다. 다만 전자발찌 부착명령에 대해서는 "재범의 위험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 최 선수 사망 사건의 또 다른 주범으로 알려진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장윤정 선수 등에 대한 선고는 변론이 재개돼 미뤄졌다. 모두 고인과 관련해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이다.

이 가운데 김 전 감독과 장 전 선수는 고인을 비롯한 전·현직 선수들에게 '음식 고문'을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 감독에게 징역 9년, 장 선수에게 징역 5년, 불구속 기소된 김도환 선수에게는 징역 8월을 구형한 바 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경주포커스는 오마이뉴스 기사제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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