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 경주 민관합동조사단 삐걱...경주환경연 상임의장 조사단 위원 사퇴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 경주 민관합동조사단 삐걱...경주환경연 상임의장 조사단 위원 사퇴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1.03.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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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걸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이 지난 10일 후쿠시마원전 사고 10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정현걸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이 지난 10일 후쿠시마원전 사고 10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월성원전 부지 내 고농도 삼중수소 누출 원인등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달 2일 발족한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 민관합동조사단 위원으로 위촉됐던 정현걸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이 16일 공식 사퇴했다.

정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주시에 정용훈(카이스트교수) 위원의 해촉 등 공정한 조사단 구성을 요구해 왔으나, 오히려 조사단의 전문성이 후퇴하고 규제기관이 참여하지 않는 등 경주시의 조사단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어서 공식 사퇴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경주시월성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이하 감시기구)가 주도하는 민관합동조사단 위원으로 활동하기로 한 것은, 환경단체 대표이자 월성원전 인근 주민으로서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통해 삼중수소 누출 원인을 규명하고 제대로 된 대책을 강구하여 경주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충정 때문 이었다”고 전제하고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정용훈 교수가 사퇴를 거부하고 있고, 애초 위촉했던 지질분야 전문가 3명도 동반 사퇴를 해버려 사태는 더 악화했고, 땜질로 다른 전문가가 보충되고, 원자력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참여를 거부하는 작금의 상황을 보고 더 이상 조사단을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사퇴이유를 밝혔다.

땜질처방을 하다보니 조사단에는 결국 구조분야 전문가도 없고, 원자력분야에는 편향적인 전문가가 과반을 점하고 있으며, 게다가 규제기관의 위원이 한 명도 없는 기형적인 위원 구성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지금의 조사단 위원 구성으로는 어떤 결과물을 내놓더라도 언론과 국민과 지역주민들이 신뢰하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면서 “ 경주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주시장은 지금이라도 조사단을 해체하고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달 2일 착수회의에서 일부 위원 선임을 문제삼아 사퇴의사를 밝히며 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조사단 출범전 조사단의 전문가만큼은 중립적인 전문가를 추천하자고 주장했고, 감시기구 운영위원회에서 조사단 위원 구성에 있어 한쪽에 편향된 전문가인 정용훈 교수를 배제하고 대신 구조분야 전문가를 추천하기로 의결했음에도 착수회의에 가보니 이 결정을 뒤집고 원자력분야 전문가 3명 중에 2명이나 지나치게 한쪽에 편향된 인사로 구성돼 있어 사퇴한다며 회의장을 나왔다는 것이 정 의장의 설명이다.

정 의장이 문제삼은 정용훈 교수는 월성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 배출량이 멸치1g 섭취량과 동일하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합동조사단 28명의 위원 가운데 시민단체 몫으로 위촉한 3명 중 원전에 가장 비판적인 입장을 지닌 경주환경운동연합 정현걸 의장이 사퇴함으로써 조사단의 신뢰추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시민단체 조사단원은 자연환경사랑운동본부, 경주시청년연합회 등의 임원이어서 이들 단체를 시민단체로 규정하는 것 조차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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