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사터 석등유구 2점 도난...'관리주체 모호' 뒤늦게 실태 조사
천관사터 석등유구 2점 도난...'관리주체 모호' 뒤늦게 실태 조사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1.05.12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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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석등유구.
도난당한 석등유구.

통일신라 절터인 경주 천관사지(사적 제340호)에서 석등상하대석 유구 2점이 도난당했다.
사저지 보호관리를 맡고 있는 경주시는 방대한 사적지 순찰 인력이 절대 부족한 데다 부서간 관리주체도 모호한 것으로 드러나 개선이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11일 “경주 천관사지에서 2001년 착수한 발굴조사 후 문화재 보존 관리기준에 따라 땅속에 묻어 보존하던 석등의 상대석(上台石)과 하대석(下臺石)이 사라진 사실을 4월 28일 확인하고, 5월 10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현재 천관사터는 경주시가 2015년부터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층석탑을 복원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일정으로 전체 경역정비공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경역정비 중 유구확인을 위해 주요 건물지, 석조유구 확인을 위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1차발굴당시 석등지에서 확인된 상대석, 하대석이 현장에서 존재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하고 있다.

도난사실을 확인한지 10여일이 지나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데 대한 설명은 없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0~2001년까지 발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에 도난당한 석등 기둥 위에 올리는 상대석과 석등 밑에 받치는 하대석은 모두 8~9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난당한 상대석은 지름 52cm, 높이 20cm, 하대석은 한변 80cm내외, 복련 지름 58cm, 높이 21cm규모다.

천관사터와 같은 사적지는 현재 경주시가 관리하고 있지만, 이같은 도난을 막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사적관리과 소속 청원 경찰 10명이 경주지역에 산재한 290곳의 사적지를 구역별로 나눠 순찰하는 방식으로 사적지를 관리하고 있다.

천관사터처럼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적지는 1주에 한두차례 육안순찰이 고작이라고 한다.절대 인력이 부족한 것이다.

복원 및 경역정비 과정에서는 문화재과가, 평상시에는 사적관리과가 맡는등 사적지 보호에 대한 책임주체도 모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주ㆍ공주ㆍ부여ㆍ익산 등 네 고도에 대한 사적 보존관리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경비인력이 상주하기 어려운 사적지 관리를 위해 IOT(사물인터넷), 지능형 CCTV 등 첨단방재시스템을 적극 확대해 구축하고,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추진하는 ‘나홀로 문화재 상시관리 및 도난 추적 기술개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경주시와 문화재청 신라왕경복원 추진단등은 11일 대책회의를 갖고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한다.

천관사지. 현재 경역정비공사가 진행중이다.
천관사지. 현재 경역정비공사가 진행중이다.

한편 천관사터는 경주시 교동 243번지, 도당산 서쪽 기슭 논 가운데에 있는 절터로서 통일신라 전기에 있던 절로, 김유신과 천관이라는 기생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청년시절에 김유신은 천관이라는 기생과 사랑에 빠져 지내다가, 어머니의 꾸중으로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를 한다. 어느날 말이 술에 취한 유신을 천관의 집 앞으로 데려가자, 유신은 말의 목을 베고 냉정하게 천관을 뿌리친다. 이를 슬퍼한 천관이 자살을 하고, 후에 유신은 천관이 살던 집에 천관사를 지어 그녀의 명복을 빌어 주었다고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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