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원자력연구단지 명칭 '문무....' 감포읍 주민 반발,경주시는 방관?
혁신원자력연구단지 명칭 '문무....' 감포읍 주민 반발,경주시는 방관?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1.07.1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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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원자력연구단지 조감도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조감도

21일 착공식이 예정된 혁신원자력연구단지 명칭을 두고 감포읍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주시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결정한 명칭은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다. 

이 명칭은 공모를 통해 결정했다. 경주시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5월10일부터 24일까지 경주시민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대상으로 명칭을 공모한 것.

5월10일자 경주시 공고문의 선정기준을 보면 △부르기 쉽고 누구나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이름 △혁신 원자력 연구단지의 특성과 상징을 표현할 수 있는 이름 △ 경주지역의 지리적·역사적 특성과 조화를 이루는 이름으로 했다.

당선결과 경주시 공고문.
당선결과 경주시 공고문.

당선작은 그로부터 한달뒤 결정됐다.
6월10일자 경주시 공고에 따르면 공모기간 618건이 접수됐으며, 중복제안을 제외한 556건을 대상으로 심사해 최우수상은 ‘문무미래에너지연구단지’로 결정했다. 심사는 한국원자력연구원, 경북도, 경주시등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해 진행했다. 

19일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경주포커스와 통화에서 “당선된 명칭 가운데 ‘문무’라는 키워드를 가져와 명칭을 결정했다”며 “이 명칭의 의미를 공식적으로 설명할 것은 없고 다만, 경북도, 경주시, 한국원자력연구원등이 협의를 거쳐 국가과학기술 발전과 지역상생의지를 담아 확정했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공모를 추진한 경주시는 명칭 확정과정에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손모 경주시 원자력정책과장은 “경주시와 시의회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는 했지만, 공모를 주관한 것은 경주시가 아니고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했다”고 말했다.
이 설명은 그러나 사실과 일부 다르다. 경주시의 각종 공고문, 보도자료를 종합하면 경주시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으로 공모를 주관했다.

당선작 결정후 최종 명칭 확정과정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최우수상 작품을 참고로해서 명칭을 확정했다는 것이다.
경주지역에 들어서고 부지매입비로만 900억원 이상 경주시 예산이 투입되는 연구원의  최종 명칭확정 과정에 정작 경주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거나 못했던 것이다.

감포읍 주민들이 18일 집회를 열고 있다.
감포읍 주민들이 18일 집회를 열고 있다.

감포읍 주민들이 이 명칭확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경주시의 역할은 지극히 소극적이다. 
감포읍 주민들은 인근 경주시 양북면이 지난 4월1일자로 행정구역명칭을 문무대왕면으로 변경한 상황에서 인근 지역 명칭이 들어가는 연구소 명칭을 받아 들일수 없다며 반발하면서 연구소 명칭에 ‘감포’라는 지역명을 추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감포읍발전협의회를 비롯해 이장협의회등 이 지역 28개 사회단체는 18일 오후 1시 감포읍에서 주민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명칭 및 정주시설 사수 궐기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21일 오후5시 김부겸 국무총리 참석이 예정된 착공식 현장에서도 집회를 열기로 했다.

감포읍 주민들의 이같은 명칭 변경요구에 대해서도 경주시는 사실상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손모 경주시 원자력정책과장은 ‘명칭변경 가능성’을 묻는 경주포커스 질문에 대해 “있다 , 없다에 대해  경주시가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모를 할 때 공모 당선작을 그대로 쓴다고 한것이 아니라 참고해서 결정한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5월10일자 경주시의 공고문 어디에도 이같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측도 명칭변경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데다, 혁신원자력연구단지 근무인력의 주거시설을 감포읍에 확정해 달라는 이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직원들에게 선택권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따라서 감포읍 주민반발은 착공식은 물론 그 이후 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감포읍 대본리·나정리 일대 220만㎡에 들어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연구지원시설8개, 연구기반 시설6개, 지역연계시설 2개등 총 16개 시설이 들어선다.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착공식 초대장에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초일류첨단연구소를 지향하며, 미래원자력기술과 혁신적 융합기술 개발로 국가과학기술발전과 신산업 창출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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