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하루키의 '소설속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
<17>하루키의 '소설속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
  • 양유경
  • 승인 2012.06.02 0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양유경, 골라듣는 센스 컴필레이션 앨범'

이름이 없다면 나란 사람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키, 외모, 고향, 성격, 성적, 학교, 직장? 혹은 누군가의 누구?
내가 세상을 떠난 후 사람들은 날 어떻게 기억할까?

키, 외모, 고향, 성격, 성적, 학교, 직장? 혹은 누군가의 누구?
그저 그런 뻔한 답이 돌아올 뿐이다.

나름 치열한 인생을 살았는데…그 뻔한 답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순간 허무하기도 하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 하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설명이 되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자신의 분신을 남긴 사람들을 보면
두말없이 철퍼덕! 무릎을 꿇게 된다.

오늘은 무한 부러움에 무릎이 남아나지 않을 그를 만난다.

그의 수많은 다른 이름들…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태엽 감는 새> <1Q84>
.
.
.
오늘의 키워드는
그렇다! 무라카미 하루키.

어느 집 책장에서나 한권쯤은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하루키 신드롬'은 강렬했고,
그 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활자화 된 평면적 소설 속에 음악이라는 입체적인 감성을 더하며
더 특별해진 그의 작품들…

오늘의 컴필레이션 앨범은 하루키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음악들…
앨범 <소설 속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이다.

하루키는 음악 애호가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클래식 뿐 아니라 재즈 팝까지…

그도 그럴 것이
혼자 야구장엘 갔다가 갑자기 '소설을 써야지' 결심하던 때에도
그는 <피터 캣>이라는 재즈바를 경영했고
6000장이 넘는 레코드판을 소장하고 있단다.
음악속에서 살아왔다는 거다.

게다가 영감을 준 음악을
작품 속에 녹여내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작품의 소품 정도가 아닌 늘 그 이상으로 말이다.

오늘은 그 가운데 소설의 모티브가 된 '클래식' 음악만을 담은 앨범이다.

<1Q84>에 등장하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신포니아’,
비발디의 플루트 협주곡 제4번

<상실의 시대>에 등장하는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

<해변의 카프카>에 나오는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대공’ 중 1악장 등등…

작품을 읽어내려 가면서
호기심에 차 어떤 곡인지 궁금했던 (그래서 찾아들었을지도 모를..)
클래식들을 두 장의 CD로 묶어냈다.

우연처럼 놓여진 곡들 같지만
알고 보면,
특별한 인연으로 묶인 곡들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면

<1Q84>소설에서
하루키가 염두에 둔 곡 가운데 하나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 ‘1Q84’의 1, 2권에서 보면
주인공인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한 번씩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4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왜 하필 48개의 장일까?
이는
장조와 단조가 번갈아가며 등장하며 총 48곡이 2권의 작품집에 담겨 있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과 같은 구조라고 한다.

와~
참으로 디테일한 그^^
참으로 음악을 사랑한 그

음악이 없었다면,
그에게 현재의 '하루키'가 존재할까?

아마, <상실의 시대>도 <해변의 카프카도> <1Q84>도
세상에 없었을 것 같다.

작품의 무게중심이 된 음악이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와 별다를 바 없는
키, 외모, 고향, 성격, 성적, 학교, 직장? 혹은 누군가의 누구? 로
설명되지 않았을까?
.
.

 
포항mbc 음악FM <정오의희망곡> 진행자이자 카페 <문화홀릭-샐러드>대표로서, 지역문화기획자로 활동 중.
컴필레이션앨범이란?
말 그대로 "편집음반, 기획음반" 정도로 풀이할 수 있으며, 그 영역은 편집에 따라, 기획에 따라 무한정하다. 현재 하나의 흐름이 되었고, 그 흐름은 영역을 더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오랜만에
하루키의 소설들을 다시 꺼내보고 싶어진다.

작품 속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들을 들으면서
읽는다면,

다시 읽는 작품이 아니라 처음으로 읽는 작품처럼
새롭게 다가올지도 모르니까…


[수록곡]
001 01 헨델: 리코더 소나타 C 장조 HWV 365 (무라카미 하루키 ‘1973년의 핀볼’)
001 02 야나첵: 신포니에타 OP.60 1악장 (무라카미 하루키 ‘1Q84’ 1권)
001 03 J.S. 바흐: 평균율 제1권, 전주곡과 푸가 (무라카미 하루키 ‘1Q84’ 1권)
001 04 비발디: 플루트 협주곡 4번 1악장 (무라카미 하루키 ‘1Q84’ 2권)
001 05 J.S. 바흐: 인벤션 1번 BWV772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
001 06 J.S. 바흐: 신포니아 11번 BWV797 (무라카미 하루키 ‘1Q84’ 3권)
001 07 J.S. 바흐: 신포니아 12번 BWV798 (무라카미 하루키 ‘1Q84’ 3권)
001 08 라벨: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
001 09 J.S. 바흐: 작은 푸가 BWV578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
001 10 브람스: 교향곡4번 3악장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
001 11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OP. 47, 1악장 (무라카미 하루키 ‘1Q84’ 3권)


002 01 모차르트: 오페라<마술피리> 중 파파게노의 아리아 ‘나는야 새잡이’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감는 새’)
002 02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1악장 (에쿠니 가오리 ‘홀리가든’)
002 03 슈만: <숲의 정경> 중 ‘예언의 새’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감는 새’)
002 04 로시니: 도둑까치 서곡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감는 새’)
002 05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달빛’(에드워드 컬렌‘트와일라잇’/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002 06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1악장 (팀 보울러 ‘스타시커’)
002 07 베토벤: 피아노 3중주 7번 ‘대공’ 1악장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003 01 [BONUS CD] J.S.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중 아리아 (아리스가와 아리스 ‘절규성 살인사건’)
003 02 알비노니: 현을 위한 아다지오 (스티븐 갤러웨이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003 03 그리그: 가곡 ‘그대를 사랑해’ (팀 보울러 ‘스타시커’)
003 04 스크리아빈: 연습곡 OP. 2 NO. 1 (팀 보울러 ‘스타시커’)
003 05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1악장 (톨스토이 ‘크로이체르 소나타’)
003 06 드뷔시: <어린이 정경> 중 ‘눈송이의 춤’ (팀 보울러 ‘스타시커’)
003 07 사라사테: 카르멘 환상곡 (엘리자베스 문 ‘어둠의 속도’)
003 08 쇼팽: 녹턴 20번 C샤프 단조 OP. POSTH ‘야상곡’ (블라디슬라프 스필만 ‘피아니스트’)
003 09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 ‘환희의 송가’ (앤서니 버지스 ‘시계 태엽 오렌지’)

내용을 입력하세요.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