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항일독립운동 기념 조형물 건립 공론화 ...기독교연합회는 3.1만세운동 기념조형물 설치 제안
경주, 항일독립운동 기념 조형물 건립 공론화 ...기독교연합회는 3.1만세운동 기념조형물 설치 제안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1.10.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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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8년 감포읍 나정고운모래 해수욕장 입구에 건립된 애국지사 김봉규 선생 공적비.
사진은 2018년 감포읍 나정고운모래 해수욕장 입구에 건립된 애국지사 김봉규 선생 공적비.

경주지역에서도 일제 식민지배에 맞선 1919년 기미년 3.1 항일만세운동을 기념하는 조형물 건립운동이 싹트고 있다.
이를 계기로 3.1만세운동 뿐만아니라 경주지역 항일독립운동가들을 기리고 그들의 애국정신을 추모하고 기리는 독립운동 기념 조형물 건립을 본격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주시기독교연합회는 최근 경주시에  ‘경주3.1독립운동 기념조형물’건립제안서를 내고 내년 경주시 예산 편성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개최를 계기로 조형물 건립운동 제안이 시작돼 최근 경주시를 방문, 구체적 제안을 하기에 이른 것.

경주지역의 경우 3.1만세운동을 비롯 일제 강점기 36년동안 수많은 애국지사가 항일운동을 벌였고 그에 따른 훈포장을 받은 독립운동가가 20여명이 넘지만, 경주지역에 건립된 기념비는 1968년 건립한 일천 정수기 선생 기념비가 사실상 수십년 동안 유일했다. 

그러다가 최근 감포읍, 양북면등지에서 몇 몇 애국지사 추모비가 건립됐을뿐 경주시 차원에서 만세운동을 비롯해 항일 독립운동의 가치를 조명하는 조형물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항일독립운동의 기치를 높인 3.1절이나 일제강점에서 벗어나 국권을 회복한 뜻깊은 국가 경축일인 광복절을 맞이해도 경주시차원에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도 사실상 전무했다.
시민들도 항일운동이나 광복절의 의미를 조명하고 기리는 장소의 부재가 큰 아쉬움으로 꼽혀왔다.

본지 2021년8월16일 경주...광복절은 없다? 기념행사는 정수기선생 추모식이 '유일’
http://www.gj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89

이같은 현실에서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3.1만세운동 기념조형물 건립운동이 제안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주지역 3.1 만세운동에는 기독교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그해 3월11일과 12일 현재 제일교회의 전신인 노동리 교회 박래영목사, 박문홍 영수등이 3월13일 경주장날에 만세운동을 하기로 사전논의 했으며, 12일 밤 박문홍 영수 집에서 태극기 300개를 제작한 뒤 새벽에 배포했으나 일경에 적발돼 체포되면서 13일 경주장날 거사는 일단 실패한다. 그러나 이틀뒤 이들의 뜻을 이어받은 최성렬, 서봉룡, 김억근, 박봉록등이 주동이 돼 3월15일 경주 작은장날에 만세를 벌였다.

이런 점을 들어 경주기독교연합회는 경주시에 3.1만세운동 기념조형물 건립을 제안하면서 신항은행 4거리 제일교회 앞 시유지를 제시한 상태다.

경주시 조형물 건립은 공감, 장소는 의견수렴 필요

경주시기독교연합회가 조형물 건립장소로 제안한 신한은행 4거리. 경주시는 이 장소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경주시기독교연합회가 조형물 건립장소로 제안한 신한은행 4거리. 경주시는 이 장소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경주시는 3.1만세운동 또는 독립운동 기념조형물 건립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건립장소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시 경주에서의 3.1만세운동이 기독교의 영향이 큰 것은 맞지만 그뒤 이어진 만세운동은 특정종교만의 공적으로 보기 어렵고, 기독교연합회측이 제안한 기념 조형물 건립 장소에 대해서는 각계의 여론수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칫 특정종교의 공적만을 지나치게 강조할수 있는데다, 제안된 장소가 수년전 경주시가 상당한 예산을 들여 옹기골을 추억하는 조형물을 설치했다는 점, 보다 많은 시민들이 기리는 장소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주시는 당장 내년에는 기념조형물 건립 예산을 반영하지 않고 본격적인 공론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강인구 경주시문화예술과장은 “만세운동을 비롯해 독립운동의 가치를 조명하는 조형물 건립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 “건립장소에 대해서는 공론화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주에서의 독립 만세운동은, 기독교계 박문홍, 김기원, 윤기순, 박내영등의 주도로 3월13일 경주장날을 기해 거사하려 했으나 일경의 삼엄한 경계로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들의 지시를 받은 청년층 박봉록, 성봉룡, 박무훈, 최성열등의 청년지사들이 3월15일 경주 작은 장날인 오후 4시를 기해 장터에 모여든 군중과 합류해 독립만세를 외치며 시위를 전개했다. 잠시후 긴급출동한 일경의 저지로 군중은 해산되고 주동자 이하 13명이 붙잡혔다.

이날 독립만세 시위는 마무리됐지만, 그러나 3월15일 하루에 그치지 않았다.
그해 5월까지 3회가량의 추가 시위가 이어졌다.
2009년 독립기념관이 발간한 대구경북 항일 독랍운동 사적지 조사보고서에 자료에 따르면 1919년 3월~5월 사이에 3회의 추가 시위가 이어졌다.
3회에 걸친 시위에 1700여명이 참가, 67명이 부상하고, 80명이 일제 경찰에 검거됐다.

초기 기독교중심의 독립운동은 그후 2개월여 동안 추가시위로 이어지면서 특정정교를 떠나 전 경주군민적인 항일만세시위로 이어졌던  것이다.

본지 2017년 3월2일 보도 [경주와 3.1만세운동] 1919년 3월15일 경주장날 거행... 5월까지 3회 이어져
http://www.gj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01

기독교계의 독립운동 이외에도 천도교를 중심으로도 삼일만세운동이 경주에서 활발하게 전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도 최근 드러나기도 했다. 천도교 중앙총부는 국권회복을 위해 1919년 1월 5일부터 2월 22일까지 49일 특별기도를 실시하도록 전국교구에 시달했다. 
경주는 서울 · 해주 · 의주 · 길주 · 원주 · 서산 · 전주 · 평강등과 함께 전국 아홉 곳의 대표기도처 가운데 한곳에 포함됐다.
중앙총부는 각 기도처마다 4명의 대표를 파견하여 기도식을 지도케 함으로써 3.1독립운동을 앞두고 전국의 교단조직을 결속해나갔다.

1910년부터 작성한 <천도교 경주군교구> 연혁에 따르면 경주에서는 진주, 언양,영천, 경주대표 4명이 그해 1919년 1월8일부터 2월25일까지 49일간 특별기도를 한것이다.

본지 2018년2월28일 보도 [제99주년 3.1절 특별기획]① 경주는 3.1만세운동 영남대표지역... 천도교경주군교구, 만세시위 한달전 국권회복 49일 특별기도회 실행
http://www.gj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78

100년동안 잘못알려진 경주만세시위 장소 신한은행 4거리→봉황대 4거리로 수정 고려해야
 

1919년 경주에서의 만세시위 장소에 대해 독립기념관은  신한은행4거리로 잘못지정해 왔다.
1919년 경주에서의 만세시위 장소에 대해 독립기념관은 2009년 국내항일운동사적지 기록물에서 신한은행4거리로 잘못지정해 왔다.
독립기념관은 2019년 아라키 준 박사등의 제안을 받아 들여 경주만세운동 장소를 봉황대 4거리로 수정했다. 국내항일독립운동 사적지 공식기록물을 수정한 것이다.
독립기념관은 2019년 아라키 준 박사등의 제안을 받아 들여 경주만세운동 장소를 봉황대 4거리로 수정했다. 국내항일운동 사적지 공식기록물을 수정한 것이다.

경주시가 이처럼 장소문제에 대해 공론화를 시도하려는데는 그동안 잘못알려졌던 1919년 경주에서의 3.1만세운동 장소가 최근 바로잡혔다는 점도 고려됐다.

독립기념관은 2009년 국내항일독립운동 사적지 실태조사를 벌여 1919년 3월15일 경주군민들이 만세시위를 펼친 사적지를 ‘신한은행 4거리 경주장터’라고 잘못 지정해 왔다.
그러나 경주 근대사를 연구하고 있는 아라키 준 박사(荒木潤.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류학 박사)가 2019년  박문홍 등 당시 경주지역 3.1만세운동 관련자들에 대한 판결문,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사한 경주군의 장날등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당시 3.1운동 만세시위 장소가 독립기념관이 지정한 신한은행 4거리 아니라 봉황대 근처라고 주장했고 그 주장을 독립기념관은 받아 들였다.

본지 2019년2월12일 보도-정부, 경주 3.1만세운동 사적지 잘못지정...봉황대로 수정 '시급 http://www.gj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894

이같은 주장을 받아 들여 독립기념관은 그후 ‘국내독립운동사적지’ 공식기록물에서 경주장터 3.1운동 만세시위지는 봉황대 부근으로 바로 잡기도 했다. 100년동안 기록으로 잘못알려진 경주에서의 만세운동 장소는 최근에서야 바로잡아 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3.1만세운동 장소로 기획했으나 실패했던 곳에 만세운동 기념조형물을 건립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오히려 100여년전 경주에서의 만세시위 장소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킬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역사적 장소성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당시 경주 작은장이 섰고, 실제 만세운동이 벌어졌던 경주읍성 남문방향 봉황대 인근에 기념조형물을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연합회측도 자신들이 제시한 장소를 고수하려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점득 경주시기독교연합회 부회장은 “실제 만세시위장소가 벌어진 곳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봉황대 4거리쪽은 문화재보호구역이어서 건립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제일교회 인근 장소를 제시한 것”이라면서 “기독교 연합회측이 제시한 제일교회 앞 시유지를 반드시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독교차원에서 뜻깊은 제안이 나온 만큼 3.1만세운동 뿐만 아니라 경주지역 항일독립운동전반을 조명할 만한 기념조형물 건립에 경주시가 적극 나서야 할 필요성은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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