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혁거세 동상, 나정 오릉 인근 건립 못하고 황성공원에
박혁거세 동상, 나정 오릉 인근 건립 못하고 황성공원에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1.11.04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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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동상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 동상과 탄생설화 조형물이 황성공원 내 한중우호의 숲 인근에 완공됐다.
박혁거세 연관된 유적인 오릉 나정인근에 설치하지 못하고 황성공원에 설치함으로써 원래 설립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기사 본지 2020년8월3일 보도- 박혁거세동상 오릉 나정 연이어 불허...경주시 황성공원에 설치키로
http://www.gj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056

경주시는 4일 동상건립에 대해 신라 정체성을 확립하고 천년고도 이미지를 더욱 높이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실시된 신라대표 인물 선양 및 상징물 조성용역과 시민 설문조사 결과 박혁거세가 신라 대표인물로 선정되며 시작됐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영정 제작, 형상화 작업 등을 실시하고, 지난해 말에 착공했다. 10억4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경주시 계획은 장소문제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경주시는 지난 2017년 박혁거세의 탄강설화가 깃든 나정이나 오릉 부근에 박혁거세 동상을 비롯해 천마, 알, 우물 등 관련 조형물 설치를 추진해왔다. 2017년 박혁거세 영정을 제작한데 이어 기본 디자인과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고 동상제작에 따른 형틀제작도 마쳤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반대로 계획은 수정됐다.

경주시가 처음 조형물 설치를 계획했던 곳은 오릉(사적 제172호) 주차장부지였지만,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회는 2018년9월5일 문화재경관 저해가 우려된다며 문화재 현상변경을 불허했다.

두 번째로 신청한 곳은 나정(사적 제245호) 부근.
경주시 탑동 700-1 나정 문화재 구역으로부터 3m 떨어진 곳에 신청했지만,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회는 2019년 12월26일 회의를 열고 역사문화환경 저해를 이유로 문화재현상변경을 불허했다. 동상과 좌대를 합쳐 전체 높이가 6.2m로 경관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라시조와 관련된 곳에 조형물을 설치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던 경주시 계획은 황성공원 한중우호의 숲으로 수정돼 추진됐다. 

박혁거세 동상은 지름 11m의 원형 위에 기단을 포함해 높이 6.6m 크기로 만들어 졌다. 동상은 남산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2.5m 높이의 기단 앞에는 ‘신라시조왕 박혁거세’ 글을 새겼고, 뒷면에는 왕의 일대기와 건립 취지를 새겼다. 동상 뒤쪽에는 탄생설화 조형물로 백마상, 알, 우물(나정) 등이 설치됐고, 동상을 중심으로 주변에 오악을 상징하는 4개의 언덕도 조성됐다.

4일 제막식에는 주낙영 경주시장과 최덕규 시의원, 박승직·최병준·배진석 도의원, 박낙규 신라오릉보존회 총재, 박효길 숭덕전 참봉, 석명렬 석씨대종회 회장, 석차량 숭신전 참봉, 김용구 숭혜전 참봉, 김은하 미추황릉 참봉, 손경식 육부전 보존회장, 조철제 경주문화원장등이 참석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우리 민족사의 근간인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건국정신과 성덕을 본받고자 동상을 건립하게 됐다”며, “이를 시작으로 훌륭한 역사적 인물들을 새롭게 조명해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새로운 관광자원과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의 반대 때문이긴 하지만, 박혁거세와 연관성이 적은 황성공원에 설치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경주시의 건립취지가 얼마만큼 실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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