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 죽음으로 몬 감독, 징역 7년 확정
최숙현 죽음으로 몬 감독, 징역 7년 확정
  • 오마이뉴스
  • 승인 2021.11.11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동료 선수들(얼굴 모자이크 처리)이 2020년 7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나와, 최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김규봉 감독(왼쪽 격자무늬 상의)과 나란히 앉아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동료 선수들(얼굴 모자이크 처리)이 2020년 7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나와, 최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김규봉 감독(왼쪽 격자무늬 상의)과 나란히 앉아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징역 7년과 징역 4년.

지난해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를 죽음으로 몬 이들의 죗값이 확정됐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전 감독과 장윤정 전 주장에게 징역 7년과 징역 4년을 선고한 대구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이 11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두 사람은 항소심 판결을 두고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숙현 선수의 한을 달랠 수 있을까

2019년 심석희 선수가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고, 2020년 6월 최숙현 선수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스포츠 폭력·성폭력 문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9~10월 최근 20년 동안의 스포츠 폭력·성폭력 판결문 163건을 분석해 그 심각성·특수성과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 등을 연속 보도한 바 있다.

- 관련 기사
그 코치 봐준 그 판결 기획보도 (http://omn.kr/1pu67)

수사 결과 최숙현 선수 죽음의 배경에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 장윤정 주장 그리고 팀 닥터로 불린 안주현씨의 폭력과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규봉 전 감독은 2013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팀 감독으로 있으면서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에게 상습적으로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때리고 다치게 했다. 그는 특히 최숙현 선수의 어머니로 하여금 최숙현 선수를 때리게 하는 가혹행위를 하는 등 고인에게 공항장애를 유발시킨 장본인이다. 다음은 김 전 감독의 1심 판결문에 담긴 내용이다.

(피고인 김규봉은) 2016. 2.경 운동화로 아동인 피해자(최숙현)의 뺨을 때리고, 2017. 2.경 체중 조절을 잘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손과 발로 피해자의 배와 머리를 때리고, 2017. 4.~5.경 피해자에게 심한 욕설을 하면서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수회 때리고, 피해자의 어머니로 하여금 피해자의 뺨을 때리도록 하고, 2019. 3.경 일명 팀 닥터인 안주현으로부터 심한 구타를 당한 피해자에게 다가가 죽고 싶냐는 취지로 폭언을 하고, (중략) 피해자로 하여금 치료일수를 알 수 없는 공황장애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그는 다른 선수들에게 다량의 과자나 빵을 먹도록 하고 구토를 하는 선수에게도 억지로 먹이게 했다. 또한 피해 선수들로부터 해외 전지훈련 항공료 명목으로 7400만 원을 받아냈고, 경주시체육회로부터도 허위 견적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2억5000만 원의 보조금을 가로챘다.

지난 1월 대구지방법원은 상습특수상해, 특수협박, 협박, 폭행치상, 아동학대,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감독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8월 대구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도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 전 감독을 엄히 꾸짖었다.

감독인 피고인의 범행으로 소속 선수인 피해자들은 훈련과정에서 인격적인 모멸감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체육인으서의 자부심을 잃고 운동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수사초기에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면서 소속 선수들에게 허위의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도했다.
피고인 등의 폭행으로 공황장애 등을 입은 피해자 최숙현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피고인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중 가족에게 "피고인 등의 죄를 밝혀 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최숙현 유족을 비롯하여 상당수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였고, 피해자 일부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중략)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하여 엄벌이 불가피하다.

장윤정 전 주장도 김 전 감독과 함께 후배 선수들에게 욕설을 하고 상습적으로 때렸다. 1심과 2심 공히 그에게 물은 죗값은 징역 4년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후배 선수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상습특수상해교사, 아동학대, 공동강요, 폭행치상, 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그 죄질이 나쁘고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판시했다.

한편, 팀닥터로 불리며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에게 가혹행위와 강제추행을 저지른 안주현씨는 지난 7월 대구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에서 징역 7년 6개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된 바 있다.

*이 기사는 경주포커스 제휴사인 오마이뉴스에서 가져왔습니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