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2 배우들 "경주 대표공연 자리매김 자부심 느껴요"
미소 2 배우들 "경주 대표공연 자리매김 자부심 느껴요"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07.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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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주년 맞아 주연배우들의 애환과 꿈을 듣다

▲ 미소2 공연장면.
(재)명동·정동극장(극장장 최정임)의 경주브랜드공연 '미소2-신국의 땅, 신라' (이하 '미소2')가 7월1일 공연 오픈 1주년을 맞이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예술공연을 통한 국내외 관광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경주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정동극장이 ‘국가브랜드 상설공연 제작·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손을 맞잡고 시작한 공연이 벌써 1년을 맞이한 것.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만남, 전통예술과 관광산업의 만남, 지역 초유의 상설공연 등, '미소2' 상설공연은 그동안 시도된 적이 없었던 참신한 도전이었다.

오픈 당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공연 문화계, 관광업계의 우려와 달리 상설공연 오픈 1년을 맞이할 동안 총 공연 횟수는 300회를 훌쩍 넘겼고, 8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연 오픈 당시 10%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객이 2012년 6월 현재 약 40%로 증가했으며, 현재까지 약 1만 명의 외국인을 유치했다.

중국 항주의 송성가무쇼, 파리의 ‘물랑루즈쇼’ 모스크바의 ‘볼쇼이 발레’처럼, 세계의 유명한 관광지를 가면 그 도시를 대표하는 공연물이 있듯이 미소2는 이제 관광도시 경주를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4년간 65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한국전통예술의 찬란한 ‘미’와 구성진 ‘멋’과 ‘흥’을 구현해 온 정동극장의 <미소>의 무대 예술 제작진이 총 동원됐으며 제작비만 1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형 작품이다.
이 미소2를 이끌고 있는 배우들을 만나 이들의 애환과 보람을 들었다.
인터뷰는 7월초 보문단지의 한 커피숍에서 이뤄졌다.

▲ 주연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왼쪽부터 한성(용춘역) 이여름(선덕여왕),김수영(제사장),이기양(선덕여왕), 김용씨(화살)

먼저 배우들로부터 이 공연에 참가한 계기부터 들었다.
선덕여왕역의 이여름씨는 김충한 예술감독의 제자여서 자연스럽게 미소2와 인연을 맺었다. 다른 극단에서 인현왕후 역으로 공연을 하던중에 출연제의를 받았다.
경주로 ‘내려 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고 한다.
반면 정동극장에 대한 신뢰는 이런 부담을 벗어 던지게 했던 힘이었다.
“개인적으로 잘 해 낼수 있을까 하는 부담, 경주로 생활의 중심을 옮겨야 하는 부담이 겹쳤어요. 그러나 정동극장과 김감독님만 믿고 내려 왔어요. 참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선덕여왕역왕역을 비롯해 비중이 큰 일부 역할은 더블 캐스팅이다.
선덕여왕역은 지난 2월부터 이여름씨와 이기영씨가 하루씩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매일 70분을 소화해야 하는 체력적인 부담을 고려한 캐스팅이다.
이기양씨는 지난 2월에 합류했다.
무대가 고팠던게 이 공연에 문을 두드린 계기였다.
“미소2에 합류하기전에 활동하던 극단은 저 자신의 정체성에 적지 않은 혼란을 주었어요. 무용전공자만 있는게 아니라 뮤지컬 단원들도 적지 않고…. 전공한 춤을 출수 있는 무대가 고팠어요. 그래서 문을 두드렸고, 기회를 얻어 합류했어요.”

▲ 이여름씨(선덕여왕)
공연 1주년을 맞이하는 배우들의 소감은 어떨까?  대부분 비슷했다. 해냈다는 자부심, 감개무량…
주연배우 이여름씨의 감회는 좀더 특별한 듯했다.
“작년 4월부터 공연을 준비했고, 작년 6월에 공연을 위해 경주에 왔으니 1년이 넘었어요. 기대반 우려반으로 시작했는데 벌써 1년을 맞이했어요. 지난해 엑스포 행사 기간동안 많은 관람객들이 우리 공연을 봤고, 경주시민들도 많이 보셨어요. 그 공연을 본 관객들이 저희 공연이 좋다고 입소문을 내주고 홍보해주셔서 엑스포가 끝난이후에도 관람객들이 끊이지 않는 것 같아요. 피라미드식 홍보같은.... 요즘은 객석에 한국 사람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관광객이 많아요. 80% 이상은 외국인 관람객일 정도로.
공연도 계속 업그레이드 됐고, 체계도 많이 잡혔어요. 1주년? 특별한 것은 없지만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고 정도로 해 주세요.“

제사장역의 김수영씨 역시 비슷한 감회다.
“처음에는 관객이 없을까봐 가장 걱정이 많았어요. 지난해 엑스포행사 지나면서 관객이 많아졌고, 단원들도 힘을 내게 됐어요.이제 이 공연이 아주 아주 오래 갈 것 같은 느낌이 확연하게 들어요”

▲ 한성씨(용춘)
6개월을 조금 넘긴 이기양씨도 감회는 1년급이다.
“합류한지 6개월 됐어요. 경주에 내려오는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공연을보고 큰 감동을 받았고, 합류를 간절히 원했어요. 설레고 벅찬 감정으로 합류했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어요.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닌 것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용춘역의 한성씨의 감회.
“2월부터 합류한뒤 몇달동안 정신없이 공연을했습니다. 다른 무대보다 큰 무대여서 에너지소비가 무척 큽니다. 참여할 때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버티고 있습니다.이제 첫 돌을 지났으니 앞으로는 더 좋아 질 겁니다.”


<미소2>는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7시30분부터 매일 공연한다.
배우들은 모두 매일 오후3시까지 출근한다.
출근후 1시간여 동안 명상을 하고 공연을 위해 스트레칭등으로 몸을 푼다.
매일 리허설도 해야 하고 분장도 스스로 한다. 공연을 마치고 분장을 지우고 귀가할때면 거의 밤 10시가 넘는다. 이렇게 하루의 일과가 끝난다.

▲ 김수영씨
처음에는 공연전분량을 리허설했다. 그러다가 차츰 부족한 것 중심으로, 장면 중심으로 리허설을 한다고 한다.
체력소모를 줄이려는 선택이긴 하지만, 전용공연장이 없는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엑스포 문화센터는 플라잉과 같이 쓴다. 따라서 매일 공연장을 세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전용극장을 갖는 것은 가장 큰 꿈이기도 하다.

어쨌든, 매일 70분을 소화하는 공연을 하기 위한 체력유지는 필수.
체력유지의 비결을 물었더니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했다.
매일 매일 꾸준한 연습. 그리고 체력관리가 비결이라면 비결인셈이었다.

미소2는 말 그대로 연중 상설공연이다. 공연중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도 수많을 것이다.
지난 1년 동안의 크고 작은 사건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이여름씨의 고백.
“무대에서 일어나는 실수는 각본 없는 드라마입니다. 1년을 했어도 매번 공연때 마다 발생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극복하는 힘이 커졌다고 할수 있을 것 같아요. 관객에게 들키는은 많이 줄었다는 뜻입니다.”(웃음)

▲ 이기양씨(선덕여왕)
6개월된 주연배우 이기양씨의 실수담은 좀더 리얼하다.
“공연중에 재빨리 옷을 갈아 입어야 한다. 왕관을 써고 활옷을 입어야 하는데, 왕관만 쓰고 옷은 입지 못한 경우가 있었어요. 공연하는 내내 얼굴이 얼마나 화끈 거렸는지, 지금생각해도 아찔해요.”

김수영씨는“의상에 밟혀 넘어진 적이 있다:”고 했고, 한성씨는 "전쟁신에서 솔로로 검무를 하는 장면이 있다. 상대를 베어야 하는데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실수로 제 머리를 베었다.“며 웃었다.

단원들 대부분이 기억하는 가장 큰 에피소드는 지난해 여름때의 일.
조명을 닦고 수리한 후에 바닥에 기름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렇제 못해 공연단원 대부분이 들어오면서 넘어졌다는 것. 때마침 그날 극장에는 극장 최고위층 관계자가 단원들을 격려하러 방문했을때였다.
공연이 끝난후 분위기는 격려였을까? 호통이었을까?

비록 좋아서 하는 공연이라고 해도 힘든일이 없지는 않을터다. 선덕여왕역의 이여름씨는 “매일 자기 최면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미소2는 비언어극이지만, 스토리가 있는 공연이다.
따라서 배우가 힘을 잃으면 스토리 전달이 안되기 때문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도 배역에 몰입하는 것이란다.
“하루에 한번씩 이여름이 아닌 선덕여왕이 돼야 합니다. 집중도 있는 배역 수행을 위해 매일 스스로 최면을 걸어요. 초심을 잃지 않고 배역에 몰입하는 것,마음을 다잡는 것 그것이 가장 힘든점 입니다.”

제사장역의 김수영씨는 객석이 썰렁할때가 가장 힘들다.
“관객들이 호응을 하지 않으면 맥이 확 빠져요. 그리고 객석에 관객이 들어 차 있을때와 그렇지 않을때에도 차이가 큰 것 같아요.”

▲ 김용씨(물신)
물신역의 김용, 용춘역의 한성씨등 남자 배우들은 큰 동작의 무용을 하는 만큼 부상이 가장 걱정된다.
김용씨는 “컨디션조절이 쉽지 않다”고 했고, 한성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몸을 위주로 하는 공연이어서 부상이 가장 걱정됩니다. 단원들 중에서 부상으로 하차한 경우도 있습니다. 부상에 대한 염려, 공포를 떨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연습하게 돼요.”

서울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지방에서 사는 것은 말 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미소2 출연 배우들처럼 피끓는 청춘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들 배우들은 미소2를 통해 자신들의 꿈을 만들고 가꿔 가고 있었다.
그 꿈은 경주의 미래, 관광도시 경주의 발전과 연결돼 있었다.
배우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이 참여한 미소2가 오래도록 경주를 대표하는 공연으로 롱런하기를 바랬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이기양씨는 “한국무용은 우리것인데도 관객이 잘 찾지 않았는데 미소2는 애잔한 스토리가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관객이 몰려들고 있어요. 미소2가 한국무용을 대표하는 공연이 돼 세계에 진출하는 공연이 될 거라고 믿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연배우 이여름씨의 바람도 마찬가지.
“배우들은 공연만 좋다면 무대가 지방이든 어디든 주저하지 않아요, 저는 후배들을 위해 기반을 닦는 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 공연은 1년이 지나면서 수행여행온 학생에서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입소문을 타고 충분히 홍보된 상태라고 봐요. 경주관광을 위해 매우 유익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합니다. 미소2가 잘되면 경주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될거라고 믿어요."

배우들은 한결같은 바람이라면서 전용극장 설립도 언급했다.
“좀더 좋은 공연을 위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것은 전용극장입니다. 이 부분도 꼭 알아주셨으면 해요."

▲ 공연장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는 지난 1월 30일 출범한 한류문화진흥단의 '전통문화의 창조적 발전 전략 과제' 중 하나로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꼭 봐야만 하는 대표 명품공연을 육성하고 전용관에서 연중 공연하는 것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즉 한국 전통 문화를 기반으로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끈다는 것으로 정동극장의 경주브랜드 공연 '미소2'를 그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이에 발맞춰 '미소2'는 대한민국 및 경주의 문화를 세계로 알리는 전통문화 한류의 새로운 아이콘(K-컬쳐브랜드)으로 자리 잡아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정동극장은 매년 공연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무대 세트 업그레이드 작업을 거쳤고, 공연 1주년을 맞아 최근에는 약 200벌이 넘는 무대 의상과 소품을 전면 교체해 더욱 화려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미소2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최근 시의회에서 미소 제작비 지원예산을 상임위에서 삭감했다가 되살린데서 나타나듯, 우선 경주사회에서 이 공연의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오직 경주만을 위한 콘텐츠인 미소2 제작과 운영에는 정부예산 26억원, 도비 4억원, 정동극장 자부담 8억8천만원이 투입됐다. 경주시로서는 3억원을 지원하고 41억원짜리 초대형 공연을 유치한 셈이다.
당초 예정된 2년 시한인 2013년에도 정부로부터 예산을 무난하게 지원받고, 또 경주를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영속시키려면, 경주에서 더 이상 예산문제로 논란을 재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 하지못하다. 향후 정부로부터 공연제작비 및 운영비를 지원받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동극장과 배우들의 한결같은 바람대로, 경주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명실상부하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주에서 이 공연이 경주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동시에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의 대표 공연관광콘텐츠로 더욱 발전하고 영속시키기 위한 경주시와 시의회의 노력,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한 때다.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을 확인하면서 그 생각은 더욱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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