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마음의 아토피까지 넘어
③ 마음의 아토피까지 넘어
  • 경주포커스
  • 승인 2012.08.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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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병식, 자연치유

<경주포커스>는 6월부터 [조병식의 자연치유]를 매월 1회 연재 합니다.
서양의학의 한계를 절감하고, 자연에 대한 믿음과 신념으로 자연치유의 새로운 장, 통합의학의 미래상을 열어가고 있는 저자의 글을 통해 우리나라의 자연치유와 통합의료, 전인치료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조병식원장은 부산의대를 졸업했다. 10여년 개원의 길을 걷다 서양의학의 한계를 절감하고 2005년 9월 병원을 정리하고 산내면 내일리 하천변 모텔을 개조해 자연의원을 개원했다.
그 후 산내면 고원에 자연치유공동체를 만들었다.

암과 난치병 환자들과 동고동락하며 깨끗한 물, 맑은 공기, 푸른 숲의 생명에너지가 어떻게 몸속의 암세포를 죽이고 질병을 치유하는지 과학적인 연구로 자연치유 등 수많은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자연의원의 세 끼 식사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처음 개원하고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인 메뉴의 첨삭을 통해 이상적인 식단을 만들었다. 암환자는 대부분 소화 장애로 고생을 하고, 입맛이 떨어져 식사를 제대로 못해 영양 장애가 생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사례를 보기 힘들다.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다 보면 처음엔 식사를 못하던 분들도 식사 시간이 되기도 전에 미리 기다리시기도 한다.

이런 즐거운 식사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남의 밥그릇을 쳐다보게 되는 안타까운 환자가 한 명 있다. 바로 중증 아토피를 앓고 있는 서영미 씨다. 그녀는 지금 식이요법으로 100% 채식을 하고 있다.

서른 즈음의 그녀는 아직 한참 사회생활을 하거나 혼사를 준비할 때에 병이 중해 직장 생활이나 연애조차 엄두를 못 내고 있으니 나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처음 면담을 할 때 그녀는 심각한 아토피로 전신이 온통 검고 딱딱하고 두꺼운 피부에 군데군데 진물이 나는 상처로 뒤덮여 있었다. 내 눈에 보이는 질환은 둘째 치고 내 경험에 따르면 그런 경우엔 몸보다 마음에 더 깊은 상처가 있고 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다.

우선 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
갓난아기 때부터 태열로 고생했던 그녀는 젊은 나이지만 투병 기간이 20여 년이 넘는다고 했다.
10년 동안은 대학병원을 전전했고, 다시 10년 동안은 용하다는 한의원을 전전했고, 그 다음엔 민간요법 그리고 마지막 선택으로 자연의원을 찾았다고 했다.
치료를 받는 동안 그녀는 마음에 점점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됐다. 그것이 의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으며, 그런 상황에서는 설령 좋은 치료라 하더라도 진정한 약효는 발휘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당시 진료 상황을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거리는 영미 씨는 대학병원에 다니면서, 여러 의사들 앞에서 옷을 벗으라는 주치의에게서 심한 수치심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옷을 벗지 않았을 때는 볼펜을 집어 던진 의료진도 있었다고 한다. 진정 환자를 치료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보살펴주어야 하며, 특히 스트레스가 질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더욱 신경 써야 하는데 의사의 한 사람으로 참 미안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때 대학병원에서는 주로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하더라고요.”
“염증성 질환에 가장 많이 처방하는 약물이죠.”
요즘은 스테로이드제 남용으로 여러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를 많이 쓰는 병·의원은 공개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전에는 그것을 잘 쓰는 의사가 명의로 소문이 날 정도였다.
현상적으로는 증상을 금방 완화시켜 주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병을 덮어두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악화되는 사례가 많다. 오히려 약물의 부작용으로 더 큰 고통을 받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산내 고원 자연치유센터

영미 씨는 그 길로 대학병원을 떠나서 한의원과 민간요법을 전전했다.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약재를 복용하기도 하고 민간요법으로 봉침, 온천, 해수탕, 단식, 심지어 오줌까지도 먹었다고 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원장님, 자연치유라는 게 뭐죠?”
“자연치유는 ‘신체는 스스로를 낫게 한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스스로 낫게 하는 거죠?”
“우리 몸에는 세포의 DNA 단계에서 시작해 생물학적인 조직의 모든 단계에 자기 진단, 자기 회복, 재생의 메커니즘이 존재하고 필요한 경우에 언제나 작동할 준비가 돼 있어요.”
“무슨 말씀인지 대충 알겠지만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어요. 하하.”
“자연치유의 가장 흔한 예는 감기가 대부분 저절로 낫는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감기만 걸려도 병의원을 찾아서 주사 맞고 약을 처방받아 먹는데, 사실은 감기는 그렇게 해서 낫는 것이 아니라 나을 때가 돼서 낫는 것입니다. 감기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인데, 치료제항바이러스제가 없기 때문에 처방해 주는 약물은 대증요법 약물에 불과합니다. 해열제나 기침억제제 같은 종류들이죠. 이들 약물은 증상을 완화할 뿐입니다. 감기는 대부분 나을 때가 되면 낫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고 기침, 콧물이 나는 증상은 자연치유 과정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영미 씨는 조금 이해가 됐다는 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열이 나는 것은 면역력이 높아지는 과정이고, 기침이나 콧물 같은 증상도 염증으로 생긴 분비물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해서 감기는 저절로 낫습니다. 주사 맞고 약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으로 충분하지요.”
“그럼 제 피부가 가렵고 진물이 나는 것도 그런 건가요?”
“그래요. 자연치유 과정에서는 반드시 ‘명현현상’이라는 게 나타나는데, 이것을 ‘호전반응’이라고도 해요. 몸속의 노폐물과 독소가 피부를 통해 나오는 과정에서 가려움증과 진물이 나타날 수 있어요. 지금은 힘들겠지만 한두 주만 견디면 좋아질 거예요.”

우리 인체는 놀라운 치유 체계를 가지고 있다. 손가락이 베었을 때 통증을 느끼고 지혈을 시킨다. 그러면 몇 분 내로 혈소판의 작용으로 지혈이 되고 더 이상 피가 나지 않는다. 그러고는 24시간 이내에 염증 반응이 생긴다. 백혈구가 상처 부위에서 세균의 침입을 막고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는 세포를 정리하기 위해 생긴 면역 반응이다. 그 다음에는 육아 조직이 차고 새로운 혈관이 생긴다.
단순골절이 회복되는 과정도 그러하다. 단순골절 같은 경우는 부목만 대어놔도 감쪽같이 붙어버린다. 골조 조직을 짜고 그 속에 골세포들이 재생이 돼서 막아버린다. 그러면 X레이에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붙어버린다.

상실된 조직을 재생하는 것도 똑같은 과정이다. 간의 일부를 절제하더라도, 그 간은 그대로 재생이 된다. 동맥경화도 되돌릴 수 있다. 지금은 암이 사망률 1위이지만, 10년 전만 해도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 질환이 사망률 1위였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은 아시다시피 굉장히 위험한 병이다. 보통 3분의 1은 바로 사망을 하고, 3분의 1은 낫더라도 반신불수가 된다든지, 심한 후유증을 남긴다. 오랫동안 투병을 해야 하는 심각한 질환 중의 하나이다.

이런 동맥경화지만 되돌릴 수가 있는 것이다. 이는 강의 오염에 비유할 수 있다. 인간들이 강에 오수를 버리더라도, 처음에는 정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강은 정화된다. 강물의 흐름이나 햇빛과, 산소의 작용으로 강물이 정화된다. 그런데 여기에 계속 오수와 쓰레기를 버리면 강물이 썩어 버리지 않는가. 재생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같은 이치로 사람이 계속 육식과 과식을 하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혈관에 콜레스테롤, 지방이 계속 쌓여서 혈관이 좁아지고 끝내는 막히게 되는데, 이것이 동맥경화다.

그래서 보통 심혈관질환, 동맥경화 같은 질환도 몇 달 동안 채식을 하면서 규칙적인 운동만 하면, 혈관 청소가 돼 원상태로 복원이 된다. 강이 정화되듯이 이것도 하나의 자연치유 과정이다. 혈관이 완전히 막히기 전에는 혈전용해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채식을 하고 운동을 하면, 심혈관 질환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정말 저의 믿음이 맞았으면 좋겠어요.”
“반드시 좋아질 거예요. 그런데 영미 씨 바람대로 그렇게 빨리 좋아지지는 않아요. 최소한 6개월 이상 철저하게 관리해야 정상적인 피부 세포들이 올라올 거예요. 그러니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식이요법과 마음 다스리기를 잘해요.”

난 마음의 상처와 치료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된 영미 씨의 배경을 듣고, 이를 고려한 처방을 준비했다. 일반적으로 몸을 해독하는 처방은 물론, 스트레스와 식탐이 많은 습관과 마음까지 고쳐주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해독을 위해 기본으로 산림욕과 운동, 반신욕을 하면서 프로폴리스와 비타민 C, 죽염, 약초스프레이 등을 먹거나 피부에 사용하게 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증상은 현재 처음 왔던 두 달 전보다 3분의 1 정도 호전된 상태다. 얼굴 피부는 많이 깨끗해졌고, 눈에 보이는 피부염뿐만 아니라 함께 앓고 있던 천식, 비염, 장염 증세가 사려졌다.
호전됐다 해도 그녀의 증세는 아직 중증이다. 그리고 현재 그녀는 또다시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며, 그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또 가끔 절제하지 못해 나타나는 그녀의 식탐은 식이요법의 효과를 약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난 반드시 그녀의 마음까지 치료해 20여 년간 그녀를 붙잡았던 병마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또한 대체요법을 하더라도 아토피의 재발이 잦은 것은 해독요법에 그치기 때문이다. 해독을 하면 호전이 되지만 여기에서 그치기 때문에 또다시 재발하게 된다. 아토피는 면역계질환이다. 면역력을 높이고 면역밸런스를 바로 잡아주어야 더 좋아지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물론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암처럼 꾸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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