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사람들과 많이 만날수 있기를 기대하며...
따뜻한 사람들과 많이 만날수 있기를 기대하며...
  • 경주포커스
  • 승인 2012.10.0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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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재를 시작하며

연재를 시작 하면서.

경주, 서울, 옥스포드, 런던 이 4개의 도시는 짧지도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현재 진행형의 내 인생에서 빙점을 찍은 도시들이다.
이들 4개 도시의 면면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각기 그 도시의 특징들이 보기에도 좋을 만큼 선명하여 명확한 identity를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 그 중에서 가장 탁월하게 이 도시들을 빛나게 하는 identity는 바로 풍부한 세월이 녹아 있는 역사도시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4개 도시들은 자국에서 혹은 세계적으로 명성에 걸맞은 풍부한 문화와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이 4개 도시들은 문명세계에 있어서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을 불러 들이며 발전하는 세계사에서 나름대로 역할들을 훌륭하게 수행한 도시들이다.

▲ 정갑식
필자는 경주 출신으로 영국 옥스포드부룩스 대학에서 ‘음식 과 문화’ 에 관한 연구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런던에서, Eating, Dinning out Trend 분석 전문 컨설턴트 회사인 Fashionfood 21 Ltd 의 수석 컨설턴트(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 하고 있다. ESSEN, 주간조선, 주간경향,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과 사회, 음식과 문화에 관련하여 다양한 주제로 기사와 칼럼을 적고 있다.
상기 4개 도시들을 삶의 빙점들로 찍었던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 이야기 해야 할 듯 하다.
경주는 태어난 고향으로 나의 정체성과 자아가 확립된 뿌리라 할 수 있다.
서울은 우물 속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의 치열함을 격어 보고 체험한 도시로서 시골 사람의 낡은 사고를 깨친 곳 이기도 하다.
옥스포드는 묵직한 지식인의 깊은 사고를 자의든 타의든 내공으로 쌓았던 곳이지만 개인적으로 아픔과 그로 인한 상처가 많은 곳 이기도 하다.
런던은 문화의 용광로 같은 곳으로 나의 사고와 인식의 지경을 입체적으로 확장을 시켜준 도시이다. 그것은 마치 경주, 서울, 옥스포가 하나의 과정이라면, 런던은 그 꼭지점에 있는 듯 하다.

모국을 떠나 온지가 벌써 16년 째다.
서른을 넘겨 유학을 왔고, 주경야독을 한 유학생활이라 남들보다 곡절도 많았다. 그러나 고생도 지나면 다 추억이 된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부터 감사한 생각으로 마음에 담았다. 본의 아니게 살아온 단절된 삶도 이제는 울타리 밖의 일들로 치부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두절된 세상의 인연들과 Network 을 회복해 가고 싶은 마음도 있음을 이 지면을 통해서 고백을 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지극히 내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불과하다.

공적인 교감과 연대를 통해서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그 일이야말로 정말 큰 축복이고 기쁨이다.
활자화된 글은 무엇보다도 다중을 향해서 일방적으로 달려가는 그 본연의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일들을 두고 여러 세월을 고민해 왔지만, 삶이란 현실의 문제는 그리 쉽게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흔 중반을 넘기면서 마음이 바쁘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지금 현실의 기초를 살고 있는 곳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의 분야에서 국제사회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시 런던 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또한 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분야가 음식을 통해서 사회를 보는 일종의 문화를 통한 사회와 세상을 읽은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천한 지식 이지만 세상과 나누고 싶은 소박한 욕심은 책보따리를 풀지 않은 학생이 가지는 부담처럼 마음속에 내내 남아 있어 불편했다.
그 일들은 또한 세상과 교감을 하고 일상의 연대와 지적인 소통을 확장 하고픈 충일한 갈망도 일조를 했다. 촌음을 나누고 또 쪼개어 살아야 하는 이국의 생활은 여유가 빠듯하다.
그러나 미룰 수 없는 일들이 될 정도로 세월이 이만큼 달려 오고야 말았다. 그래서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더 늦기 전에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2009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간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 월간 음식문화 잡지 ESSEN, 주간조선, 주간경향, 월간 연합 마이다스에 일천하고 볼품 없지만 꾸준히 글을 적어 왔다. 그 글들은 기사의 형태로, 기행문의 형태로, 칼럼의 형태로, 전문가의 비평으로, 대담을 나누는 인텨뷰 형식으로 혹은 산문과 같은 글들로 다양하다. 그러나 그 모든 글들은 음식문화를 전공을 할 필자의 전공분야 때문에 문화를 통한 세상읽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일들을 내 고향 경주와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다면 그래서 혹시나 내 글들에 공감을 하고 교제를 나눌 수 있다면 그 또한 큰 기쁨일 것이다.

아마도 내가 적을 수 있는 글들은 분명 문화를 통해서 보는 세상을 읽는 일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들은 영국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자료가 될 것이다. 간혹 유럽과 서양에 관한 이야기도 적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적든 그 이야기는 분명 사회와 사람의 이야기 일 것이다.
<경주 포커스>를 통해서 지적인 연대, 문화에 대한 열정적인 담론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따뜻한 사람들과 많이 만날 수 있다면 기쁘기 한량 없을 것이다.
사고와 인식의 지평을 넓혀 가는 많은 친구들이 만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2012, 9월  Fashionfood 21. 정갑식.

<런던에서 전해주는 영국이야기>는 매월1회 연재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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