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르네상스? 관광객 통계산출 방식부터 개선해야
관광르네상스? 관광객 통계산출 방식부터 개선해야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01.07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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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득기자의 경주읽기]

경주시는 2012년 1년동안 경주를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3.7%P 증가한 1천127만명의 관광객이 경주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2011년에는 연간  관광객이 사상처음으로 1천만명을 돌파했다며 ‘관광르네상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7,80년대 전국최고의 관광도시를 재연하고 있다는 경주관광르네상스는 믿을 만 한가?
경주시의 관광객 통계는 과연 믿을 만한 수치인가?

불국사 주차장서 승용차, 관광버스 인원추정 + 25% 가산방식
이 의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경주시가 발표하는 관광객산출방식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복잡해 보이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경주시가 관광객 숫자를 집계하는데 기준점으로 삼는 장소는 불국사 주차장이다.
불국사 주차장의 특정 시간대 주차차량 수를 파악해 인원을 추정하고, 여기에 25%를 더해 1일 관람객을 산출한다.

인원산정 방식도 간단하다. 주차해 둔 택시나 승용차는 3-4명, 관광버스는 통상 1대당 30명으로 추정해 관람객수를 산출한다.
말그대로 눈짐작, 어림짐작이다.

관광객 통계의 기준점을 불국사 주차장으로 지정한 이유도 재미있다.
경주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경주를 찾는 내외국인 혹은 수학여행 온 학생들은 불국사를 경주관광의 필수코스로 여기기 때문에 지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이 통계방식을 시작한 1987년 시점에서, 불국사가 경주관광의 필수코스였다는 이야기다.

부정확한 통계를 기초로 마련하는 정책 부실할 가능성
이같은 통계방식의 문제점은 한마디로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말그대로 짐작일뿐 이다.  
관광객수 증감의 일정한 흐름을 반영할 뿐 사실에 가까운 숫자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매우 희박한 것이다.
 
또다른 문제점은 또한 경주시가 희망하는 대로 집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주시가 발표하는 관광객 통계는 사실상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주시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8년 974만명, 2009년 985만명, 2010년에는 1025만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통계연보 대로라면 2010년에 이미 1천만명을 돌파했다.
경주시 발표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연간관람객이 2011년보다 3.7%P나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1년동안 국립경주박물관 관람객은 137만8천74명으로 2011년보다 10만7천여명(7.2%P )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유료관람객 뿐만아니라 무료 관람객까지도 입장권을 발행하기 때문에 그 숫자는 매우 정확하다고 봐야 한다.

경주시의 경우, 기본적으로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은 현실이다. 경주는 공항이나 항구를 통해 외부인의 방문을 빠짐없이 확인할수 있는 제주도와 다르다. 사방팔방으로 나있는 크고 작은 도로와 철도를 따라 외부인의 출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외부 방문객의 숫자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에 가까운 일이며, 경주시의 관광객집계는 기본적으로 상당한 허점을 안고 출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주시가 좀더 정확한 관광객 산출방식을 마련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조건이 20여년이상 부정확한 통계방식을 고집해온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이처럼 부정확한 통계방식을 개선해 좀더 믿을 만한  관광객 산출방식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점에 비춰 보면 더욱 그렇다.

정확한 통계 수립위한 경주시의 실질적인 노력 절실

▲ 수학여행온 학생들로부터 단체관광객들이 경주지역 사적지 주차장에 내리는 모습.
관광객수 산출이 최소한의 객관성을 가져야 할 필요성은 많다.
관광객통계는 관광정책을 수립하는 기초자료이자 정책방향과 내용을 결정짓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관광통계가 부실하다면 관광정책또한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한 관광업계 종사자는 “잘못된 관광통계로는 핵심정책 뿐만아니라 교통·숙박 등의 각종관련 현안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주관광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처래할 수 밖에 없다”며 “현행 방식은 일정한 경향성을 반영할수는 있지만 행정기관의 입맛대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통계가 만들어 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점은 경주시도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최양식 시장도 지난해 6월25일 취임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관광객수 통계 산출 방식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 시장은 당시 “관광객을 산정하는 방식을 좀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KTX 이용객수, 고속도로 IC 차량대수, 보문단지 객실 점유율등을 고려해 객관적인 수치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통계는 각종 정책결정의 수단으로써 매우 중요하다. 건축물로 치면 설계도와 기초공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기초작업이 소홀할 경우 부실공사로 이어지듯 통계도 정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정 정책의 성공을 담보할 수가 없다.

관광정책도 마찬가지다. 관광정책의 기초는 관광객 통계다.
관광통계가 부실하다면 관광정책 또한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인 관광도시, 국내제일의 관광도시를 지향한다는 경주시가 객관적인 관광객수를 산출하기위해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부정확한 통계를 근거로 관광르네상스를 소리높여 외치고 자랑하는 것, 참으로 민망하고 공허하기 짝이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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