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가장 큰 규모, 경주게스트 하우스
경주에서 가장 큰 규모, 경주게스트 하우스
  • 김희동 기자
  • 승인 2013.03.01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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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게스트하우스 별곡] 2.경주게스트하우스

경주포커스는 매주1회 경주여행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합니다.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당부드립니다.

김미진 소설가는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걸어 다니면서 하는 독서’라고 여행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 여행은 지도가 정확한지 대조하러 가는 게 아니다. 지도를 접고 여기저기 헤매다 보면 차츰 길이 보이고 어딘가를 헤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곳곳에 숨어 있는 비밀스러운 보물처럼 인생의 신비가 베일을 벗고 슬그머니 다가올 때도 있다. 어느 낯선 골목에서 문득 들려오는 낮은 음악처럼 예상치 못한 기쁨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지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된다. 여행은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인간을 긍정하는 더할 나위없는 기회다. 여행은 놀면서 배우는 일이며 시간을 비우려 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시간을 담아 오는 일이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라는 우스개 소리처럼 정말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그러나 고생한 만큼 성장한 나를 돌아 볼 수 있다는 것.

▲ 경주게스트하우스 입구에서 포즈를 취한 여행자들.

게스트하우스 최고의 입지조건, 관광하기 딱 좋은 명당자리
경주 게스트하우스는 전국의 수많은 숙박업체 가운데 350개에 불과한 ‘굿스테이’에 선정된 곳이다. 굿스테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우수한 숙박업체다. 경주 게스트하우스는 국내에 지정된 곳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명하다. 경주 보다 경주 게스트하우스가 더 궁금해 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경주 게스트하우스는 경주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 경주터미널에서는 15분 거리로 접근성이 뛰어 난 곳이다.
1km 반경 안에 첨성대, 동궁 월지, 분황사, 박물관, 반월성 등 경주 시내권 문화유산이 집중되어 있어 관광하기 딱 좋은 그야말로 명당자리다. 도로에 내 걸린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보고 사이 길로 들어서면 흰 타일의 삼층 건물이 보인다. 건물 옆엔 자전거 30대가 빽빽이 세워져 있고 그네와 바비큐 그릴이 준비되어 있다. 차를 가져온 여행자들을 위한 넉넉한 주차장도 마음에 든다. 모텔로 쓰던 삼층 건물을 게스트하우스로 만들었다. 그래서 각방마다 화장실이 있고 샤워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계단을 밟고 현관에 들어서자 신발을 벗어야 할지 잠시 망설이게 된다. 왼쪽 안내 데스크에 있던 직원이 “신발 신고 들어오세요” 하며 친절히 맞는다. 신발을 신고 성큼 들어서자 중앙으로 빨강 노랑 초록의 원색 의자들이 가득 놓인 라운지 공간과 공용 주방이 나온다. 이곳이 경주 게스트하우스 최고 자랑은 24시간 개방형 주방이다. 24시간 개방에 식빵과 잼, 버터, 달걀, 커피가 무한 제공되며 심지어 쌀까지 언제든 배가 고프면 나와 원하는 대로 해 먹을 수 있다. 주인장의 인심이 후해도 너~무 후하다.

▲ 게스트하우스에서 여행자은 밤을 잊는다.
게스트하우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여행자들은 겨울보다 밤이 짧은 여름에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름휴가라는 직장문화가 생겨난 듯하다. 그러나 경주 게스트하우스에서 만은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밤이 즐거운 곳. 오후 8시쯤이면 관광을 마친 여행객들이 하나둘 돌아온다. 체크인을 끝낸 여행자들도 객실에 짐정리를 하고 자연스럽게 주방이 있는 1층 공용장소로 모인다. 공용장소 한편에 마련된 모니터 앞에서 내일 여행 할 곳을 찾거나, 또 다른 게스트는 저녁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이곳에서 준비해둔 계란과 식빵으로 토스트를 만들며 주방에서 요리를 한다. 혼자 요리를 하기도 하고 룸메이트들끼리 요리를 만들며 더 친해지기도 한다. 또 더러는 가까운 곳에 있는 편의점과 가게에서 라면과 과자, 음료수, 맥주 등을 사와 함께 나누며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맛있는 요리와 국·내외 여행경험담은 밤새 멈출 줄 모르고 서로가 서로에게 추억이라는 에너지로 재충전하는 시간이 된다.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추억을 나누는 인터넷 공간.
경주게스트하우스의 홈페이지에는 매일 매일 여행자들의 사진이 게시된다. 이렇게 착실하게 날짜 별로 사진을 정리해서 올리는 곳은 이곳 밖에 없을 것이라고 여행자들은 후기 글에서 남기고 있다. 여행은 추억이고 흔적이다. 집에 돌아가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의 안부가 궁금해 “경주에 벚꽃 피면 한번 가볼까? 다시 뭉치자” 라고 글이 올라오면 댓글들이 주렁주렁 달린다. 순수한 젊은이들의 발자취가 핫(hot)한 즐거움을 준다.
 
■호스트 스토리 - 허필경 사장
"여행 좋아해서 게스트하우스 오픈 했답니다"

▲허필경사장.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문화를 팔기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는 허필경 사장(53)은 동네 아저씨 같은 차림, 푸근한 인상이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것 같은 친근감을 준다. 그가 게스트하우스를 연 것은 2010년 12월. 젊은 나이에 많은 것을 보고 느껴야 하기에 숙소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는 여행자들이 마음아파 이곳을 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마음껏 베푼다. 이곳을 다녀간 여행자만 해도 2만명이 넘는다. 사실 6년 전부터 게스트하우스를 차릴 생각으로 이 건물을 사뒀지만 가장이기에 대기업 부장자리를 쉽게 놓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잘 참아오던 그는 ‘돈을 벌다 죽는 사람, 돈을 쓰다 죽는 사람, 자신의 인생을 즐기다 죽는 사람 중 난 어디에 속하지? ’ 라는 고민 끝에 결심을 굳히고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 여행을 좋아해 전 세계 60개국 남짓을 다녔던 그는 자신이 사는 문화 도시 경주에 ‘젊은이들을 위한 여행 숙소를 만들어야 겠다’ 고 결심하기에 이른다.

이제 여행을 해도 모든 것이 무뎌져가는 자신의 나이지만 아직 여행에 대한 마음만은 싱싱하다. 세계 어느 관광지 할 것없이 숙박업소들은 주말, 성수기가 비성수기, 평일에 비해 비싸지만 이곳은 일 년 365일 내내 수박료가 동일하다.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에는 아침만 주는데 이곳은 24시간 오픈한다. 여행을 다니면 짐이 제일 큰 문제다. 퇴실 이후에도 경주 구경하기 위해서 보관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오는 3월 4일에 출발해 런던 파리 뮌헨 프라하 로마 스페인 등으로 한달간 유럽베낭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작은 나를 큰 나로 만드는 거다’라고 말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외로움을 느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당연하다고 생각한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견문도 넓히면서 여행을 성장의 기회로 만든다.
허 사장은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철이 없다”면서 “바람 냄새, 풀냄새를 맡으며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떠 날 수 있게 배려해주는 가족들이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게하에서 만난 사람
☞벨기에서 유학온 길레임 리디아 부부

▲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벨기에인 부부.
서강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있는 아내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는 벨기에인 동갑나기 부부 팀 길레임(Tim Ghilain, 27)과 리디아( lidia 27) 부부는 공용공간에서 노트북을 펼쳐 놓고 경주와 관련된 자료를 찾고 있었다. 이들은 2인실에서 묵고 있으며 하루 더 경주를 관광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9월에 입국 해 국가 장학금을 받으며 한 학기 공부를 했으며 오는 3월에는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에 갈 계획을 갖고 있다. 서울에 오기 전에는 남편 팀 길레임은 벨기에서 유러피안 컨설던트 회사에서 근무를 했다.
부부는 아시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나라들을 찾아 공부를 하고 있다며 한국에 오기 전에 인도네시아에서도 잠시 머물렀는데 아시아에 있는 나라에 대해 장기적으로 공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석사논문 준비 임애령씨

▲ 석사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경주에 여행온 임애령씨. 여행 목적은 여행자수 만큼 다양하다.
‘내일로 여행’을 주제로 세종대학원에서 석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임애령씨(25)는 석사논문을 도와주고 있는 이두현씨와 김원건 두명의 대학동기와 여행도 할 겸 이곳을 찾았다. 내일로 여행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논문과 관련한 설문지를 받고 있었다.
미리 전화로 숙박 예약자가 가장 많은 날짜를 찾아서 경주 게스트하우스에 오게 됐다는 임 씨는 “사장님이 도와줘서 설문하게 됐는데 학생들이 잘 도와 줘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게스트하우스 문화가 젊은이들에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부산과 전주 순천을 더 찾아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와글와글 토크
“여행은 생각 없이 떠나는 것, 머리를 비우는 것”
일층 리셉션 옆으로 난 계단으로 다녀간 여행자들의 방명록이 계단 옆과 아래 면까지 줄지어 빼곡하게 붙어 있다. 그 색색의 방명록엔 이곳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한 커플의 사연부터 잘 먹고 간다는 소소한 안부 글까지 수많은 추억들이 담겨 있다. 경주 게스트하우스를 찾은‘게하 마니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사진 왼쪽부터 구승완 이경준 최회상씨

@구승완(서울,32)
고시생으로 머리도 식힐겸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에너지를 충전하기위해서 왔다.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이 방에서 제일 맏형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겠다. 해남, 담양, 강진 등 4박5일 일정으로 여행을 계속할 거다.

@이경준(나주.24)
사람 만나는 것이 좋아서 종종 여행을 온다. 나주 전주 순천을 거쳐 여수 부산 경주까지 왔다. 오늘 자정 28분 제천행 기차를 타고 강원도로 간다. 불국사 석굴암과 안압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

@최회상(서울.22)
국내 여행은 처음이다. 여름에 45일간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는데 배낭여행의 장점은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지기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멋진 게스트하우수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 가격도 외국과 비슷하고 저렴해서 좋다.

경주게스트하우스 주소: 경주시 황오동 138-2
전화: 054-745-7100, 011-783-8162
홈페이지:www.gjguesthouse.com
가격: 도미토리(10인-1만6천원, 4인-1만 8천원, 트윈-4만 5천원, 3인-6만원)
in&out time:2시, 11시
자전거 하루대여 5천원
식빵, 달걀, 잼, 버터, 쌀과 밥솥 제공(24시간 개방형 주방)
단 계란을 삶아 가는 것은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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