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전통이 될 수 있다는 집념
맛이 전통이 될 수 있다는 집념
  • 김희동 기자
  • 승인 2013.04.23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 경주으뜸 맛집] 6 - 정겹고 구수한 맛 ‘토함산 식당’

▲ 토함산식당은 경주사람보다 외지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토함산 정기를 받은 경주의 또 다른 보물 ‘토함산 식당’이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옛 정취를 가득 품고 보불로를 한결 같은 맛으로 25년여간 지키고 있다.

하동저수지를 병풍삼아 2층으로 된 황토버섯집과 2동의 초가집 별채가 정겹다. 도시에서만 자란 자녀들에게 학습현장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낮은 기와 담과 허리를 외로 꺾은 소나무, 작고 여린 풀꽃들, 봄의 정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곳에서 풀꽃의 이름을 부르다 보면 어느새 주문한 음식들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 풀꽃들이 봄햇살을 가득 품고 있다.
맛집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토함산 식당 권용태사장(48)은 5년전 지병으로 손위 처남이 세상을 떠나자 아내와 함께 식당을 물려 받았다. 처음 인수했을 때는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전통의 맛을 지키기 위해 음식박람회와 세미나 등이 열리면 한달음에 달려갔다. 최근에는 엑스포에서 열린 대구경북 관광박람회에도 음식을 전시를 했다.

관광도시 경주에 살면서 타 지역의 친구들의 맛집 추천 전화를 자주 받는다.

“가족들과 경주에서 일박할건데 괜찮은 식당 좀 추천해줘. 어린아이들이 있으니까 옆자리 손님 눈치 안보고 편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곳으로… ”

군 시절을 빼고 경주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경주 토박이들이라도 이런 전화를 받으면 딱히 떠오르는 식당이 없다고 한다. 본지 으뜸식당을 눈여겨 본 독자라면 이제는 그런 걱정을 접어 두어도 좋을 듯.

최근 경주 시내나 외곽지 읍면동 구석구석 식당마다 현수막 한두개 걸리지 않은 식당이 없다. 최근 여행문화가 맛집을 찾아다니는 문화로 바뀌면서 관광을 위해 부가적 선택이 되던 음식점이 이제는 관광의 목적으로 변했다.

▲ 오리볶음탕과 기본반찬들.
음식이 나오는 그 짧은 시간의 기다림도 허락하지 않고 입을 즐겁게 할 계절 과일이 나오는것도 토함산의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오렌지, 복숭아, 포도, 배, 사과 등 과일값만 해도 만만치 않다. 취재를 위해 차려진 오찬은 ‘오리불고기’. 2인분으로 차려진 정갈한 상을 받고 기본반찬과 죽까지 야무지게 먹었다. 지난겨울 담근 김장김치가 별미로 아삭함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김장은 한 가정에서도 큰일인데 식당에서 준비하는 김장은 큰일 중에 큰일이다. 닭백숙, 오리백숙, 닭볶음탕, 오리볶음탕, 불고기, 오리 불고기 등이 주 매뉴다. 버섯가루 뽕나무 가루 등 불고기 양념에만 들어가는 재료가 20가지를 넘는다. 양념은 오로지 권 사장의 손끝에서 만들어진다. 황토집에서 한약재가 들어간 뜨끈한 닭백숙과 닭볶음탕, 오리불고기 등은 입과 함께 몸이 호강하는 느낌을 들게 할 것이다.

권 사장은 토함산 식당의 맛에 대한전통을 만들어가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로 또 다른 경주의 차별화를 만들어가며 관광 경주를 알리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 토함산 전통의 맛을 지켜가는 권용태 사장
권용태 사장의 맛 추천

닭볶음탕

천연조미료만을 사용하여 그 맛이 담백하며 야채 또한 엄선된 싱싱한 재료만을 사용하여 한층 풍미를 더해준다. 닭의 육질은 다른 것과 달라 부드럽고 쫄깃하여 양념과 잘 어우러져 닭볶음탕의 새로운 진가를 발휘한다.

닭백숙탕

황기, 녹각, 대추, 은행 등 7가지의 국내산 약재만을 고집한다. 닭백숙의 향부터가 다르며, 텁텁한 육질이 아닌 찰진 육질로 숙성된 김치와 함께 맛의 결정체를 이룬다. 덤으로 함께 나오는 검은 쌀과 찹쌀의 조화로 이루어진 죽은 한약재의 고유한 향과 함께 구수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민속박물관을 옮겨 놓은 듯, 소소한 즐거움 .

특별한 날, 가족모임, 동창들 모임으로 손님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토함산 식당은 음식을 먹는 즐거움과 함께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소소한 즐거움도 함께 한다. 아내가 틈틈이 배운 한지로 만든 공예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 토함산 식당의 또다른 명물 '초가집'
민속박물관을 그대로 옮겨 놓은 초가집은 지난 가을에 이엉을 새로 이었다.

권용태 사장은 “이엉과 용마루에 사용하는 짚은 가을철 추수가 끝나면 그 볏집을 이용해 이엉을 엮는다”면서 “요즘은 콤바인으로 추수를 해 볏집이 꺾여져 사용할 수 없고 사람손으로 직접 벼베기를 한 다랭이 논에서 짚을 구해 사용하는데 그런 볏집을 구하는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초가는 짚을 잘 다듬고 추스려 작두로 밑둥을 가지런히 추린 짚으로 이엉과 용마루를 엮는다. 새로 꽃단장한 초가집은 보기 좋은 모습으로 겨울을 맞이한다. 흙으로 만든 집에 짚으로 지붕을 올렸으니 보온 효과를 볼 수 있다. 짚은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따스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가지런히 입힌 이엉의 위부분에 용마루를 얻으면 초가집 지붕은 운치 있고 멋스러운 작품으로 태어난다.

초가집 두동의 이엉은 양북에 사는 76세의 어르신이 매년 이어 준다. 이엉을 이을 줄 아는 사람은 몇 되지만 이엉 위의 용마루를 만들 줄 아는 기술자는 경주에서는 유일무일하다고 한다. 매년 이엉을 새로 잇는데 270만원이 들어간다. 권사장은 초가집이 어린이들에게 교육적 효과를 감안해 시의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했다.

 
토함산 식당 찾아가는 길

주소: 경북 경주시 하동 582-3번지

전화: 054-245-7706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