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 주변지역 역학조사결과 원자료 공개해야
핵발전 주변지역 역학조사결과 원자료 공개해야
  • 경주포커스
  • 승인 2011.09.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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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중 경주핵안전연대 운영위원장

                김익중
경주핵안전연대운영위원장.
동국의대교수.

핵발전소 주변지역은 암 발생이 많은가?

이 문제는 대단히 민감한 사안임에 분명하다. 핵발전소 주변에는 방사능이 낮은 농도로 계속 누출 될 수밖에 없고, 주변 주민들은 당연히 방사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방사능에 의해서 발생하는 암은 어떨까?

현재까지의 의학연구 결과대로라면 당연히 발전소 주변주민에서 암 발생은 높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궁금증을 풀어줄 어떤 증거도 나온 적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역학조사결과 발표는 초미의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정부는 올 봄에 경주, 고리, 울진, 영광의 4 지역의 핵발전소 주민들에 대한 건강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그러나 이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당연히 주민들에게 알려야 했을 조사결과인데 이를 발표하지 않은 것이다.
필자가 개인적인 경로를 통하여 이 결과가 교과부에 보고되었다는 사실을 알 때까지 말이다.
필자는 교과부에 있는 이 결과를 민주당 김상희 의원을 통하여 입수하였고, 자료분석을 역학 전문가에게 요청하였다.

다행히 인도주의의사협의회 소속의 전문가들이 이 자료를 분석하였고, 그 결과는 며칠 전 나온 보도자료와 같다. 이 보도자료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역학조사결과는 무려 8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하였고, 80억원 이상의 연구비가 사용되었으며, 20년 정도의 연구기간이 결렸던 대형 연구과제였으나 그 보고서는 당연히 해야 할 통계처리를 안하는 등 매우 허술하였다.

2. 김상희 의원에게 제출된 이 보고서는 총 8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다. 그러나 그중 일부인 약 220페이지만 제출되었다. 보고서의 대부분을 은폐 한 것이다.

3. 주변지역 주민을 발전소마다 1,000명 이상씩 십 수년을 추적 조사한 결과이면서도 암발생과의 연관성을 알 수 있는 통계처리를 하지 않았다.

4. 보고서는 4개 지역 발전소별 통계를 내놓지 않았다. 그 대신 4개 지역 전체를 하나로 묶어서 한 집단으로 간주한 통계를 내놓았다.

5. 보고서는 발전소 주변주민 여성에서 갑상선 암이 비교집단(이하 대조군)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남성 자료를 제시하지도 않았으면서 남성에서 차이가 없으므로 여성에서의 결과도 무의미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6. 보고서는 주변주민 여성에서의 유방암이 대조군보다 더 많이 발생함을 보여주면서도 통계처리도 하지 않은 채 통계적 의미가 없다고 보고하였다.

7. 보고서는 간암, 위암, 폐암, 유방암, 갑상선 암 등 몇 가지 암에 대한 자료만 제시하고 있다. 방사능과 관련 있는 암은 이보다 훨씬 많지만 그런 암들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8. 위암, 간암 등의 경우 주변주민이 대조군보다 암 발생이 높게 나왔고, 주변주민 > 근거리 대조군 > 원거리대조군의 순으로 높게 발생할 경우 “경향성평가”를 해야 하는데 이 조사를 하지 않았다.

9. 전체적으로 이 보고서는 핵발전소 주변주민이 다른 지역 주민보다 암 발생이 높다는 사실을 기술하였으나, 제대로 통계처리를 하지 않았으면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결론짓고 있다.

현재 인도주의 의사협의회와 환경단체들은 교육과학부에 이 역학조사의 원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원자료가 공개되고 이 자료를 중립적인 역학전문가가 분석한다면 충분히 핵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암 발생이 높다는 사실을 학문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와 한수원은 핵발전소 주변주민들이 왜 이렇게 암환자가 많은지 그 원인을 밝히는 일에 동참해야한다.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있다. 만일 정부와 한수원이 그들의 주장대로 핵발전소와 주변주민의 암발생이 관계가 없다고 확신한다면, 속히 원자료를 공개하고 이를 학술적으로 검증받아야 할 것이다.

경주핵안전연대 운영위원장, 동국의대 교수 김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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