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비로 교회부지 매입 도심 주차장 조성 적정?
도시개발비로 교회부지 매입 도심 주차장 조성 적정?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05.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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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방폐장 특별지원금 사용분석 1- 도시개발비

경주시, 도시개발비 100억중 30억원으로 중앙교회 일대 부지매입

경주시는 이번 추경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방폐장 유치지역 특별지원금은 851억원을 편성했다. 이번 임시회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이 됐던 방폐장 특별지원금 예산은 경주시가 도시개발비로 편성했던 100억원 가운데 30억원 사용계획이었다.

방폐장유치지역특별지원금 예산은 경주시청 20개의 각 과, 사업소로 분산된 가운데 도시개발비 30억원 사용계획은 추진부서가 경제진흥과였으며, 전통시장 활성화예산으로 편성했다.

세부항목은 중심상가 주차장 부지매입비로 적혀있고, 실제 사업의 내용은 황오동 중앙교회 주차장 부지 매입비로 편성한 것으로 시의회 심의과정에서 밝혀졌다.

경주시에 따르면 중심상가 활성화 차원에서 중앙교회 부지 3198㎡,교회 진입로 부근의 식당 247㎡, 이밖에 레스토랑등의 건물을 매입해 주차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계획과 예산안 승인을 두고 시의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뜨겁게 논란이 일었다.
일부 의원들은 이 주차장조성 계획이 과연 도시개발비로 적정한가에 대한 이견을 집중제기했다.

▲ 경주시가 지난 3월 시의회에 1500억원 사용계획 협의안을 제출하면서 첨부한 자료에 나타난 도시개발비에 대한 설명. 경영수익사업, 종잣돈 등의 표현이  곳곳에 보인다.
적정성 시비가 제기된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주시가 지난 3월 시의회에 방폐장 특별지원금 사용협의안을 제출한 자료에서 언급되는 설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주시는 도시개발비에 대해 도시개발사업을 통한 경영수익사업 추진으로 시 재정 건전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며, 개발사업 자본금으로 100억원을 편성했다.<오른쪽 자료 참조>

경주시가 주체적으로 시책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자본금(종잣돈)으로 조성해 순환식 재투자를 하고, 이를 통해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시재정 건전화에 기여하겠다는 방향과 기대효과까지 밝혔었다.

최양식 시장의 언급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 시장은 지난 3월26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도시개발비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특별지원금 도시개발비 100억원으로는,초기에 100억원을 투입해 회수가 가능한 사업을 펼치겠다”

그러나 경영수익사업을 하겠다던 도시개발비는  이미 도심에서 교외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도심지역 대형 교회부지매입을 통한 주차장 조성계획으로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예산안 승인에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은 도심권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이 도대체 경영수익사업과 무슨 상관이 있냐는 의문을 집중제기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 예산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이는 이만우 의원.
이 의원은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이 어떻게 도시개발비 항목에 포함할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안강읍의 경우 이번 추경예산안에서 방폐장 특별지원금 지역균형개발비 가운데 안강읍으로 배분된 20억원으로 안강중앙도시계획도로 15억, 산대리 도시계획도로 3억, 안강읍 사무소 2억원 등 경주시 일반 예산으로 마땅히 투입해야 할 사업에  20억원 전액을 고스란히 편성했다”면서 “2005년 방폐장 유치 주민투표때 가장 앞장서서 찬성했던 안강읍은 특별지원금 배분에서 이렇게 홀대하면서도 정작 경주시는 도시개발비로 편성한 100억원을 마치 시장의 풀경비(업무추진비) 쓰듯이 사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도심공동화 재촉, 인근에 공영주차장 2개...예산낭비 논란도

도심 공동화 현상을 가중시키며 도심상가 활성화에 역행 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문화재지역 주변 철거가 진행되면서 도심공동화가 초래되자 이를 강력하게 비판해온 경주시가 시내 대형 교회부지와 인근 건물을 철거하고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은 스스로 도심공동화를 촉진하는 행정이 될 가능성이 크는 것이다.

경주시가 주차장을 조성하려는 교회 부지 인근에 경주시 공영주차장이 2개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예산낭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황오동 경주시 제2공영주차장과 경주시가 이번에 주차장을 조성하려는 곳은 직선거리로 1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는 거리이며, 법원 부근 제1공영주차장과도 직선거리로는 그다지 멀지 않다.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만든 도심 제1,2공영 주차장 조차 이용률이 높지 않은 현실에서 또다시 경주시가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은 예산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김달진 경주시국책사업단장은 “공영주차장을 설치함으로써 수익도 올리고 중심상가도 활성화 할수 있으며, 장차 재산관리기구를 설립하면 자산을 옮겨서 수익을 창출할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에 예산확보 했어도 전체 98억원의 절반 안돼 ... '일단 시작하고 보자?'

▲ 경주시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서 방폐장유치지역특별지원금의 도시개발비 100억원 중에서 30억원을 중앙교회부지와 부근 건물을 매입하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향후 중심상가주차장을 조성하겠다는 사업계획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일단 경주시 계획대로 시의회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전체 사업비가 98억원이나 소요된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예산심의때 마다 논란을 되풀이 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또 있다.
경주시는 이번에 방폐장특별지원금 도시개발비로 중앙교회일대 부지매입비 30억원을 편성했지만, 이 사업에 필요한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경주시 경제진흥과는 이 일대 주차장 조성을 위해서는 향후 교회 부지 매입비를 비롯해 지장물 철거비 등을 합쳐 98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당초 일반예산 편성한 10억원과 방페장 특별지원금 도시개발비 30억원을 추가로 합쳐도 전체 예산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향후 사업비 확보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예산부터 확보한 것이라는 비판은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따라서 다음 수순은 이미 해묵은 관행대로 경주시에서는 시의회에 ‘이미 시작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추가예산을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와 시의회가 예산심의 줄다리를 할때마다 나타나는 익숙한 풍경, - 즉 경주시에서는 시의회를 향해 "국도비 예산이 확보돼 있으므로 경주시 예산을 당연히 편성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어렵게 확보한 예산을 반납해야 한다"고 압박하거나 "일단 시작한 사업인 만큼 사업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추가예산 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시의회는 마지못해 예산을 승인하는 식의 해묵은 관행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가장 유력시되는 예상 시나리오다.

결국 중심상가 주차장 조성사업도 사업의 적격성 여부는 사전에 제대로 공론화를 거쳐 따져보지도, 검증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착수를 해 놓고 향후 연차적으로 전체 예산을 확보하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경주시로서는 일단 방폐장특별지원금에서 확보한 도시개발비 명목의 예산으로 부지매입을 착수하고, 향후에는 이미 시작한 사업인 만큼 사업의 마무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시의회에 강조하면서  추가예산배정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시의회를 압박해 추가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이다.

경주시관계자의 말에서도 이같은 추측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경주시관계자는 “일단 교회측과 3년정도 기간으로 매매대금을 치르기로 계약을 하고, 시행을 하면 내년쯤에는 윤곽이 잡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업의 적정성조차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채 약 100억원대의 도심 주차장 조성사업은 이렇게 강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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