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나누는 영국인들의 생활문화 – Charity shop
사랑을 나누는 영국인들의 생활문화 – Charity shop
  • 경주포커스
  • 승인 2013.06.0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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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갑식,런던에서 전하는 영국 이야기] 여섯번째 편지

▲ 대표적인 charity shop인 옥스팜
‘지나간 시절의 고생이나 어려움들도 추억이 될 수가 있다’ 고 이야기 한다면 좀 가혹한 명제가 될까? 아마도 궤변이고 역설이라 생각 하면서 이 명제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기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이 된다. 왜냐하면 추억이라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 되돌아본 과거의 일들이라는 조건이 붙는데, 그 현재라는 것이 과거 보다는 발전된 상황에 놓여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과거의 연장선에서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가 라는 것이, 되돌아 본 그 특정한 시점의 고생들이 추억이라는 감상적인 옷을 입는 가 그렇지 않고 잔인한 고통의 파편과 상처로만 남는가를 결정하는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상기에 언급한 그러한 종류의 추억이 반드시 있다. 부귀명성을 다 가진 사람, 흔히들 남부럽지 않게 사는 사람들 조차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아픔, 어려움, 고통이나 고뇌 이런 것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평범한 갑남을녀라 예외가 될 수 없다. 특히 한국을 떠나 영국으로 유학을 온 이후 주경야독을 하였던 그 시절은 정말 잔인하게도 어려운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물질의 빈곤함이 몸은 몰론 정신까지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까지 경험을 했었던 그 시절이었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모든 것들이 절대 부족했던 그 유학 시절, 마치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듯이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 주는 고마운 곳이 있었다. 아니 고마운 곳이 아니라 마치 필요한 모든 것을 뚝딱 하고 내 놓는 도깨비 방망이와도 같았다. 그래서 처음 그곳을 알았을 때는 신기함과 동시에 고마움이 함께 밀려 왔다. 그곳은 바로 “Charity shop’’ 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중고물품들을 파는 가계이다. 영국 사람들은 ‘SECOND HAND SHOP’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charity shop은 영국이 전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사회 봉사 기금을 모금하는 대표적인 시스템 인데 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순수한 민간기구이다. 한 마디로 ‘사랑’을 남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기 위해서 만든 고맙고 감사한 사람들의 마음들이 모여드는 그런 곳이다. 그리고 이 charity shop은 정말로 영국사람들의 사고와 삶의 철학을 잘 볼 수 있는 ‘지극히 영국적인 삶의 문화’ 라 할 수도 있다. 오늘은 이 사람들의 나눔의 문화를 한 번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먼저 charity shop의 운영 목적이 무엇일까? Charity shop은 ‘구제 사업을 위한 공익 기금 마련’을 위해서 존재한다. 그런데 이 ‘구제사업’ 이란 것이 영국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공익이란 광범위한 범주를 대상으로 한다.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Oxfam’ 을 예로 들 수 있다. ‘Oxfam’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기구를 출발 시킨 사람들이 다름아닌 옥스포드 출신의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었는데, 현재는 영국에서 가장 크고 광범위한 조직과 많은 가계들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영국의 사회적인 구제와 공익을 위해서 사용할 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기아문제 라든가 해외 각지에서 지진, 폭우 등등의 재난으로 사람들이 고난에 직면을 할 때 옷, 담요, 물, 의약품 등등과 같은 생활필수품들을 비행기로 공수를 해서 현장의 이재민들에게 공급을 한다. 따라서 ‘Oxfam’은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잘 알려진 구호단체 이다. Oxfam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단체들도 영국만 도와 주는 것이 아니라 해외의 모든 국가들에게 도움을 준다. Charity shop의 존재 이유와 목적이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이기에 전세계 사람들을 모두 이웃이라 생각 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사랑은 국경이 없다는 것을 다른 측면에서 해석을 하고 적용을 하는 것이다.

둘째 charity shop 에서 팔고 있는 내용물들이 도대체 무엇인가? 에 대한 궁금함이 발생할 것이다. 이익을 남기기 위한 비즈니스 가계가 아니기 때문에 매장이 크지 않다. 그렇지만 팔고 있는 종류는 매우 많은데 주로 가정에서 필요한 물건들이다. 주요 품목들을 나열해 보자면, 바지, 남방, 양복, 치마, 티셔츠, 점퍼 등과 같은 의복이 가장 많은 주류를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 그릇, 유리종류의 컵, 포크와 나이프 과 등과 같은 식기도구, 부피가 작은 가제 도구, 간단한 전자제품, 집안을 장식하는 각종의 아기자기한 장식품들, 교양서적에서 전문잡지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다양한 책들, 낡은 LP판 과 음악 CD들 등등 집에서 필요한 여러 종류의 잡동사니들이 죄다 있다. 한 마디로 만물상을 죄다 파는 벼룩시장과 같다. 그래서 물건을 사지 않은 오고 가는 행인들도 가계에 들러서 재미난 구경을 하듯이 둘러 보기도 한다.

▲ charity shop 은 정말 천차만별로 다양 하다.
셋째, 그럼 이러한 물건들은 도대체 어디서 조달이 되고 있는가?.
Charity shop 에서 팔고 있는 모든 물건들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공짜로 기증을 받고 있다. 영국 사람들은 의외로 많이 알뜰하다. 자신이 사용하다가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들은 그냥 버리지 않는다. 이사를 가거나 혹은 집 정리를 할 때 자신이 필요로 하지 않은 물건들이 있을 경우 봉지에 담아서 이곳에 가져다 준다. 이런 물건들은 상태가 아주 나쁘지 않다. 중고 물건이라 그냥 준다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더 이상 필요 없지만 남들에게는 필요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한다. 기증을 받은 물건들은 직원들이 다시 점검을 하고 정리를 해서 사람들에게 팔고 있다. 그런데 charity shop 이라고 모든 물건들이 다 중고물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Oxfam 과 같은 지명도가 있는 곳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이 많다.

여러 기업들과 회사에서 유행이 지난 물건과 제품들을 이곳에 공짜로 주기 때문이다. 즉 백화점이나 일반 상점에서 정품으로 팔던 물건과 제품들을 이 곳에 공짜로 준다. 따라서 유행이 지난 물건과 제품이지만 새것이나 진배 없는 물건들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살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기업이나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에 유익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기업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넷째, 그렇다면 이러한 가계들은 운영을 누가 하며 가격은 어떠할까?.
Charity shop의 운영 주체는 순수한 민간단체이다. 따라서 모든 charity shop들은 국가 혹은 지방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이 독립된 기구로 운영이 된다. 그리고 물건을 팔고 정리를 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다. 여기서 주목을 할 부분은 영국 사람들 대부분이 어떤 형태이든지 간에 charity 기구에 가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원으로 가입된 영국 사람들은 물건을 주던 아니면 노력 봉사를 하던, 아니면 작은 돈을 기부를 하던, 자신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봉사를 하고 있다. Charity shop 에서 팔고 있는 물건들이 값이 싼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공짜로 물건을 기부 받고, 자원봉사자들이 일을 하고 있으니 흔히들 이야기 하는 생산 비용이 거의 발생 하지 않다. 그래서 물건값은 거의 공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싸다. 예를 들자면 바지는 한국 돈으로 5천원 내외이고 남방은 4천원 내외, 상태가 아주 좋은 자켓이나 점퍼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CD 도 2천원 정도면 살 수가 있고, 책도 단돈 1천원에서 상태가 아주 좋은 것은 5-6천원 정도 한다. 그 외 가정에서 필요한 포크, 나이프, 접시 등과 같은 것은 한국 돈으로 몇 백 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따라서 Oxfam 같이 전통이 깊고 활동 범위가 넓은 자선단체 에서 운영하는 곳에서는 기업에서 물건들을 후원을 받기 때문에 전혀 사용하지 좋은 물건들도 정가의 70-80% 선에서 살 수가 있다. 결국 어느 charity shop 에 가더라도 한국 돈으로 1-2만 원 정도가 가지고 가도 필요한 물건들을 풍족하게 사가지고 올 수 있다.

다섯째, 그렇다면 영국에서는 이러한 charity shop 은 어떤 종류들이 있으면 현황은 어떠할까? 영국의 charity shop 은 정말 천차만별로 다양 하다. 덩치가 크고 광범위한 활동영역을 가진 단체들은 ‘trust’ 혹은 ‘foundation’ 의 형태로 운영이 된다. 그리고 조그만 자선단체나 기구들은 ‘charity’ 형태로 이해를 하면 된다. 그러나 그 단체나 기구가 ‘trust’ 이든, ‘foundation’ 이든, 혹은 ‘charity’ 이든 간에 모든 가계들의 운영 형태는 동일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냥 편리상 charity shop 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따라서 그 종류나 성격을 살펴보면, 빈민구제 단체, 부랑인들이나 노숙자를 돕는 단체, 동물 보호 단체, 노인들을 돕는 단체, 영국 적십자 기구, 심장병 단체, 전세계 빈민 구제 단체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성격의 단체나 기구들이 있다. 이렇게 많은 단체들이 영국 전역에 운영하고 있는 charity shop은 자그마치 총 189,061 개나 된다. 영국의 인구가 한반도 보다 조금 더 많은데 약 5천 9백 만 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니 이 정도의 인구에 저만한 charity shop들이 운영이 되고 있다는 증거는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이 charity shop에 관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주사람. 영국 옥스포드부룩스 대학에서 ‘음식 과 문화’ 에 관한 연구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런던에서, Eating, Dinning out Trend 분석 전문 컨설턴트 회사인 Fashionfood 21 Ltd 의 수석 컨설턴트(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 하고 있다. ESSEN, 주간조선, 주간경향,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과 사회, 음식과 문화에 관련하여 다양한 주제로 기사와 칼럼을 쓰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많은 charity shop 들이 잘 운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모든 국민들이 이 charity shop 들을 이용을 한다는 것이다. 사랑을 나누는 일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떠나 영국에 정착한지 17년에 접어 들고 있다. 세월이 깊이를 더할수록 이 섬나라에 대해서 보고 느끼는 것이 무게와 부피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다. 사람도, 조직도, 단체도, 국가도 심지어 제도 까지도 좋고 바람직해서 본 받고 싶은 장점이 있고, 반대로 이해가 되기 어려울 정도로 보기 흉한 단점들도 있다. 영국이라는 이 섬나라 또한 마찬가지여서 정말 훌륭해서 본받고 싶고 한국에 전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 가 하면,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 이런 일도 있을까 라고 의아할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은 우울하고 불편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볼 때 단점 보다는 장점이 아주 탁월하게 많은 나라가 바로 이 섬나라 영국이다. 수 많은 charity shop 들은 바로 장점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영국인들의 앞서간 생활문화라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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