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강균에 감염된 털두꺼비하늘소
백강균에 감염된 털두꺼비하늘소
  • 경주포커스
  • 승인 2013.10.02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주 둘렛길에서 느끼는 생태와 환경이야기2

경주포커스는 특별기획으로 진행중인 둘레길 탐사의 후기와 함께 탐사지역의 생태를 기록한 글을 <경주 둘레길에서 느끼는 생태와 환경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연재한다.
두번째 이야기는 경주시 내남면 안심2리(울주군 두서면 복안리)에서 박달4리까지 제6구간 생태이야기다.
이글은 필자가 9월13일 이 구간 사전답사를 한뒤 쓴 글이다.

▲ 이현정 <경주숲연구소장>
청명한 하늘을 보며 경주 시경계 둘렛길 사전 탐사 팀에 합류하기위해 길을 나섰다. 분명 가을이 다가 오고 있는데 일교차는 체감도를 높일 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선지 내 얼굴로 사정없이 햇볕은 강렬하기만 하다.

어느 덧 발길은 숲으로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리고 대장님의 어깨위로 두 탐사대원(별빛가람님과 글쓴이)의 헐떡거림을 걱정하는 눈빛이 흘러내린다.

이제 숲은 가을로 접어들었다.
숲길을 걸으며 한발 한발 내디딜 때 마다 열매가 붉게 익어가는 생강나무, 숲 땅 위로 살짝 올라와 검게 익은 선밀나물과 댕댕이 덩굴의 알알이 열매들…
힘겨웠던 여름을 곤충들과 온갖 미생물들에게 얼마나 제 몸을 아낌없이 내 주었던지 숲길 나무의 키가 크든 작든 상관없다.

▲ 진균종류에 감염된 어린물푸레나무 <사진=이현정>
싸리나무종류와 물푸레 어린나무들은 오늘 걸은 사전탐사의 3분의 1길이 정도의 숲길에서 내내 병든 모습을 내비친다.

흔히 작물재배를 하다보면 그해 온도가 높고 건조한 날이 반복되었을 때 재배식물들이 흔히 걸리는 것이 흰 가루병이라는 진균종류의 곰팡이균류에 감염 된 것이다.

올 여름 중북부와는 달리 경주지방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높은 온도 속에서 숲의 모든 생명체들은 건조인내심을 발휘하여야 했다.

▲ 떡갈나무 숲 <사진 = 이현정>
▲ 떡갈나무 잎. <사진=이현정>
옆 떡갈나무 숲에 바람이 분다.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 속에서는 떡갈나무가 곤충에게 내 주었던 자기 잎 몸이 보이지 않았다.
멈추었을 때 온 잎 몸에 살은 먹히고 갈색의 멍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물론 숲에서 나무로 태어나 나무로 살아가는 것은 제 몸을 내어 주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애벌레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잎을 갉아 먹고 나무속이며 껍질 가까이 나무가 부피 생장하는데 가장 위협을 가하는 형성층을 먹이로 하기도 한다. 어른벌레가 되어서는 다시 생은 쳇바퀴 돌듯이 나무에 산란관을 꽂고는 알을 낳는다. 마치 나무의 적이 된 것처럼…
하지만 숲의 생태계는 어떤 생명체에 있어서든 만만하지 않은 법이다.

▲ 백강균에 감염된 두꺼비하늘소. <사진=이현정>

힘겹게 고사리마을을 향해 거의 다 내려올 쯤 이었다. 역시 앞서 얘기한 모든 일의 마무리가 될 녀석이 나타나 준다.

백강균에 감염되어서 그대로 순식간에 제 몸이 굳어지는 줄 모르고 마비되어 생을 마감한 털두꺼비하늘소를 만났다.
백강균은 애벌레 몸에 산란관을 꽂아 알을 낳는 기생벌이나 기생파리 보다 더 곤충들에게 있어서는 강력한 죽음의 사자들이나 다름없다.
애벌레나 곤충의 몸에서 서서히 양분을 섭취하며 자라다가 역시 번식의 본능이 숲의 온도와 습도 기주의 몸 상태 등을 마치 정확하게 체크하듯이 점검하고는 이때다 하고는 포자를 내어 놓는다. 이들의 몸 밖으로.하얗게…

숲을 다니다 보면 이렇게 백강균에 포식되어 죽어간 녀석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나마 일반적으로 곤충은 통점이 없다. 인간의 기준에선 다행처럼 느껴진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곤충은 백강균이 자신들의 수를 조절해 주기를 바란 것처럼 결과물로 숲 가운데 덩그러니 한 마리 만나고 왔다.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