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신라왕궁은 복원될까?
2025년, 신라왕궁은 복원될까?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10.22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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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민들의 오랜숙원인 신라 궁궐은 가까운 시간내에 복원될수 있을까?

21일 문화재청 경주시 경북도가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신라궁궐 복원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밝힌 8개 핵심사업을 보면 △ 복원정비 사업은 월성․황룡사․동궁과 월지․월정교의 복원․정비 4개 사업 △ 발굴․정비사업은 쪽샘지구․신라방리제․첨성대 주변 3개 사업 △ 재발굴, 전시사업은 도심 대형고분 대상 사업이다.

이번 협약식과 관련해  시민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월성복원 정비 사업으로 보인다.
백제권과 비교해 신라수도였던 경주지역에 신라왕궁복원 필요성이 최근 몇년새 시민들의 염원으로 크게 대두된데다, 이날 협약식만 놓고 보면 2025년까지 마치 월성이 복원될  것으로 여겨지게 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및 첨부자료에서 월성,복원정비 사업기간을 2006년부터 2025년까지로 설정하고, 주요사업내용으로 월성내외부 발굴조사, 핵심유적 복원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밝힌 단계별 사업계획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1단계 사업기간(2014년~2017년)에 발굴및 심화연구를 거쳐 주요건물에 대한 복원 설계를 하고, 2단계 사업기간(2018년~2025년)에 주요건물의 복원을 ‘착수’하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월성복원은 2단계 사업 완료시점인 2025년에 가서 주요건물 복원작업에 착수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많은 시민들이 기대하는 대로 2025년에 주요건물이 복원 완공되는 것과는 다를 가능성이 큰 것이다.

▲ 단계별 사업계획 <문화재청 자료>.
사실이 이런데도 2025년까지 마치  월성이 복원되는 것으로 기대를 품게 한데에는 이같은 문화재청의 상세 계획을 경주시가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탓이 커 보인다. 

경주시는 21일 문화재청과 별도의 자료를 만들어 언론사에 배포하면서 신라왕궁 복원을 특히 강조했다. 핵심유적 옆에 별도로 신라왕궁을 표기하고 제목에서부터 마치 복원이 완료되는 것 처럼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최양식 시장은 21일 협약식에서 “과거정부에서 35년, 40년 추진계획이 12년으로 단축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이뿐만 아니다. 신라왕궁을 비롯하 핵심유적 복원 ‘역사적 합의’로 표현해 마치 이 사업의 추진이 이번에 처음으로 결정된 것 처럼 보이게 했다.

문화재청은 21일 보도자료에서 8개 핵심사업을 선정한 기준이 신라왕경의 핵심권역으로서 유적의 상징성과 기대효과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으며, ‘역사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선도사업 중심으로 선정’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변영섭 문화재청장도 2004년 제정된 고도보존특별법, 2006년 본격화된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발굴및 연구성과가 축적됐고, 복원 필요성이 확산됐다고 했다.

월성복원정비, 활용사 복원정비, 월정교 복원정비는 이미 2006년부터, 월정교 복원사업은 2010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명시한 8개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9450억원이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이미 1112억원을 들였기 때문에 앞으로 12년동안 8338억원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따라서 이 사업의 성패는 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다. .
과거 역사문화도시특별법등 경주시 만을 위한 특별한 법제정을 추진했던 것도 정부 예산이 단기간에 특정사업에 집중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은 30년간 3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했지만, 10여개의 선도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적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시민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시민들에게 지역발전의 기대를 갖게 하고 시민역량을 결집시키는 것은 당연히 행정기관이 해야 할 일이다.그러나 어디까지 사실대로 정확하게 알릴때 시민들의 역량을 제대로 모을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지역발전의 일대 전기를 맞이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시민들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갖게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겠지만, 지금부터 경주시가 해야 더욱 중요한 한 일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직면하게 될 수많은 과제들을 미리 미리 분석하고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착실하게 마련하는 것이다. 
 

▲ 21일 협약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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