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한수원, 우승 못지 않은 값진 준우승
경주 한수원, 우승 못지 않은 값진 준우승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11.24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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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추가시간 극적 동점골...연장 전반 통한의 결승골 허용

▲ 연장 후반 4분 경주문전에서 울산 미포조선 선수가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는 순간. <사진=네셔널리그 홈페이지 캡처>

경주 한수원이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챔피언 등극에 아쉽게 실패했다.

경주 한수원은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3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어웨이 경기에서 연장 후반 4분 울산 미포조선 이재원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2대1로 패배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날 4위(승점 37)에 올라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주 한수원은 창원시청, 인천 코레일을 차례로 꺾고 첫 우승을 꿈꿨으나 울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챔피언 결정전 종합전적 1무1패.

반면 시즌 정규리그 1위(승점 51)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울산은 2007, 2008, 2011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통합우승을 차지, 실업축구 최강자 자리를 되찾았다.

챔피언 결정전 2차전 경기결과는 한수원의 석패였지만  경주 한수원의 끈기와 투혼이 빛난 명승부였다.
11월에만 3주동안 내리 6연전을 치르며 바닥난 체력이었지만, 끈질긴 추격끝에 후반 추가시간에 기적같은 동점골을 넣을 정도로 뜨거운 승부근성을 발휘한 것.

경기 직전 한수원 축구단 송재철 단장(관리본부장. 전무)은 기자와 만나 “열악한 조건에서 챔피언 결정전까지 오른것만으로도 대단한 성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선수들과 미팅에서 ’최선을 다하되 몸은 다치지 말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러나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생각은 송 단장과 사뭇 다른 듯 했다. 
전후반 90분, 연장 전후반 30분...경기시간 120분동안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선수들은 이미 지난해 리그 최하위팀, 그리고 시즌 마지막날 4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 한 팀 선수가 아니었다. 창원시청과의 4강 플레이오프, 관록의 팀 인천 코레일과 플레이오프전에서 연전 연승하면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친김에 챔피언으로 등극하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있었다.

골기퍼 김태홍과 수비의 핵 이영균,공격의 출발 조주영등 공수에 걸쳐 핵심주전 3명이 한꺼번에 경고누적으로 결장했지만, 경주 한수원은 시즌 상대전적에서 미포조선에 1승2무로 앞섰던 자산김도 있었다.
파죽의 4연승으로 '내셔널리그 11월의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팀의 명예와 자부심은 뛰어난 경기력으로 펼쳐지는 듯 했다.

20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양팀은 전반전에는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선취 득점은 울산 미포조선이 넣었다.
전반 37분,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선민이 동료 김민기 선수의 논스톱 슛이 경주 한수원 골기퍼에 막혀 흘러 나오자 이를 다시 정확히 골문을 향해 차 넣은 것.

경주는 후반 세트피스 기회를 얻어내며 반격에 나섰지만,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좀처럼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후반전 초반은 대등하게 경기가 진행됐다. 그러나 경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우세한 울산이 리드하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설상가상으로 후반전 38분 공격수 유동민이 이날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 당하면서 승부는 울산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전 추가시간에 기적같은 동점골이 터졌다.
추가시간 3분 가운데 약 2분이 지나면서 울산 미포조선쪽 서포터즈쪽에서는 승리를 확정하는 듯한 응원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엇다.
극적인 동점골은 추가시간종료 1분여를 남기고 경주가 울산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어면서 시작됐다.
마지막 공격찬스, 세트피스 상황에서 문전으로 띄운 골을 경주 유준수 선수가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 한수원 신입사원 200여명이 응원하고 있다.

연장 전반 경주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자 다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 울산은 연장 후반 4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이재원이 천금같은 헤딩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경주 한수원은 포기하지 않고, 연장 후반 10여분동안  총력전을 펼쳤으나 선수 한명이 부족한데다 고갈된 체력으로 만회골을 넣는데는 실패했다. 

한수원으로서는, 1년전 리그 최하위의 부진을 만회하고, 내년 시즌 정상도전의 가능성을 보여준데 만족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준우승팀 경주 한수원은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우승팀 울산은 5000만원을 가져갔다.
<울산 종합운동장=김종득기자> 
 

▲ 챔피언 결정전 2차전. 코너킥 찬스에서 한수원 선수가 상대문전을 향해 절묘하게 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에게 잡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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