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경주지청, 경주최대 요양병원 비리 적발
대구지검경주지청, 경주최대 요양병원 비리 적발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11.29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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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인 부이사장 구속, 이사장, 원무과장등 3명은 불구속 기소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지청장 김주원)은 29일 거액의 요양보험금을 편취하고, 금품 제공을 통한 환자 유인, 의료재단 공금 횡령 등 운영과정에서 각종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경주지역 최대 요양병원을 보유한  A의료재단 전부이사장(58세) 1명을 구속하고, 의료재단 이사장(62)과 이 재단 산하 2개 요양병원 원무과장 2명등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수 대비 의사인력, 간호인력 확보수준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고, 등급에 따라 환자 입원료를 가감하여 지급하는 제도로서, 간호인력의 경우 1~8등급으로 구분되된다. 1~4등급의 경우에는 기본 입원료에서 60~40%가 가산되는데 반해 5등급은 기본입원료, 6~8등급은 20~50%가 감산되어 지급된다.

이들 피의자들은 비전담간호인력이나 비상근 조리사를 전담 또는 상근직원으로 둔갑시켜 가산인력으로 신고함으로써 실제로는 평가등급상 주로 2등급에 해당되는데도 불구하고 1등급으로 상향 평가를 받았으며, 심지어 6등급인데도 2등급으로 상향 평가를 받는 등 건강보험료를 부풀려 받아 내기도 했다.

2등급의 경우에는 요양병원 입원료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하고, 6등급의 경우에는 20%를 감산하여 지급하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70% 상당 입원료가 더 지급 받는 수법으로 장기간 건강보험료를 부당하게 많이 받아 온 것이다.

검찰수사 결과 이들 피의자들은  기존의 전형적인 환자 부풀리기 수법이 아닌 ‘입원료 차등제’라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새로운 범죄수법으로 거액의 요양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른쪽 상자내용 참조

검찰수사를 통해 이들 피의자들이 지난 2008년부터 적발될때까지  부당하게 취한 이득은 무려 11억원 가량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A의료재단 이사장 ㄱ씨(63)와 같은 의료재단 전 부이사장 ㄴ씨(58)는 2008년 10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간호업무를 전담하지 않는 간호인력, 비상근직 조리사를 전담 또는 상근인력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허위로 신고해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에 따른 상위등급을 받아 건강보험료 6억4600만원 상당을 편취하고, 환자 1만 6000여명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본인부담진료비 2억 5500만원을 더 받아내 내는 등 합계 9억원 상당을 편취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또한 2009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이사장 ㄱ씨의 부인을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것 처럼 속여 급여를 지급하거나 조리사자격증 대여자 및 시간제 조리사에게 상근직 급여를 지급한뒤 회수하는 수법 등을 이용하여  1억 9000만원 상당을 자신들의 호주머니에 채우기도 했다.(업무상 횡령)

뿐만아니라, 의료법에서는 환자 유치시 금품을 지급할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 환자 1인당 5~10만원씩 총 352명을 유치한 대가로 합계 4375만원을 지급한 혐의(의료법위반)도 받고 있다.

A의료재단 B지점 원무과장 ㄷ씨(36), C지점 원무과장 ㄹ씨(42)는 재단이사장등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사기)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부이사장 ㄴ씨의 경우, 14억원을 이 재단에 투입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면서 이번 범행을 주도한 점을 감안해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ㄴ씨는 부당하게 회수한 돈으로 경북지역에 또다른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번 사건수사에 대해 지역내 최대 요양병원에 존재하는 구조적인 비리를 확인하는 한편 비의료인이 요양병원을 설립하고 입원료 차등제를 악용하여 국민세금 성격인 건강보험금을 5년 넘게 조직적으로 빼먹은 구조적인 범죄를 엄단한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A의료재단 산하 3개 요양병원은 경주시 관내 규모가 가장 큰 요양병원으로, 전체 임직원 480명, 환자수 약 800명으로, 경주지역 전체 병상 수 1850개 중 40%를 차지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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