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한중일 청년작가 초대... '드로잉 경주'에 9000만원
③ 한중일 청년작가 초대... '드로잉 경주'에 9000만원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12.09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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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2014 경주시 예산분석

경주시가 올해 처음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드로잉경주’사업이 논란이다.
드로잉(drawing)경주, 경주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사업이다.

누가 경주를 그릴까?
경주시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에서 그림(회화)을 전공한 대학졸업생 혹은 대학원생이 그림을 그린다.
한국에서 26명, 중국과 일본에서 14명의 청년 화가들이 4박5일동안 경주를 여행을 하면서 경주의 풍광을 담고, 그 작품을 2011년부터 경주시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아트페어(솔거 그림장터)에 특별 전시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돈은 얼마나 들까?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청년화가들을 경주에서 그림을 그리게 하려면 당연히 돈이 든다.
외국 화가들을 경주에 오게 하기 위해 비행기 티켓 값이 들고, 40명이 경주에서 먹고 잠자는 데는 당연히 많은 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경주가 좋아서 경주를 그리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주시에서는 9000만원을 내년 예산에 편성했다.

누가 부담하나?
전체 필요한 예산 9000만원 가운데 2000만원은 경북도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7000만원은경주시가 부담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시의회 심사에서는 논란이 됐다.

▲ 9일부터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경주시 2014년 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은 의회 CC TV 모니터를 촬영한 모습이다.

논란이 되는 이유는 뭘까?
이 사업은 경주시가 돈을 민간단체에 지원해 시행하는 이른바 민간위탁사업이다.
이 사업은 내년에 처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주시가 자체적으로 계획한 것이 아니다.
경주에 있는 한 언론사가 경주시에 사업을 제안 했고, 경주시가 이를 수용해 예산을 지원하는 행사다.
민간단체 지원 형식으로 경주시가 이 사업을 시행하는 언론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화가선정은 어떻게 하나?
경주시에 따르면 초대되는 화가들은 한중일 차세대 작가라고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침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시의회 예산심의때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
한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미대졸업생만 1년에 3000명이다. 일본과 중국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그들중에서 누가 어떻게 초청화가들을 제대로 선정할수 있나? 그 정도 돈이라면 차라리 국내외 대가들을 초청해 작품을 남기게 하는게 훨씬 낫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예산편성 담당부서인 경주시 문화관광과 책임자는 “대가를 모시려면 더 많은 예산이 든다”고만 답변할뿐 이 사업의 타당성이나 필요성, 초청 작가 선정기준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조차 못했다.

한중일 차세대 작가를 초청해 '경주를 그리게 한다'는 이 사업은, 이 사업의 필요성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은 물론, 초청 작가 선정기준 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예산만 일단 편성한 것이다.

시의회 문화시민위원회는 심사를 벌여 전체 사업비 9000만원 가운데 경주시 부담액(7000만원)의 일부인 3000만원을 삭감했다.

결국 경주시 예산 4000만원, 경북도 예산 2000만원을 합쳐 최소한 6000만원을 들여 이 사업을 시행할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당초예산에서 일단 이렇게라도 편성하면  내년 5월쯤 추가경정 예산편성때  증액편성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경주의 한 신문사가 한중일 청년작가들을 초대해 경주를 그리게 하는 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들어가는 예산은,그것이 경북도 예산인가, 아니면  경주시 예산인가 하는 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돈도 결국은 시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조성됐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경주시 예산운용에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고,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집중취재-2014 경주시 예산분석]을 시작하며....
2014년 경주시 예산은 1조 40억원입니다. 총 규모로는 올해 당초예산보다는 210억원 규모입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서민들로서는 이 돈이 무엇을 할수 있을지 가늠할수 조차 없는 거액입니다.
이 예산은 경주시에서 편성하고, 그 예산안이 제대로 잘 됐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곳은 시의회가 유일합니다.
시의회는 3일부터 8일까지 상임위원회별로 심사를 벌인데 이어 9일부터 15일까지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시한번 심사를 합니다.
시의회 이외에 경주시 예산안을 감시하거나 들여다 볼수 있는 곳은 전무합니다.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가 도입한 주민참여 예산은 여전히 형식적이고 허울뿐입니다.

경주포커스는 경주시예산안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기획취재를 시작합니다.
우선 2014년 예산안에 대해 최근 시의회 상임위나 예결특위에서 거론된 것을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합니다.
판단은 오로지 독자들의 몫입니다.

12월 한달 동안 게재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세금이 허투루 사용되는지 여부를 앞으로 1년내내 지속적으로 집중 취재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경주포커스의 제한된 인력과 빈약한 취재력으로는 독자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 드리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민, 독자여러분의 참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시민들이 내는 세금이 필요한 곳에 제때에 제대로 쓰이는지, 경주포커스에 지속적인 제보와 관심,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제보전화 : 774-7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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