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해외시장개척?...지역상공계이외 인사 다수 포함 실효성 '갸우뚱'
아프리카 해외시장개척?...지역상공계이외 인사 다수 포함 실효성 '갸우뚱'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1.11.01 16:40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주시가 단원 구성주도...관주도 시장개척 활동에 논란

 
경주시가 거액의 예산을 지원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해외시장개척단을 파견했지만, 경주시의 주도로 경주지역 상공계 이외의  인물을 상당수 포함시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시는 지난 10월29일부터 11월5일까지 6박8일간의 일정으로 마다가스카르에 해외시장 개척단을 파견했다.

해외시장 개척단의 공식단원은 이정우 경주상공회의소 회장 등 11명으로 구성됐으며, 최병종 경주시 경제산업국장, 기업지원과 공무원 2명 등 시청 공무원 3명이 실무자로 동행했다.
해외시장 개척단에는 자비를 들여 기업체 직원과 학원장 등 2명도 동행해 모두 16명이 참여하고 있다.

경주시는 11명의 공식 해외시장개척단원에게 1인당 200만원 이상의 왕복항공비와 여행보험료 등 총 2700만원의 경주시 예산을 지원했으며, 공무원 3명의 항공료와 체재비등 약1000만원은 경주시 예산을 들여 동행했다.

이 해외시장 개척단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문젯점이 제기된다.
먼저, 11명의 해외개척단 단원 가운데 경주지역 지역상공계 이외의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시장개척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주시는 이번 해외시장 개척단 파견목적으로 △수출품목 개발과 판로개척 △현지기업과 지역중소기업간 연계수출 기반조성 △마다가스카르가 보유한 풍부한 자원의 공동이용 및 활용방안 협의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11명의 공식 해외시장개척단 가운데 기자 2명, 경주 YWCA 박 모회장(의류대리점),한국유소년축구연맹 김모회장, 의료분야 김모원장등 5명의 경우 비경제계인사들로 해외시장개척활동과의 연관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나머지 6명은 자동차부품회사를 경영하는 이정우 경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 3명, 하모 경주수협조합장, 농산물가공업체 김모 대표, 농기계대리점을 운영하는 황모 대표 등이다.

항공료와 체재비등 경주시의 경비 지원없이 자비를 들여 동행한 참가자 2명의 경우, 이모씨는 이정우 경주상의 회장 소유의 기업체 직원이며, 조모씨는 영어학원장으로 김모 공식 해외개척단원의 인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인적구성으로 마다가스카르라는 국가를 상대로 얼마만큼의 시장개척 실적을 올릴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데 대해 경주시 기업지원과 최정환 과장은 “ 수산업, 의료, 봉사등 각 분야별로 인원을 포함한 것은 민간차원의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시장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모 유소년축구연맹회장의 경우 경주에서 매년 개최하는 유소년국제축구대회의 활성화를 위해, 의료인 김모씨와 의류업체 대표로 참여한 박모 YWCA 회장은 봉사활동 확대차원에서, 기자들은 보도 및 민간교류 확대를 위해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당초 해외시장개척단 구성단계에서부터 지역상공계의 의견은 거의 배제된채 사실상 경주시의 주도로 구성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상공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이정우 경주상의회장 이외에 2명의 기업체 대표도 참가하기로 했으나 경주시에 의해 제외되는 등 상공인은 물론 전체 단원구성에 경주시가 사실상 주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최정환과장은 “전체 단원편성은 최병종 경제산업국장이 총괄했고,자동차 부품업체 참가자는 경주상의 이정우 회장과 협의했다”면서 “나머지단원들은 최 국장이 향후 교류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인사나 봉사단체장을 비롯해 다수의 경제계 인사들도 각 직능, 업종 혹은 단체별로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직능, 업종, 단체별 대표 자격으로 추천을 통해  참가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경주시가 개별참가자와 협의를 거쳐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해외시장 개척단 구성단계에서부터 수요자인 기업체 중심이 아니라 경주시의 주도로 구성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 지난 6월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한 경주시관계자들이 정부관계자와 협의하는 모습.
경주시가 11명의 해외시장 개척단에 지원한 항공료등의 예산지원근거가 희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통상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사업은 중소기업진흥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등이 지자체와 와 협력해 해외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무역사절단을 구성해 해외에 파견하고, 현지 바이어와의 수출상담 관련 경비를 지원해 줘 중소기업의 수출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보조사업이다.

민선지자체 이후 외유성 해외 세일즈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엄정한 시장조사를 통해 성과가 기대되는 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체를 엄선하고 구매력이 크거나 떠오르는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KOTRA의 해외시장 조사대행 서비스, 지사화 사업 등을 통해 타당성 조사를 거쳐 실익위주로 운영하는 추세다.

그러나 경주시는 올해 경북도나 코트라(Kotra) 대구경북본부가 주관하는 해외시장 개척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이번 해외시장개척사업단을 구성했다.
코트라등을 배제한채 경주시가 선정한 해외시장개척단원들에게 경주시가  독자적으로 예산을 지원한  근거는 대단히 희박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특혜시비가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최정환 경주시 기업지원과장은 “매년 이맘때쯤 코트라Kotra)에서 주관하는 해외시장 개척단에 지역소재 기업이 동행할 때 경주시가 지원하는 예산규모에 맞춰 경비를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한 법적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경주시와 마다가스카르 공화국의 교류는 지난 5월 경주WTF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때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 시의회 라마로피디 의장이 경주를 방문한 인연으로 최양식 시장을 초청하고, 최시장이 지난 6월 케냐에서 열린 제90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집행이사회에 참가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 나라를 방문한 것을 기점으로 교류가 전개되고 있다.

최 시장이 지난 6월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했을때에는 경주지역 2개 업체 대표와 기자 1명, 경주시공무원이 동행했으며, 이번 해외시장 개척단에는 당시 동행했던 기자 및 당시 동행했던 자동차 부품업체관계자의 아들 1명이 11명의 공식해외시장 개척단원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는 이번해외시장 개척단 파견에 대해 마다가스카르 정부고위 인사와 협의를 거쳐 파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마다가스카르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초청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시가 해외시장개척단을 파견한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남동쪽 인도양의 인구 2천만 규모의 섬나라로, 지난해 1인당 GDP는 392달러에 불과한 빈곤국이다.

한편 인근   박승호 포항시장을 비롯 최영우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역기업인 13명으로 구성된 해외방문단이 10월29일부터 11월 6일까지의 일정으로 마다가스카르와 베트남, 필리핀 등을 방문하고 있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