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후보와 사찰주지의 '닮은 꼴 기자회견'
최양식 후보와 사찰주지의 '닮은 꼴 기자회견'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4.05.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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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득기자의 경주읽기

최양식 경주시장 후보(새누리당. 기호1)가 스마트 시티 건설을 주요정책공약으로 제시했다.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한 입장도 일부 밝혔다.
29일 오후2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다.

▲ 최양식 후보가 지난 4월3일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5월29일 기자회견의 경우 경주포커스는 개최사실을 통보받지 못해 현장 사진이 없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 후보는 스마트시티 건설을 주요공약으로 제시했다.
스마트 경주는, 정보과학기술과 각종 융합기술을 통해 도시 구석구석까지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람과 사물, 도시와 도시 간 상호 정보유통이 가능하게 되는 경주를 뜻한다며 '스마트 경주'를 위해 폭넓은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뿐만아니다.
최 후보는 최근 일부 언론에 의해 제기된 모 사찰주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관련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박병훈 후보와 박모씨, 허위사실을 신문에 게재한뒤 평소보다 많은 부수를 발행해 무작위로 배포한 A신문에도 엄정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가 30일 실시되는 사전투표를 목전에 두고 기자회견을 연 것을 보면 이날 제시한 스마트 시티건설은 틀림없이 중요한 공약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에는 기자회견 개최 사실을 알리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준비중인 정책을 경주포커스가 시민들에게 알릴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

지난 24일 첫보도 이후, 최 후보 혹은 최 후보측이  제기된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27일 발표한 보도자료 배포에 이어 29일 기자회견이 두 번째다.
그러나 정작 의혹을 제기한 <경주포커스>는 27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받지도 못했고, 29일 기자회견을 연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었다. 보도자료는 보내지 않았고, 기자회견 개최는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자회견 개최사실 조차 알려주지 않았고, 또한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질문을 하지 않음으로써, 최 후보 본인이 사찰주지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비롯해, 5월8일 심야에 사찰주지와 나정에서 만난 것은 사실인지 여부, 만났다면 왜 만났는지,  사찰주지가 문자메시지에서 언급한 '5년전 자료'의 내용은 무엇인지 등 최 후보 본인이 밝혀야 할 많은 것들은 여전히 궁금증으로 혹은 의문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B사찰 주지가 29일 오후 경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 후보는 29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한  '불통' 원인을 '열심히 일한 탓'으로 돌렸다고 한다.
”경주시장에 취임한 후,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오로지 경주발전에 몰두하면서 4년을 보냈고, 그러다보니 그동안 재선에 필요한 조직관리 등의 일에는 전혀 눈을 돌리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급기야 ‘불통’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됐다”는 것이다.

상대후보들이 지적하는,양북면 장항리로 정해져 있던 한수원본사 경주도심이전 추진등 행정에서의 ‘독선’과 ‘불통’의 이미지가 쌓인 것은 외면한채 “오로지 경주발전에 몰두 한 탓“이라며 자신을 자랑하는 방향으로 돌린 것이다.

최 후보측은, 이번에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취재기자에게는 기자회견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물론
MBC 취재기자에 따르면 캠프 핵심관계자는 “29일 기자회견은  질문은 받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최 후보에게 ‘불통’의 이미지가 쌓였다면, 최 후보 본인이나 측근들의 이런식의 행태도 한 원인을 듯 싶다.
불편하지 않게 하는 언론사 기자들 앞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전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방통행'일뿐 결코  진정한 소통의 방식은 아닐 것이다.

최 후보가 기자회견을 한지 2시간여 지나, 오후 4시30분경에는 의혹의 당사자인 사찰주지가 처음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진실공개'라고 이름붙인 기자회견을 한다면서, 자신을 두번이나 만나 취재를 한 뒤, 의혹을 제기한 <경주포커스>에는 사전에 알리지도 않았고, 회견장에 모인 수많은 기자들의 질문도 일절 받지 않았다.
 
스스로 '불가에 귀의한 스님'이라면서도, 선글래스와 마스크. 깊숙히 눌러쓴 모자로 얼굴을 가린채 나타난 사찰주지는, 자신의 주장만 5분여동안 일방적으로 낭독했다.

최 후보와 관련된 의혹중 일부에 대해서만 일방적인 주장을 펼친 주지는, 박병훈 후보에 대해서는  겁박수준의 발언을 하며 오히려 의혹을 더욱 부풀려 놓고 돌아갔다.
사찰주지는  "추후 어떤 변명이나 다른 허위사실을 유포할시 박 후보에 대해 이 이상의 사실을 폭로할 것"이라는 말을 끝으로 일방적인 낭독을 마친 뒤 질문하는 기자들을 피해 황급히 달아났다.  

'진실공개'와는 너무나 동떨어 질 뿐만아니라,  '기자회견'이라고 부르기 조차 한심한, 참으로 민망한 수준의 행태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매스컴 대사전>은 '기자회견'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언론사 기자들과 뉴스 가치가 있는 인물간의 질의응답식 회합. 영어로는 프레스 콘퍼런스(press conference) 또는 뉴스 콘퍼런스(news conference)라고 한다."

▲ B주지가 회견직후 기자들을 피해 황급히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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