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훈 황진홍 단일화 했어도 최양식 후보 당선
박병훈 황진홍 단일화 했어도 최양식 후보 당선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4.06.11 15: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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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되짚어 보기] ② 여론조사, 투표결과로 본 단일화 효과

6.4 경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를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일부 엇갈리기는 하지만 대체적인 분석은 박병훈, 황진홍 후보가 단일화를 성사시켰더라도 새누리당 최양식 후보의 승리로 끝난 선거결과가 그대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 최양식 경주시장 당선인이 4일 밤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최양식 후보는 48.2%(5만9554표), 무소속 박병훈 24.5%(3만254표), 황진홍 13.8%(1만7103표), 최학철 7.7%(9512표)를 받았다.
투표결과만 놓고 보면 최양식 당선인은 무소속 후보 3명이 얻은 표 득표 5만6869표(46%)보다 2685표, 2.2%포인트 차로 앞선다.

무소속 후보 3명이 단일화를 이뤘어도 당락이 뒤바뀌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은 이런 투표결과를 토대로 보면 매우 설득력이 있다.

뿐만아니다.
무소속 최학철 후보는 일찌감치 완주를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단일화 논의에서 빠진점을 감안하면 무소속 박병훈, 황진홍 후보 2명이 단일화를 성사시켜도 선거결과를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실제 투표결과 박,황후보의 득표율 합계는 38.3%로 최양식 후보에 10% 포인트 차이가 난다.

단일화의 실제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2년전 국회의원 총선에서 무소속 김석기, 정종복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기는 했지만 당시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정수성 후보를 이기지 못했다는 투표결과를 예로 들기도 하고, 박병훈, 황진홍 후보의 지지층이 워낙 이질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단일후보가 정해졌어도 양측 지지자들의 이탈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있다.
이같은 결과는 어디까지나 투표결과일뿐, 선거운동 초반에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켰더라면 최소한 최 후보와 초박빙 접전을 벌였거나 최 후보를 누르고 단일후보가 승리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않다.

최양식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긴 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교체지수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데다, 공천과정에서의 잡음을 고려하면 후보단일화는 큰 반향을 불렀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 무소속 박병훈 경주시장 후보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후보단일화 협상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박병훈 후보가 새누리당 경선여론조사 도중에 경선후보 자격을 박탈당함으로써 박후보 지지자와 새누리당 경주시당원협의회 핵심당원들의 새누리당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고, 시민들 사이에서 박 후보에 대한 동정여론이 확산됐던 점을  감안하면  선거운동 초반에 박 후보로 단일화가 성사됐다면 선거결과는 달라 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른바 컨벤션효과로 불리는 여론 상승효과가 나타났을 것이고, 새누리당 이탈층과 새정치민주연합, 부동층을 대거 흡수하며 막판 역전이 충분히 가능할수도 있었다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눈여겨 볼 여론조사가 있었다.
<경상투데이>가 5월19일과 20일 이틀동안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경주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95% 신뢰수준 ±3.1%)

투표일을 꼭 2주일 앞두고 실시한 당시 여론조사는 실제 투표결과와 매우 비슷하다는 점에서 새삼 주목된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 5명을 대상으로 한 후보지지도 조사에서는 최양식 44.2%, 박병훈 27.8%, 황진홍 11.0%, 최학철 7.7%, 이광춘 2.4%, 지지후보 없다 6.9%로 나타났다.
6월4일 실제 투표결과와 오차범위내로 근접할 정도로 정확했다.

<경상투데이>는 5월21일자 신문에서 이 결과만 보도한뒤 5일뒤에는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도 보도했다.
먼저, 최양식 후보와 박병훈 후보가 맞붙는 가상대결에서 최양식 후보는 46%의 지지율로 31.3%의 박병훈 후보를 14.7% 포인트 앞섰다.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응답자는 당시 시점에서 22.7%였다.

둘째, 최양식 후보와 황진홍 후보가 대결하는 가상대결에서는 최양식 후보가 44.0%, 황진홍 후보가 25.3%로 나타났다. 최 후보가 18.7% 포인트 앞섰다. 부동층은  30.7%였다.

셋째, 무소속 단일후보 지지도를 묻는 조사에서는 박병훈 34.2, 황진홍 22.9, 최학철 13.3%로 나타났다.

이 3개의 이 조사결과를 놓고 보면 두가지 결론을 유추할 수 있다.
최양식 후보와 맞붙는 후보로 박병훈 후보의 경쟁력이 황진홍 후보 보다 상대적으로 앞섰다는 것과,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각각 22.7%, 30.7%의 비율을 보인 부동층의 향배에 따라 승부가 달라질수도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후보단일화 논의는 지루한 공방 끝에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단일화가 결렬된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황진홍 후보가 최양식 후보와의 경쟁력에서 자신이 박 후보 보다 앞선다고 판단했던 것도 주요원인으로 꼽을수 있다.

황 후보는 박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최양식 후보와 맞붙을 경우를 상정하고,  2명중에서 누가 더 적합한가 혹은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가를 여론조사를 통해 물어 보자는 입장을 내내 고수했다.

단일화 협상이 초읽기에 몰린 5월28일밤 박병훈 후보가 7.5% 인센티브를 제시한끝에 후보 5명에 대한 단순지지도 결과를 묻는 방식으로 합의에 이르기는 했지만, 경쟁력을 묻는 방식에 대한 미련은 내내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언론에 대한 오랜 불신, 여기에 상대 후보에 대한 불신이 겹치면서 후보단일화는  끝내 성사되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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