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과 견학...퍼주기로 시장개척?
상담과 견학...퍼주기로 시장개척?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1.11.08 17:4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시장개척단 활동성과 자랑한 보도자료를 보고....

▲ 마다가스카르 방문단<사진 경주시제공>
경주시가 거액의 예산을 지원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해외시장개척단을 파견한 것을 두고 <경주포커스>는 11명의 해외시장 개척단 가운데 무려 5명이나 지역 상공계와는 거의 무관한 인사라는 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등과 사전 조율없는 경주시 독자적인 해외시장 개척단의 실효성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한바 있다. [기사보기] http://www.gj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1

지난 10월29일부터 11월5일까지 6박8일간의 일정으로 마다가스카르로 해외시장 개척단을 파견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11명의 공식 시장개척단의 왕복항공료등 2700만원, 경주시 공무원 3명의 출장여비 1000만원을 합하면 어림잡아 3700만원.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등이 지방자치단체와 해외시장개척단을 파견할 경우 대개 참가 기업에 대해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치게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경주시는 시장개척단이라는 이름을 내걸어 놓고도, 경주시가 일방적으로 인원을 선발했고, 그 인원조차 도무지 시장개척과 무슨관련이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 이른바 외유성 해외개척단으로서 예산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점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했다.

<경주포커스> 보도이후 일부 지방지가 이를 보도했고, 경주시에 대한 비난여론이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6박8일동안의 일정동안 어떤 성과를 남겼을까?
경주시는 8일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엿볼수 있는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일제히 배포했다.

다음 상자안 내용은 경주시가 8일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이다.

▲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사진 경주시>
경주시가 아프리카 자원부국 마다가스카르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상호교류를 활발히 실시하고 있다.

시는 올 6월 한 차례 방문한 이래 10월 29일부터 11월 5일까지 8일간 마다가스카르 현지에서 시장개척단 활동을 펼쳤다.

인구 2천만 명의 아프리카 남단의 마다가스카르는 1인당 GDP가 500달러로 빈곤하지만 사막석유(모래 속 석유) 매장량은 세계 2위다. 3모작이 가능한 농업환경과 낙농 등 풍부한 지하자원과 비옥한 농토 등이 장점이다.
경주시가 마다가스카르와 교류를 시작한 계기는 지난 5월 열린 2011경주WTF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때 이 나라 수도 안타나나리보 시의회 라마로피디 의장이 경주를 방문한 것이 인연이 됐다.

라마로피디 의장은 최양식 경주시장을 지난 6월 초청했으며, 이어 지난 8월에는 최 시장이 경주에서 열린 화랑대기 유소년 국제축구대회에 마다가스카르 팀을 초청해 양측의 교류가 활발해졌다.

이번 2차 방문에서 시장개척단은 마다가스카르 투자청 관련자 상담과 현지교민기업인들과의 수출`입 관련 상담을 하고, 마다가스카르 주요 산업시설 및 시장 견학, 기초 소비재 소비성향 분석 등을 했다.

또 자넬 대통령 경제통상특보의 안내로 이 나라 농산부와 재경부, 투자청 등 각 부처를 방문해 양측의 협력관계를 논의했다.

특히 이번 시장개척단 일행으로 방문한 한국유소년 축구연맹 김휘 회장은 마다가스카르 축구협회 아흐마드 회장과 회담을 갖고 수도인 안타나나리보에 축구장 건립과 축구지도자 파견 등을 협의했다.

김 회장은 “축구 열기는 대단히 높지만 축구 시설 등이 열악하다”며, “아흐마드 회장이 축구장 부지 지원을 약속해 기본적인 시설지원과 지도자 파견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 경주시>
또 마다가스카르 현지의 의료사정과 의료봉사활동 등 의료분야를 담당했던 김덕영(지오스트 진성해외의료봉사단 회장) 원장은 내년 6월 중순쯤 언청이로 고통을 겪는 이 나라 50여 명에게 언청이 수술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덕영 원장은 "이번 방문은 내년 의료봉사 활동을 위한 사전점검 차원이였다"며 “마다가스카르 성바오로 수녀회 마리쁠레트 수녀님이 대상환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마다가스카르에 해외 의료선교 활동을 하는 이재훈(마다가스카르 도립병원장) 선교사가 도립병원에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의료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모든 활동이 경제교류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또 농산물 가공 분야의 김무영 ㈜젠셀 대표는 식용유 공장 인수 검토에 나섰고, 황상한(국제농기계 경주대리점) 대표는 트랙터와 경운기 등을 지원하는 것을 협의했다.
경주시 해외개척단 이정우 단장은 “두 번째 만남으로 양측이 많이 가까워져 일부 분야에는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자주 만나서 양국이 필요하고 모자라는 것을 연구하다 보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길게 썼지만 내용은 간단하다. .
보도자료에서 밝힌 것은 다양한 상담과 견학, 시찰실적이다.

먼저 상담실적.
보도자료를 보면, 마다가스카르 투자청 관련자 상담,현지교민기업인들과의 수출입 관련 상담 및 마다가스카르 주요 산업시설 및 시장 견학, 기초 소비재 소비성향 분석, 자넬 대통령 경제통상특보의 안내로 이 나라 농산부와 재경부, 투자청 등 각 부처를 방문해 양측의 협력관계를 논의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됐다는 건가? 물론 상담했다고 해서 실적이 당장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든 '상담했고, 견학하고 시찰했다'는 내용이외에 의미있는 성과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다음은 구체적인 실적.
길게 설명했지만, 한국유소년축구연맹 김휘회장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 축구장 건립과 지도자 판견을 ‘협의’한 것, 의료인인 김덕영씨가 이나라 언청이 50명에 대한 수술을 실시하기로 한 것. (주)젠셀 김무영 대표가 식용유 공장 인수를 검토한것, 황상한 농기계점 대표가 트랙터와 경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이 전부다.

언청이 수술, 트랙트와 경운기 지원, 축구장건립등 이 나라를 지원하는 사업을 제외하면 식용유 공장 인수 검토 이외에 경주시의 시장개척과 연관지어 볼수 있는  실적은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의료지원 활동을 통해 향후 경주시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개척에 도움이 될수도 있다.
이 역시 시장개척활동으로 볼수는 있겠다. 포항시가 비슷한 시기에 그나라에에 대규모 병원을 지어 기증한 것은 애써 무시할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기다란 내용의 보도자료 어디에도 수많이 진행했다는 '상담'을 통해 수출을 계약했다거나 그 나라의 어떤 지하자원을 어떻게 이용하기로 했다는 것과 같은, 이른바 ‘시장개척과 직결되는 실적’으로 볼수 있는 내용을 찾기는 어렵다.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주시민들이 낸 세금을 쓰면서까지 시장개척 활동을 했다면,그 활동을 통해 지역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만한 결과물을 도출하거나,당장의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면 최소한 이러한 시장개척 활동을 통해 장차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떻게 기여할수 있는지 정도는 설명할수 있어야 시민세금 사용의 정당성을 확보할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개별기업에 대한 특혜 혹은 외유성 시장개척활동이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경주시는 이번 해외시장 개척단 파견목적으로 △수출품목 개발및 판로개척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현지기업과 지역중소기업간 연계수출 기반조성 △마다가스카르가 보유한 풍부한 자원의 공동이용 및 활용방안 협의등이라고 밝혔었다.

시장개적단이 경주지역 경제활성화에 도무지 어떤 도움을 주었고, 앞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수 있는가?
기자는 도무지 알수가 없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퍼주기 약속하고 와서 시장개척했다고 자랑한다고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다.
최양식경주시장에서부터 기업지원과 직원에 이르기까지, 이번 해번외시장개척단 파견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경주시공무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 보기 바란다. 

이번 해외시장개척단은 과연 필요했었나?
설정한 목적은 타당성이 있었나? 
애당초  목적한 바는 과연 어느정도 달성했는가?
만약, 만약에,
그 돈이 내 호주머니에서 나간다고 해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러한 인적구성으로, 저 멀리 아프리카 마다가카르공화국까지 시장개척단을 과연 보낼수 있었을까?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