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둘레길 숲, 귀화식물들의 이야기
9월의 둘레길 숲, 귀화식물들의 이야기
  • 경주포커스
  • 승인 2014.09.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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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경주 둘렛길 생태와 환경이야기 <13> 시티재~삼성산~자옥산

이 글은 9월20 안강 시티재~삼성산~자옥산까지, 제17차 둘렛길 탐사의 생태와 환경 이야기입니다.

▲ 이현정 <경주 숲연구소>
9월20일 17차 둘레길 탐사가 시작되었다.
일행과 함께 둘레길 숲으로 들어섰다. 곧장 오르막이 나타났지만 천천히 올랐다.
숲의 능선을 타기위해 오르고 있지만 아직 습기가 느껴지고 또한 계절은 9월의 끄트머리를 향하고 있지만 여전히 햇빛은 목마름을 타오르게 하고 땀은 주체할 수 없이 턱선 끝에 다다라 있다.

어느 정도 산을 올랐을까? 가을이 다가 오고 있음을 알리는 국화과의 식물들이 계속 나타난다. 숲을 오르기 전에 이미 들판에서부터 말이다. 미국쑥부쟁이는 국화과의 귀화식물이지만 9월인 지금의 계절에 들과 산을 하얗게 물들이고 있다.
귀화식물이란 우리나라로 들어올 때 철도의 침목, 미군의 군화발 그리고 농산물 속에 묻혀서 이 땅에 들어 와 적응해서 야생화가 되는 식물을 말한다.

▲ 귀화식물 미국 쑥부쟁이 <사진=이현정>

▲ 자생식물 까실쑥부쟁이 <이현정>
처음부터 숲으로 들어올 순 없었다. 우리나라의 토종식물들과 싸워 이길 승산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귀화식물들은 대부분 빈터나 공터 그리고 비행기장 등 경쟁자들이 별로 없거나 아예 없는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여기서 번식하는데 무리가 없었다면 이내 서서히 숲 입구에 나타나고 어느틈에 마을 큰 숲길까지 들어와 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둘레길 숲길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들은 번식하는데 있어서 강력한 힘을 가졌다. 국립공원에서 조차 미국쑥부쟁이를 제거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경주국립공원 이곳저곳 지천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아직 삼성산 정상으로 가는길에 미역취, 삽주, 까실쑥부쟁이, 참취 등등 여러 자생식물들이 보인다. 물론 중간에 귀화식물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붉은서나물 또한 귀화식물이다. 숲 길가에 이들이 드문드문 피어있지만 이들은 국화과의 한 종으로 양성화의 번식전략으로는 가장 진화한 종들이다. 열매를 맺게 되면 민들레 열매가 퍼지듯 갓털을 달고 날아 멀리멀리 간다. 하지만 숲 자체가 완충지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내 머리위로 신갈나무, 상수리, 굴참나무 등등의 참나무 종류의 큰 잎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고 발 밑에는 어린 참나무들이 계속 보인다. 이들의 튼튼한 생장은 한 해씩 지날 때 마다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늘이란 식물이라면 가장 기본적으로 또한 물리적으로 피하고 싶어 하는 조건이다. 그래서 빈터의 햇볕의 양을 듬뿍 받아 승승장구하면서 숲으로 돌진했던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선 분명 숲은 녹록지 않다.

삼성산을 지나 자옥산으로 향하는 숲길은 더욱 어두워지고 우리는 또다시 올랐다.
특별히 내 눈을 자극할 만한 식물은 나타나지 않는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저 9월의 늦더위가 등뒤로 내려앉아 무겁게만 느껴지고 불어오던 얕은 바람도 멈추어 버린다.

▲ 자생식물 참취 <이현정>

▲ 자생식물 그늘돌쩌귀 <이현정>

자옥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순간 숲은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잘 보이지 않던 왕팽나무와 느티나무가 보인다. 그리고 늘 언제 나타날까 기다린 미나리아재비과의 초오속 그늘돌쩌귀! 초오속 식물들은 대부분 유독식물이다. 사극에 종종 등장해 화살독으로 사용하는 장면이 보일 때가 있다. 이렇게 거의 17차 둘레길 탐사가 끝날 무렵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역시 어두운 자옥산을 빠져나오면서 숲은 다시 귀화식물들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망초, 큰망초 그리고 돼지풀 등등 이들 역시 국화과 식물로서 숲으로 돌격할 태세로 기세등등하게 서있다. 과연 자옥산은 어디까지 내어줄 수 있을까? 자옥산은 무척이나 어두운 숲속으로 진을 치고 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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