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보다 젯밥?...월성1호기 경주시의회의 진심은 뭔가?
염불보다 젯밥?...월성1호기 경주시의회의 진심은 뭔가?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5.01.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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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득기자의 경주읽기

▲ 2012년 11월19일 월성원전 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뒤 구호를 외치는 경주시의원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 이하 원안위)가 월성 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 여부를 두고 격론을 벌이고 있던 15일, 경주시의회는 전체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2시부터 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 안건은  무려 11개였다. 한국수력원자력(주)과 관련해 월성1호기 계속운전등 5개의 안건을 비롯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신라왕궁 발굴조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경주방폐장 운영계획, 찬반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충효동 대형마트 건축허가등의 안건을 심의했다. 
월성1호기 계속운전은 이날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다루기로 한 11개의 주제중 하나였을뿐이었다.

간담회 발언만 놓고 보면 경주바깥의 국민적 관심은 월성1호기 계속운전에 따른 경제성, 안전성에 모아졌지만, 정작 경주시의원들에게는 그런 문제들은 '관심 밖'인듯 했다.

일부 의원들에게서는 한창 심의가 진행중인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승인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는 듯한 분위기 마저 감돌았다.

시의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계속운전이 승인될 경우 이른바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한수원이 경주지역에 내놓을 발전기금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이를 협의할 주민대표 기구로 한수원이 현재까지 나름대로 설정해 둔 동경주지역대책위원회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시의원들은 지난해 10월, 월성1호기 주변 3개 읍면 주민들이 발족한 ‘월성1호기 동경주대책위원회’가 경주시민들을 대표하는데 문제가 있다며  이 단체를 협의기구로 설정한 듯한  월성원자력본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시의원들은 이 문제를 협의할 대화 창구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대안은 일절 내놓지 않으면서 ‘시민전체의견수렴을 선행해야 한다’는식의 공허한 주문을  여러명의 의원이  반복해 쏟아냈다. 

▲ 윤청로 월성원자력본부장이 15일 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시의원들이 지적한 대로 월성1호기에서 치명적인 대형 사고가 발생하다면 그 피해영향권은 비단 월성원전 인근지역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점에서 월성원자력본부가 원전 인근지역 3개읍면 주민대표들 하고만 이른바 수용성 제고라는 이름으로 지역협력사업에 대해 협의를 한다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윤청로 월성원자력본부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원안위에서 계속운전 승인이 나면 시의회의 참여방안을 강구하고, 원전과의 거리, 시민전체 수혜방안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역협력사업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동경주 대책위의 대표성을 계속 문제삼는가 하면, 경주시민 전체의 대표성있는 대화기구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은 시의회 혹은 시의원들을 배제하거나 소외시키지 말라는 요구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해 보였다.

계속운전이 승인되면 경주시에 얼마를 내놓을지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그동안 일부 의원들이 비공식적으로 거론했던, -적어도 고리원전 1호기 계속운전승인 과정에서 기장군이 받았던 지역발전지원금 1300억원은 넘어서야 한다-발언이 공식석상에서 표출되지 않은 것이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현시점에서 시의회가 계속운전 승인을 가정하고, 경제적 보상책을 운운하는 것은 과연 타당한 일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향후 지역협력사업비등을 효율적으로 협의하기 위해  대비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현시점에서 이런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오히려 시의회 스스로 권위를 깎아 내리는 행태이거나 오해를 초래할 여지가 더욱 크다. 

시간을 2년만 거슬러 올라가 보자.
월성 1호기 설계수명 만료를 하루 앞둔 2012년 11월19일, 당시 제6대 경주시의원들은 노후 원전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월성원전 1호기 즉각 폐쇄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본회의 의결로 채택해 발표했다.
제6대 시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비롯해  임기 4년동안 무려 3번이나 월성원전 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성명서나 입장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제7대 시의회가 당연히 6대 시의회를 승계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차치하고라도, 제7대 시의회에는 제6대 시의회에서 성명서를 채택하고 구호를 외쳤던 시의원들이 수두룩하다.

원안위가 계속운전 여부를 심사하고 있는 하필 그날, 그 시점에서 경제적 보상규모를  운운하는 행태는 전임 제6대의원들이 3번이나 발표했던 월성 1호기폐쇄촉구 성명서나 결의문의 진정성과 순수성을 시의회 스스로 훼손하는 행태나 다름없다.
제6대 시의회가 발표한 폐쇄촉구 성명서는  더 많은 지역발전기금을 확보하기 위한 겉치레에 불과했다는 식의 오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  

‘돈이면 뭐든지 다 된다'는  식의 그릇된 가치를 최상에 둔 일부의 일그러진 민낯을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낸 것 일수도 있다. ’염불은 뒷전인 채 오로지 잿밥에만 관심을 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수도 있다. 

그래서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이런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월성1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경주시의회 의원들의 솔직한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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