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억 주차장에 177억 추가투입 복합타운 조성, 타당성 있나?
98억 주차장에 177억 추가투입 복합타운 조성, 타당성 있나?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5.04.09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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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득기자의 경주읽기] 전형적인 불통행정+예산낭비 가능성 우려

경주시가 중심상가 복합타운 조성을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많이 제기됐지만, 경주시는 최근 민선6기 10대 전략프로젝트로 지정하고 강행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수많은 논란속에 강행한 신라대종테마파크 처럼 또하나의 행정독주, 일방 행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중심상가 복합타운을 조성하려는 곳은 당초 경주시가 도심지 주차난을 해소한다면서 방폐장 특별지원금까지 투입해 매입한 중앙교회 부지다. 
올해말까지 1단계로 98억원을 들여 150면을 수용하는 주차장을 조성한뒤 2단계로 177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2018년까지 지하2층, 지상 3층 규모의 복합 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지난 2013년 5월 경주시가 중앙교회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조성하겠다고 할때만 해도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주차장을 조성한다며 방폐장특별지원금 예산사용 계획에 대한 시의회의 동의를 일단 받은뒤 그로부터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당초에 없던 복합타운 조성계획을 추가하고,  그것도 177억원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은 경주시가 2013년 당시 계획을 졸속으로 입안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있다.

▲ 경주시는 이 교회 건물을 헐고, 주차장을 먼저 조성하고, 그후에는 지하2층 지상3층 규모의 복합타운을 신축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경주시가 시외곽지 이전을 추진하던 중앙교회를 매입해 주차장을 조성한다고 확정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이다.
방폐장유치지역특별지원금 1500억원에 대한 사용처를 결정하면서 도시개발비로 100억원을 편성했다.
경주시는 이 100억원 가운데 30억원을 빼내고, 시예산 70억원을 더 보태 중앙교회 부지와 건물을 매입한뒤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밀어 붙였다.
주차장 조성비 98억원 가운데 중앙교회와 인근 상가등을 매입하는 토지 보상비만 무려 56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이었다.

당시 제6대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2개나 있고 그 주차장 마저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현실을 외면한채 굳이 거액을 들여 특정교회를 매입하고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반대 이유였다.
그러나 경주시는 이를 밀어붙였고, 결국에는 시의회의 동의를 얻어냈다.

교회터와 건물 매입비도 거의 모두 지급했다.
이에따라  올해 7월쯤 교회건물 등 지장물 철거작업을 거쳐 150면의 주차장을 조성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경주시는 지난해 최양식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주차장을 만드는 곳에 177억원을 더 들여 복합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2018년까지 지하2층, 지상3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지하2층은 215대를 수용하는 주자시설로, 지상3층 건물은 문화, 체육, 휴게시설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지난해 11월 시의회전체의원 간담회에서 공개됐다.  

무려 98억원을 들여 150면을 수용하는 주차장을 조성한 것도 모자라 추가로 177억원을 더 들여 복합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공개되자, 지난해 11월 전체의원간담회에서 시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새롭게 건물을 신축하면 이 복합타운 이용객들의 자체 주차 수요가 발생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당초 도심 주차난을 해소한다며 거액을 투입한 사업목적이 크게 훼손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차장을 만들겠다면서 무려 100억 가까운 거액을 투입한 경주시가 177억원을 더 보태 스스로 주차수요을 발생하는 건물을 짓겠다는 것은 누가봐도 자가당착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초선의 모의원은 “이 계획을 추진하는 경주시 공무원도 경주시민이고, 시의원들도 경주시민인데, 시의원과 공무원의 생각이 이렇게 다를수 있느냐”며 경주시계획을 힐난하기도 했다.

2013년 주차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할 당시 복합타운 조성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면 결과적으로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만약 당시에 이 계획을 수립해 놓고도  공개하지 않았다면 시민을 우롱하거나 기만한 행정일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시 교회를 매입한 데 대한 석연찮은 점도 또다시 거론하지 않을수 없는 일일수도 있다.

뿐만아니다.
옛시청터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역사도시문화관과의 기능 중복 가능성도 문제다.
역사도시문화관은 비록  올해 예산을 단 한푼도 확보하지 못해 건립계획이 차질을 빚고는 있지만, 그동안 예비타당성조사와 문화재 발굴등에 이미 수십억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게다가 내년에도 계속 사업이 추진된다. 
경주시는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계속 사업으로 추진 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복합타운 조성의 목적은 시민들과 관광객의 만남의 장이나 교류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도시문화관 조성의 목적에도 이와 유사한 기능이 포함돼 있다.
중복투자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복합타운을 조성하려는 곳과 역사도시문화관이 건립되는 옛 시청과의 거리는 직선으로 100미터도 채 되지 않는다.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핵심 선도사업으로 이미 2006년에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계획을 확정하고 추진해왔던 역사도시문화관 건립은 2010년 최양식 시장 취임이후 사실상 진척을 보지 못했다.

경주시는 정부의 예산지원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최 시장 취임이후 인형극장 혹은 인형박물관을 옛시청사  자리에 건립하겠다는 등 설익은 정책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경주시 스스로 혼란과 지체를 자초한 측면도 크다.

오래전에 확정된 계획은 혼선을 자초하며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면서 엉뚱하게도 거액을 들여 매입한 회부지에, 그 건물을 헐고 복합타운을 조성하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복합타운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여전하다. 

▲ 중심상가 복합타운 조감도.

경주시가 시민의 혈세를 조금이라도 아까워 하는 마음이 있다면 거액을 들여 매입한 중앙교회 건물은 서둘러 철거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교회건물을 활용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묘안을 찾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주시 행태를 되짚어 보면 이런 기대는 연목구어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전망도 팽배하다.
노인복지회관을 건립을 되짚어 보면 이런 전망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거액을 들여 호텔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해 노인복지회관으로 사용하겠다고 시의회를 설득한뒤에는 안전진단결과 건물이 노후화 됐다며 멀쩡한 호텔건물을 철거하고, 당초 계획한 예산의 2배이상인 116억원들여 노인회관 신축을 강행하고 있는  경주시 행태를 보면 이같은 기대는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경주시가 복합타운을 지은뒤 당장은 문화,체육, 공연시설등으로 활용해 종전 중심상가 시설과 중복되지 않은 방향으로 운영한다고 하지만 이런 계획이 지속될지, 경주시의 이런 말을 신뢰할수 있을지도 지극히 의문이다.
향후 복합타운 운영에 막대한 예산투입이 불가피하고, 향후 민간위탁 등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상업시설과의 중복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그러나 이처럼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은 속에서도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양식 시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도 중심상가복합타운 조성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어 최근 지역언론을 대상으로 한 업무브리핑에서도 경주시 담당자들은 민선6기 중점사업이라며 강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시의회와 시민의 반대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행태이자 전형적인 불통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예산낭비, 졸속,불통행정...
경주시 행정에 대한 이같은 부정적인 표현이 사라질 날은 언제쯤일까.
그날이 과연 다가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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