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단체 임원, 이통장 임원이 각계각층 시민대표?
체육단체 임원, 이통장 임원이 각계각층 시민대표?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5.06.04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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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스포츠 단지 조성 시민의견수렴, 갈길먼 소통행정

▲ 4일자 경주시 보도자료
경주시가 5일 오후 1시30분부터 시청 대회의실에서 체육인․경주경실련․환경단체 임원 등 각계각층의 시민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복합스포츠단지 조성’에 따른 간담회를 갖는다고 4일 밝혔다.
5월28일 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경주시 계획을 보고한지 8일만이다.

<경주포커스>는 6월1일자 기사에서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체육인들을 동원한 여론몰이를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6월1일자 기사보기-클릭>

5일 개최하는 간담회는 본지가 전망한 대로 여론몰이의 시작이 될까? 진정한 의견수렴의 장이될까?

경주시는 4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5일 간담회 목적에 대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각계각층 시민대표 50여명이 참석한다'고 했다. 의견수렴을 한다는 것이다. 

5일 경주시가 초청한 시민들의 면면을 보면  목적을 대강이나마 짐작할수 있다. 
명단을 받아 봤다. 각계각층을 대표하기에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왜그런가?

참석대상자 43명중에 체육인들이 무려 1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체육회, 생활체육회 간부 4명, 육상,수영, 축구, 테니스, 정구, 농구등 체육단체 경기연맹 회장이 15명이다. 경주시체육회나 생활체육회 모두 경주시로부터 매년 거액의 운영비를 지원 받아 쓴다.  

‘시민대표’는 7명을 넣었다.
이통장연합회 간부 3명,  경주시 새마을단체 2명, 여성단체 간부들이다. 
누가 봐도 경주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단체의 임원들이다.  
이들이 경주시로부터 과연 독립적일수 있을까?

도의회 의원 4명을 초청했고, 시민사회단체 몫으로 경주경실련 2명, 그린경주 21협의회 임원 3명을 넣었다. 그런데 ‘그린경주 21협의회’는 관주도로 만들어진, 경주시청 환경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체다.
경주시는 이단체와 연계해 환경교육 및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등에 연간 70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이런 단체를 행정으로 부터 독립된 시민단체로 보기는 어렵다.

시청출입기자 2명도 포함시켰다. 언론보도를 담당하는 과에서 추천 받았다고 한다.
대학교수는 6명을 선정했다.
사회체육학과 교수가 2명, 도시계획, 교통, 환경, 건축교수가 각각 1명씩이다. 이중에는 그린21 간부도 있다.
이렇게 경주시로부터 선정받아 초대된 43명이 '각계각층 시민대표'로 '목소리를 전달한다'고 한다.

간담회, 복합스포츠 시설 추진,기정사실화 의도?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계획을 살펴봤다.
경주시는 복합스포츠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적합한 장소․규모 등에 관한 토의 및 의견수렴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곱씹어 보면, 복합스포츠단지 조성에 대한 타당성 여부는 주제가 아닌셈이다.
어디까지나 '적합한 장소, 규모'로 국한해 토론과 의견수렴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복합시설 조성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이유다.

경주시는 5일 간담회에서 제시 하는 복합스포츠단지 후보지가 6개라고  밝혔다.
△황성공원 일원(예술의전당 북편), △현곡면 금장리(서경주역 서편), △현곡면 오류리(화랑중학교 북편), ▲ 천북면 신당리(희망농원), ▲ 물천리(경주생활체육공원 북편),▲ 율동(서라벌광장 남편) 등이다.
지난달 28일 시의회 간담회때 거론했던 후보지에서 3곳을 추가했다.
(▲로 표시된 부분이 5일 설명회에서 새롭게 추가하는 후보지다.)

시의회 설명회때 보다 시민 설명회때 후보지 증가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 2012년 8월30일 경주시는 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 보고때는 황성공원 예술의 전당 북편을 단일 후보지로 제시했다. 그러나 시의원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제기되자, 2012년 9월24일 개최한 설명회에는 3개의 후보지를 제시한다.

▲ 2012년 9월24일 시민설명회때 발표한 자료. 예술의 전당 북편이외에 2개의 후보지를 급조해 3개의 후보지를 비교검토해 설명한 뒤 예술의 전당 북편이 가장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나머지 2곳의 후보지를 추가한 것은 예술의 전당 북편이 최고 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불과 일주일만에 후보지를 3곳이나 더 추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주시 담당자는 "워낙 거론되는 곳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의회 간담회에 보고할때 보다 시민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나 간담회에서 후보지를 추가하는 것은 2012년 스포츠컴플렉스(당시에는 이렇게 명칭을 붙였다)를 추진했을때 했던 것과 판박이다.

들여다 보면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경주시는 2012년 8월30일 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황성공원 예술의 전당 북편을 단일후보지로 제시했다.  시의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뒤이어 9월15일 당시 한나라당 시, 도의원과 경주시청 간부와의 간담회에서도 예술의 전당 북편에 신축하겠다는 경주시에 계획에 비판이 많았다. 
그러자  9월24일 체육인과 시민들을 초청한 가운데 개최한 설명회에서는 현곡면 금장리 서경주역 서편,천북면 물천리 일원등  후보지 2곳을 추가했다. 

경주시가 처음 단일후보지로 제시했던 황성공원 예술의 전당 북편이 최고의 장소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들러리 장치'였을 가능성이 다분했다.
당시 설명회자료의 결론을 보면 더욱 명백하다.
급조한 2개의 후보지를 포함해 3개의 후보지를 비교한뒤 결론에 가서는 황성공원 예술의 전당 북편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적었다.<위 사진 당시 설명회자료 참조.>
'이런 저런 후보지가 거론되기는 하지만  예술의 전당 북편이 가장 좋은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될수 밖에 없었다.

혹시 5일 간담회에서도 6개의 후보지를 설명한뒤 예술의 전당 북편을 최적지로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에대해 경주시 담당자는 "특정후보지를 염두에 두지 않고 6개 후보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고 말했다. 특정후보지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켜 볼 일이다. 

체육활성화위해 경기장 필요하다 강조하기도

2012년에는 스포츠컴플렉스 조성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경주 체육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2012년 9월24일 오후 2시부터 시청 대회의실에서 체육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행사의 명칭은 ‘경주시 체육활성화 계획 설명회’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스포츠컴플렉스 후보지를 설명하고 조성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행사를 마치기 전에는 체육회 상임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시의원, 체육회, 사회단체자 교육지원청, 상공인 등 22명에게 '경주시 체육발전비상대책위원' 위촉장을 주기도 했다.

▲ 경주시청 홈페이지 시정뉴스에서 당시 시민설명회를 보도한 모습<경주시청 인터넷홈페이지 캡처>
떠들썩하게 위촉장까지 주었지만 그후 경주시 체육발전비상대책위원회가 활동한 실적은 없다.
체육발전비상대책위원회를 급조하고 위촉장을 준 것은 스포츠컴플렉스 추진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퍼포먼스'에 불과했다는 의혹을 떨칠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3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경주시는 명칭을 변경해 복합스포츠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5일 간담회를 거친뒤 곧바로 7000만원을 들여 전문기관에 타당성 조사용역을 의뢰 한다고 한다.
그나마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는 5일 간담회가 사실상 마지막인 셈이다.

경주시는 그러면서 ‘체육인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하여 접근성, 이용의 편리성, 주변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여 위치 선정 등 다방면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이고 있다.

5일 간담회가 경주시 설명대로 의견수렴의 장이 될지, 예술의 전당 북편에 추진하기 위한 여론몰이용 요식행위에 그칠지는 일단 지켜봐야 분명해 질 것이다. 

그러나 몇가지  분명한 것도 있다.
경주시 '의견수렴'이라는 것은, 1,2천억원을 투입하는 스포츠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에 관해 좀더 근원적인 문제를 토론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기회가 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점은 이미 경주시 보도자료에서 스스로 시사하고 있는 점이기도 하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지만, 초청된 인사들이 '각계각층을 대표'하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을수 밖에 없다는 것도 별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경주시의 진정한 소통행정은 여전히 갈길이 멀어 보인다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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