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경주시 버스정보시스템 구축을 바라며
[특별기고] 경주시 버스정보시스템 구축을 바라며
  • 경주포커스
  • 승인 2015.08.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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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경주캠퍼스 오승현 교수(컴퓨터공학과)

▲ 오승현 교수

<동국대경주캠퍼스 컴퓨터공학부>

경주시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대중교통 부분에서 가장 높은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며칠 전 많은 지역의 언론에 소개된바 있는 2014 경주관광 실태조사 보고서 내용이다.
본지 기사보기-내국인 가장 불편한 점은 대중교통

경주시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노력하고 있는 중으로 아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

경주는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천년 신라의 유산과 현대적인 관광 요소를 두루 갖춘 곳이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관광지이며, 제주도가 자연적인 관광 요소만을 갖춘 반면에 경주는 자연적 요소와 보문관광단지, 불국사, 석굴암 등 역사 유물을 함께 갖춘 곳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그런데 왜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대중교통에 가장 높은 불만을 표시했을까? 필자는 관광에는 문외한이지만 단 하나, 편리한 관광을 위해서는 관광지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비근한 예로 신경주역에 KTX가 개통된 후 더 많은 관광객이 경주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교통수단이 관광지 방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미 우리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관광객들의 불편은 시내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이다. 당연한 결과이다. 경주는 인구 27만 명 대의 소규모 도농복합도시이며, 그 중에서 절반 정도의 인구는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넓은 지역에 반해 낮은 인구밀도는 유동인구가 작고 따라서 대중교통은 효율대비 비용이 높은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시내를 운행하는 두세 개의 노선 버스만이 15분~20분의 운행간격으로 운행되고 나머지 모든 버스는 1~3시간의 운행간격을 갖고 있다. 거칠게 말해서 언제 버스가 올 것인지 아무도 모르게 운행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경주시민 중에서 대중교통에 의지하는 계층은 학생과 노약자 또는 소득이 낮은 취약 계층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자가용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버스가 배차간격이 몇 시간에 달하는 버스를 무더위와 추위 속에서 정처 없이 기다리다가 운 좋으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가 지금 경주의 대중교통 체계이다.

더구나 이러한 문제는 경주시민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경주를 방문한 모든 관광객들이 자가용을 몰고 오지 않는다. 만일 모든 이가 차를 몰고 온다면 그것은 또 그것대로 재앙이 될 것이다. 경주를 방문한 젊은들이 경주역과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모양을 누구든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경주를 방문한 젊은이들은 예전과 다르게 자신의 고향에서 스마트 폰과 버스정류장에서 언제 어떤 버스가 도착할 것인지, 목적지를 찾아가는 버스가 어떤 버스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곧 혼돈에 빠져들게 된다. 그렇다. 경주는 그들이 소지한 스마트 폰을 완벽하게 무력화시키고 그들이 알고 싶어했던 버스정보를 철저히 감춰버린다.

▲ 창원시의 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버스정보 시스템

앞에서 말한 젊은이들을 포함한 타 도시에서 경주를 방문한 많은 이들은 버스정보시스템이 당연히 경주에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스마트 폰을 이용하면 손쉽게 원하는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방문했을 것이지만 경주는 수년전부터 계획을 수립한다는 소식만 들려올뿐 아직 버스정보시스템은 시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정보시스템(Bus Information System)은 쉽게 말해서 버스에 위성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GPS 수신기를 설치해서 버스의 운행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 정확히 알 수 있고, 스마트 폰을 통해서도 정류장에 도착할 시간에 맞춰 나가면 기다리는 시간 없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은 버스정보시스템 도입 이후 버스도착시간의 규칙성이 35% 개선되고, 버스교통사고는 24% 감소했으며, 울산지역에서는 결행, 배치시간 미준수, 정류장 무정차 등의 민원이 대폭 감소했다. 많은 세금이 보조금으로 투입되고 있는 경주에서 당연히 시민들이 누려야 할 권리가 증진되는 것이다.

▲ 2015년 6월말현재 버스정보시스템 시행 지자체 현황(녹색부분이 도입한 도시) <자료=오승현 교수>

2천년대 초반부터 전국의 도시에서 도입하기 시작한 후 2015년 6월 기준 72개 지자체에서 도입되었고 96개 지자체가 미구축 상태이다.
위 지도는 2010년 기준 전국 50여개 지자체를 표시하고 있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에서는 부산, 울산과 함께 12개 지자체(거제, 경산, 구미, 김해, 밀양, 사천, 양산, 진주, 창원, 칠곡, 포항, 통영)에 도입되었으며 경주시만 유일하게 버스정보시스템이 제외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주시만 재정이 극도로 어렵거나 도농복합지역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시정을 운영하는 방향이 서민층의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을 도와주고, 진정한 관광객 유치와 편의제공을 하려는 의지가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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