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들여 실내빙상장 건립? 열악한 재정감안 신중 접근 필요
200억 들여 실내빙상장 건립? 열악한 재정감안 신중 접근 필요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5.08.31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의회 간담회 지적

“경주시 재정형편을 감안하지 않고 경주시 예산을 100억원이나 투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정부 공모사업이라고 무조건 좋은게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경주에 빙상장 건립이 결정된데 대해 시의원들은 막대한 경주시 예산부담을 이유로 들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전국 17개 (광역)시ㆍ도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사업에서 경북도가 신청한 경주시 실내빙상장 건립을 확정했다.
경주시의회는 그러나 전체 예산 200억원중 국비 50억, 경북도 50억만 지원되고 나머지 100억원을 경주시가 부담해야 하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 경주시 빙상장 건립 예정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맞은편이다.
1일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 실내빙상장은 경주시 천군동 211-15번지 일원 보문헬기장 부지에 지하1층 지상2층(연면적 6668㎡) 규모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건립하는 계획.
경기장과 300석의 관람석을 갖춘 것으로 전체 예산은 200억원 정도 투입된다.

경주시는 동계체육시설 인프라 구축으로 시민 및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생활체육 공간을 제공하는 등 경주시에 이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빙상장 이용객이 1일 평균 728명, 연간 27만명으로 예상돼 영업 및 교육, 임대수입등으로 20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반면, 관리비, 영업원가등 지출은 10억원에 불과 해 년간 10억정도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남일 부시장은 “경북도를 대표하는 빙상장이 필요하다는 정책판단에 따라 문광부 공모에 응해 경주건설이 확정됐다”면서 “경북을 대표하는 빙상스포츠의 메카를 선점하는 기회가 될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시의원들은 8월31일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경주시의 이같은 전망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빙상장을 건설하는데 경주시 예산 1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이 경주시 재정형편상 만만치 않다는 점, 향후 막대한 운영비까지 떠 맡게 될 경우 경주시의 열악한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김동해의원은 “경주시가 비전문 기관에 수지분석 용역을 의뢰했으며, 제출받은 용역결과도 부정적인 전망은 쏙 뺀채 긍정적인 입장만 담아냈다”고 비판하면서 “타당성 용역부터 원점에서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시의 수지 보고서 자체가 틀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었다.

권영길 의장은 “경북도가 주력하는 빙상장이라면 경북도의 분담액을 경주시와 비슷하게 맞춰야 하는데 이것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경주시예산을 100억원 투입하는데 비해 경북도 지원액이 50억원에 불과한 것은 잘못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

김영희 의원은 “관광객이 많이 이용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용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며,이용객은시간이 지날수록 줄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건립에 앞서 운영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윤병길, 정부 밑밥 던진다고 덜렁 덜렁 물면 안돼

▲ 윤병길 의원은 정부공모사업에도 선별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밑밥 던진다고 덜렁덜렁 물어서 낭패를 본일이 많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윤병길 의원은 국비가 지원되는 정부 공모 사업에 대한 신중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정부 공사업이라고 해서 시 재정 악화를 고려하지 않고 덥썩덥썩 응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19%에 불과한 경주시 재정자립도를 거론하면서 “정부가 밑밥 던진다고 덜렁덜렁 물어서 낭패를 본일이 많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경주시의회가 이처럼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나섰지만, 경주시가 이 사업 추진여부를 원점에서 검토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상억 경주시 문화관광실장이 31일 시의회 간담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주시가 이 사업을 반납했을 경우 여러 분야의 불이익을 예상할수 있다"고 거론한점은 시의회의 부정적인 의견을 수용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경주시가 31일 경주시의회 간담회에서 '실내빙상장 건립게획'을 주제로 넣은 것은  의견수렴을 위한 목적보다는 '보고'를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의회의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지만, 경주시는 올해안으로 부지매입 등 후속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까지 실시설계및 부지매입을 완료하고, 2017년 착공에 들어가 2018년 완공하게 된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