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득 기자의 경주읽기] 영천시민 화장장 사용료 감면이 그렇게 서두를 일인가?
[김종득 기자의 경주읽기] 영천시민 화장장 사용료 감면이 그렇게 서두를 일인가?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5.10.10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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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단속 못하면서 이웃 교류에만 신경쓰는 꼴

내년 1월1일부터 영천시민들에게 경주시립 화장장 사용료를 감면하려는 경주시에 대해 경주시의회 모 의원은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근도시인 영천시와 우호를 다지고 화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경주지역내의 화합과 안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천읍 용명리 주민 반발은 해소하지 못한채 영천시민 화장장 사용료 감면을 위한 조례개정을 우선 추진하는 경주시를 향한 비판이었다.

또 다른 의원은 “영천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사용료를 낸 것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닌데 경주시가 왜 이렇게 밀어 붙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8만원으로 감면하는 조례 개정안이 9월7일 폐회한 제206회 임시회에서 부결되고 겨우 이틀이 지난 9월9일 49만5000원으로 감면하는 조례 개정안을 재차 입법예고한 경주시의 지나치게 신속한 대응을 꼬집는 말이었다.

경주시가 내세우는 명분은 ‘인접도시와의 상생협력과 화합유도, 광역적 협력 행정 수요에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경주시가 의회에 제출한 조례 개정사유에 요약돼 있는 말이다.

이웃도시와 좀더 사이좋게 지내자는데 반대할 시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제 아무리 좋은 명분이라도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공허할수 밖에 없다. 

화장장 소재지인 서면주민들은 2010년 주민대표와 경주시장, 시의회 의장이 서명한 약속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진입로가 통과하는 건천읍 용명리 주민들도 서면 화장장주변지역에 상응하는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이 이같은 요구를 제기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2년 9월에는 용명리 주민 100여명이 시청앞으로 몰려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주포커스 2012년 9월12일보도-용명리 주민, 시청앞에서 항의시위 기사보기]

지난 9월초 시의회에서 조례개정이 부결된뒤 용명리 주민들은 이번에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진입로 봉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시청 고위간부도 9월8일 용명리, 서면주민들과 만나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 건천읍 용명리 주민들이 2012년9월11일 시청앞에서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변한것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경주시는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경주시는 용명리 주민들의 요구와 영천시민 감면을 위한 조례개정은 별개로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용명리 주민들이 요구하는 화장장 주변지역 편입, 소득사업 시행등은 이미 130억원을 경주시로부터 받아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있는 서면지역 주민들과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이런 걱정이 단순한 기우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피하거나 비껴갈 일도 아니다. 피해 갈 수록 문제만 더욱 커질수도 있다.
해당 지역구 시의원들까지 나서서 경주시를 향해 주민들과 대화 하고 해결책을 찾는게 우선이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경주시에는 '쇠귀에 경 읽기' 격이다.
12일 개회하는 207회 임시회에 기어이 조례개정안을 제출한 것이다.
불통행정, 일방행정이라는 비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5~6년전으로 되돌려 보자.
동천동에 있던 시립화장장을 폐쇄하고 경주시 서면에 신설하기 위해 백상승 전 시장때 경주시는 엄청난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지불했다. 서면주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수차례 열렸고, 경주시정 최고 책임자인 시장이 주민들이 던진 물병에 부상을 입는 일도 발생했다.
그런 진통끝에 화장장이 들어선 서면에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많은 지원을 약속했다. 경주시민들은 시립화장장 건설을 받아들여준 서면, 용명리 주민들을 지원하는데 기꺼이 동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의 시립화장장은 이처럼 지독한 산통을 겪으며 탄생했다.

따라서 냉정하게 말하면, 영천시민들이 경주시민들에 비해 더 많은 사용료를 내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금껏 화장장을 확보하지 못한 영천시 행정의 잘못이면 잘못이지 경주시가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책임질 일은 더더욱 아니다.

넓지 않은 대한민국에서,서로 이웃해 살아가는 인근도시 시민을 배려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적어도, 시립화장장이 건설될때까지 험난한 과정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영천시민들에 대한 화합, 상생 협력 운운하기에 앞서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아픈 정서를 배려하고 그들의 요구를 우선 해결하는 것이 경주시 행정의 올바른 순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집안 분란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이웃과 사이 좋게 지내는데만 전념하는 가정이 있다면 누가 그 가정을 정상적인 가정이라고 하겠는가?

영천시민에 대한 감면이 지역주민들의 반발해소 보다 더욱 급한일인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서두르는가?
도무지 알 수도, 이해할수도 없는 경주시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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