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행복하지 않는다면....마라톤대회 유감
시민이 행복하지 않는다면....마라톤대회 유감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04.08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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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벚꽃 마라톤대회 인가?
▲ 참가자들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시민들은 힘들다.

“벚꽃 마라톤 대회 하니까, 오실려면 오후 늦게 오시거나 내일 오세요.”
경주시민들은 외부 지인들이 9일 경주방문을 한다는 연락을 받으면 십중팔구 이말을 하게 된다.
엄청난 체증으로 고생할 것을 경험적으로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벚꽃 마라톤대회는 올해로 25회째다.
이 대회는 항상 벚꽃이 만개 했을 시기를 택해 연다. 4월 첫째주 혹은 둘째주다.
새봄 꽃놀이 관광객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관광객들의 불편은 물론이거니와 시민들의 일상에도 엄청난 불편을 준다.
대회가 열리는 날은 경주시민들은 아예 외출을 포기하기 일쑤다.그렇지 않으면 외지로 줄행랑을 치거나 집안에서 대회가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집밖에 나가는 순간 고통이 뒤따른다는 것을 너무나 잘알기 때문이다.

한번만 있는 것도 아니다.
1년에 3번, 봄 가을 관광성수기때마다 마라톤 대회로 홍역을 치런다.
3월말 코오롱고교마라톤을 필두로 4월초 벚꽃 마라톤대회, 10월 동아마라톤대회가 열린다. 매 시기가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시기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대회관게자들도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경주시와 경찰은 교통체증을 해소하기위해 시간대별로 구간통제를 하지만 체증을 해소하기는 매번 역부족이다.
대회당일에는 경주시청 당직실,경주경찰서 상황실에는 영문도 모르고 경주에 왔다가 자동차 안에서 서너시간 동안 꼼짝달싹 못한 관광객들의 화풀이 전화가 쇄도한다.
교통통제에 동원된 공무원, 경찰관들과 고성이 오가는 볼썽 사나운 모습도 곳곳에서 연출된다.

벚꽃 마라톤대회는 특히 일본의 극우신문인 요미우리 신문의 서부본사가 공동주최한다. 매년 1천여명 정도의 관광객을 모객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족적 감정따위는 차지하고라도 이 대회는 이제 일본인 보다는 국내 마라톤 동호인들이 절대적으로 더 많이 참가하는 대회가 됐다. 중국 등 외국에서도 더러 참가한다고 하지만, 그 인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경주시가 이 대회에 지출하는 경비는 상당한 액수다.
개회식 및 만찬행사만 1800만원, 운영비 8000만원을 쓰고 대행업체 수수료 9000만원을 지불한다.
경주시는 이 대회가 경주지역을 홍보하고 경제유발 효과가 크다고 홍보하지만, 단한번도 구체적 효과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를 낸 적은 없다.
유발한다는 파급효과가 구체적으로 어느 집단, 어느계층에게 돌아가는지는 더더욱 알수 없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만 한다.

시민이 행복하지 않으면 관광객도, 대회참가자도 결코 행복할수 없는 법이다. 경주시의 주인은 당연 경주시민이다. 마라톤참가자들과 관광객들만 지나치게 우선하면 그야말로 주객전도가 된다.
언제까지 시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라고 할 것인가?
벚꽃 마라톤대회를 포함, 경주에서 벌어지는 3개 마라톤대회의 지속여부, 득실을 두고 본격적인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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