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득기자 경주읽기] 시설관리공단 타당성 용역결과가 신뢰를 얻으려면
[김종득기자 경주읽기] 시설관리공단 타당성 용역결과가 신뢰를 얻으려면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07.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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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공단 설립 시민여론 5년전 比 찬성 감소 반대 증가
▲ 2016년 6월 공개한 보고서 표지와 여론조사 결과.

경주시로부터 경주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을 수행해온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은(이하 연구원)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설공단을 설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공공성, 경상수지등 적정성 검토를 거쳐 경상수지 비율이 129.7%에 이른다는 등의 긍정적인 분석 결과물을 제시하며 타당성을 강조했다.

보고서에는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첨부했다.
전문기관에 의뢰한 시민들의 여론조사결과는 찬성 74.2%  반대 25.8%였다.
연구원측은 이결과를 보고서에 첨부했고, 시의회 설명회, 공청회장 등에서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근거로 활용했다.

그러나 연구원은 이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빠트렸다.
올해 보고서에 첨부한 여론조사의 찬성 의견이 5년전 여론조사때 찬성의견에 비해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2011년 8월29일 연구원측이 경주시에 제출한 <경주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 검토 중간보고서>에 첨부한 시민여론조사 결과는 찬성 80.0%, 반대 17.6%, 무응답 2.4%였다.<아래 사진>

이번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와 5년전 조사를 비교해 보면 찬성의견은 80.0%에서 74.2%로 5년사이에 5.8%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반대의견은 5년전 17.6%에서 25.8%로 8.2%포인트나 증가했다. 

▲ 2011년 8월29일 중간보고회에 제출한 보고서 표지. 여론조사 결과.

이번에 실시한 여론조사가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어쨌든 최근 보고서에 나타난 74.2%의 찬성은 반대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연구원측이 올해 제출한 보고서에 74.2%의 찬성의견을 첨부한 것이, 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을 강조하는 하나의 근거로 활용 하려는 의도 였다면, 5년전 여론조사와 비교해 찬성은 감소했고, 반대는 증가 한 결과를 근거로 경주시에 대해  좀더 시간을 갖고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식의 요구와 주장을 펼치는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수도 있다.

5년전 여론조사와 이번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단순히  결과만을 두고 해석 하는 것은 결코 과학적이라고 할수는 없다. 여론 조사 대상이나 방법, 질문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작금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무리한 해석일수 밖에 없다. 

그러나 5년전이나 올해나 여론조사를 수행한 한 전문 조사기관이 동일하다는 점, 여론조사가 시민의견의 일정한 흐름을 보여준다는 것을 큰 틀에서 수긍한다면, 이 2개의 결과를 두고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대한 시민들의 찬성 의견은 감소 하고 반대 의견은 증가했다는 식의 주장은 얼마든지 펼칠수도 있다.  

연구원이 시설공단 설립타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올해 5월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자료에 첨부하고 설명회에 공개했듯이, 자신들이 5년전 보고서에 첨부했던 여론조사결과는 어떤식으로든 마땅히 공개했어야 했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이를 빠뜨려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5년전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쏙 빼놓고, 이번에 시행한 여론조사만을 공개하며 설립 타당성을 뒷받침 하는 논리로 활용한 것은 자신들이 도출한 결과, 즉 타당성을 강조하기 위헤 다분히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고의로 그렇게 했다면 용역 결과물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린 행위라는 비판을 받을수도 있다. 

궁금한 점은 더 있다.
연구원이 은연중에 '경주시민이 5년전의 조사 내용을 어떻게 알겠냐'는 식의 오만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닐까?  그런식으로 경주시민을 지나치게 얕잡아 본 것은 아닐까?
경주시는 5년전 중간보고서와 이번 최종자료를 비교 검토해 보기는 했을까?  

지자체 발주 용역은 추진 논리 뒷받침 도구?
지자체가 실시하는 각종 용역 대부분이 지자체 입맛에 맞는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이 때문에 용역이 순수한 타당성 검토보다는 지자체의 사업추진 명분을 뒷받침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비등하다.
 
지자체가 사업비를 주고 용역기관을 직접 선정해 의뢰하는 현재의 용역방식은 시작부터 객관성의 한계가 드러낼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아무리 좋은 결과물을 내놓아도 그다지 높은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 또한 부인할수 없는 현실이다.
경주시와 연구원측은 이같은 비판에서 과연 얼마나 자유로운가?

시설공단 설립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은 연구용역 보고서가 제출된 이상, 이제 이 용역보고서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은 시민을 대표하는 기관, 시의회의 몫일수 밖에 없다.
시의회의 향후 대응을 주목할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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