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시의회, "사상 최강지진 발생한 12일밤 '경주시는 없었다'" 비판
[지진] 시의회, "사상 최강지진 발생한 12일밤 '경주시는 없었다'" 비판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09.14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일 시의회 원전특위서 경주시 대처 비판

오후 7시44분 규모 5.1, 오후 8시32분 사상최대의 강진 5.8, 뒤이어 13일 0시37분3.1 규모의 여진이 연이어 발생한 12일 밤, 시민들 사이에서 정부도, 지자체도 없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시청에서는 안내및 대피 방송을 수차례 했다고 주장 하지만, 들었다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재난 안내문자도 수차례 발송했다고 하지만 경주시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시민은 없었다.
추가지진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대피한장에서 집으로 가야하는지, 향후 지진발생 추이는 어떻게 되는지등등 정부를 대신해 정부의 공식적인 방침을 알려주는 경주시청 공무원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14일 오전10시부터 열린 경주시의회 원전특위 회의에서는 이같은 혼란에 대한 시의원들의 비판이 터져나왔다. 항변하는 경주시청과 시의원들 사이에 공방이 이어졌다.

경주시 발송 4회의 재난발생 안내문자 허공에

▲ 14일 시의회 원전특위 회의에서 최병한 경주시 안전재난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경주시는 12일 1차 지진 발생후 30분이 지난 오후 8시15분 문자발송 및 대피유도를 시작으로 이날 밤 모두 4차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주시가 보냈다는 재난문자메시지는 원인을 알수 없는 에러가 발생하면서 단한번도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이동은 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조사, 지난 7월 지진발생이후 7월14일 시의회 간담회에서 경주시 차원에서 SNS나 재난문자 메시지 발송 시스템을 통해 시민들에게 정부 재난안내 시스템과는 별도의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경주시의 안일한 대처와 행정부재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대해 최병한 경주시 안전재난과장은 “이동 통신사와 협의가 되지 않아 경주시민 불특정 다수 전부를 대상으로 안내 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은 만들지 못했지만 경주시가 요구하면 국민안전처를 통해 시민들에게 발송하는 시스템을 7월 지진발생이후 구축했다"며 "그러나 12일밤 국민안전처 시스템 에러로 경주시가 보낸 4번의 안내 메시지가 한번도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12일밤 국민안전처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경주시가 보낸 재난안내 메시지가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동은 의원은 “명절 때 보면 시청에서 보내는 메시지는 모두 시민들에게 전달되는데,왜 재난문자는 발송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별도의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면 그런방식으로는 안되냐”고 비난했다.
그러자 최 과장은 “명절인사는 전화번호가 입력된 분들에게만 발송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피현장 어디에도 공무원은 없었다?...경주시 간부 전원 비상소집하고도 출결 확인 안해 

"재난현장에 시청 공무원은 없었다"는 것이 많은 시민들의 불만이고 시의회의 비판이었다.
경주시는 첫 지진 발생 10분이 지난 12일 오후 7시55분, 필수요원 및 팀장급(6급)이상 전원을 비상소집 했으며,8시 15분, 읍면동사무소로 상황을 전파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날 밤 대피한 현장에서 경주시 지침을 전달하는 공무원을 목격했다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시의회 엄순섭 의원은 이 부분을  집중 지적했다. 
엄 의원은 “제가 현장에서 보기엔 팀장급 공무원이 보이지 않았다. 절반밖에 보이지 않았다”며 “비상소집이후 공무원들이 매뉴얼대로 행동하는지 챙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주시는 비상소집을 해 놓고도 출결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병한 안전재난과장은 “필수요원은 거의 다 왔다”면서도 “경황이 없어서 일일이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실토했다.

경주시 컨트롤 타워 부재...전화는 내내 먹통

▲ 14일 열린 시의회 원전특위 회의에 참석한 손경익, 김항대, 이동은의원(사진왼쪽부터).

경주시는  12일 오후 7시55분 재난안전대책본부 및 재난종합상황실‘을 설치했다고 발표했지만, 재난에 따른 경주시 대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기능은 사실상 부재했던 정황도 지적됐다.

김항대 의원은 “재난 주무부서인 안전재난과에는 4번이나 전화를 해도 아무도 받지 않았고, 과장의 경우 휴대폰으로 통화를 시도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면서 “시청당직실도 전화를 받지 않고,컨트롤타워 구실을 해야 할 안전재난과는 물론 과장이 시의원의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의원들조차 전화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던 만큼, 시민들도 대부분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해 그만큼 답답해 했고, 공포도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최 과장은 “비상연락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행정력의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과장은 “비상시 시민행동 요령등은 리통장 회의를 통해 전달하지만, 실제 10번을 하면 시민들에게 전달되는 경우는 1에 불과할 정도로 실효성이 낮다”면서 “예전 반상회가 있을때는 전달이 잘 됐지만 지금은 효율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안전처에서 비상시 국민행동요령, 대피요령과 같은 지침을 새롭게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민행동요령지침이) 내려오는 대로 시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읍면동 대피장소 지정등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재난안전과를 중심으로 관련부서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필요성도 제기됐다.
재난발생시 경주시의 대처 시스템, 경주시의 비상소집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경주시 안내방송 시스템 점검 필요 지적도

▲ 12일 밤 황성동의 한 초등학교에 시민들이 대피해 있다. 시민들은 여진의 공포속에서 귀가여부를 결정하지 못한채 방황했다. 시민들은 상황전개를 물어 볼 만한 경주시청 공무원들의 부재, 경주시의 공식대응 부재등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사진=독자 백재욱씨 제공>

경주시는 12일 오후 8시32분 5.8규모의 지진이 발생한지 26분이 지나 오후 8시58분 민방공 경보망을 통한 대피방송을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9시26분, 10시15분 등 3회에 걸쳐 대피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게 제기됐다.
방송을 들었다는 시민들은 방송내용이 무슨말인지 알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방송효과 및 스피커 성능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는 시민도 많았다.
이동은 의원은 이같은 시민들의 불만을 지적하면서 경주시의 안내 방송을 단 한번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손경익 의원은 '천편일률적인 방송내용'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황성동처럼 아파트 밀집 지역은 인근 학교 운동장으로 가라는 방송내용이 적절했겠지만, 월성동, 황오동, 황남동등 단층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집 마당에만 나와 있어도 되는 상황인데, 경주시청이 내보낸 '운동장으로 가라’는 방송을 듣고는 가지 않아도될 시민들까지 엉뚱하게 운동장으로 가면서 혼잡한 상황이 연출됐다”며 천편일률적이었던 방송내용을 문제삼았다.
그는 일부 자연부락의 경우 방송내용이 무슨말인지 조차 모를 정도로 스피커 성능이 엉망이었다며 방송 시스템 점검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최병한 과장은 방송부재에 대해 서는 “몇번이고 밖으로 나가 직접 방송을 확인했다”며 이동은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