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평준화, "아이들 자존감 향상...변화된 대입에도 유리"
고교평준화, "아이들 자존감 향상...변화된 대입에도 유리"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11.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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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고교평준화 도입 특강서

▲ 이범 교육평론가가 9일 강연 하고 있다. 대치동 스타강사, 학원가의 서태지, 과학탐구과목 최다수강생 기록,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 메가스터디 창립멤버....수많은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 이범 교육평론가는 스타강사시절 학원인 총수입 2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2003년 10월 한국 사회의 사교육과 교육 황폐화에 책임과 환멸을 느끼고 메가스터디를 퇴사 한 뒤 곰스쿨, EBS 등에서 무료 강의를 하면서, 공교육의 정상화와 사회구조적 교육 불균형 해소 등에 힘을 쏟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수도권의 중소형 도시들이 고교평준화를 도입한 이후 대입에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으로 이미 충분히 증명됐다. 학생부 교과․ 종합전형 위주의 변화된 대입제도에도 평준화가 유리하다. 이처럼 고교평준화 도입의 장점은 많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안이다.”

9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강연회에서 교육평론가 이범씨는 고교 평준화의 장점으로 변화된 대입제도에 유리하다는 점 등을 설명한 뒤 '아이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경주처럼 고교가 서열화된 지역에서 교복으로 이미 차별이 일상화 된 경우, 상대적으로 열악한 학교에 재학하는 아이들이 받아야 하는 상처를 치료하고 자존감을 향상하는데 있어서도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경주 고교평준화를 위한 경주시민들의 모임준비위원회(위원장 함원신),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소장 이찬교)이 공동으로 개최한 강연회에서 이범 평론가는 한국교육의 다양한 현실과 미래를 진단하고, 고교 평준화 정책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동시장은 탈스펙화와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대응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노동시장의 탈스펙화에 대응해서는 외국어 학습 강화 등 개인적인 대응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 확대 등 심각한 양극화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대응은 불가능하다. 사회적, 집단적, 정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런데, 양극화에 대비해 스펙을 올리려는 정반대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범 평론가는 고졸자 및 지방대 출신 채용증가, 스펙파괴의 열린 채용등 노동시장의 변화와 전망등을 각종 통계를 통해 설득력있게 제시 하면서 이같은 노동시장의 변화에 상응하는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공부 및 입시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대입은 과거 단순 지식테스트 위주에서 에서 독해력, 추론능력, 논증능력 등 역량의 필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대학입시는 미국식으로 진화하면서 다양한 역량을 요구하는 반면, 학교교육은 일본식 지식전수형. 주입식 교육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식 입시제도를 강화하면서도, 일본식 학교교육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설명하면서 “심각한 부조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한 이범 평론가는 수능, 논술, 학생부 교과 전형별 대입에 맞는 각각의 학습 방법을 설명 하기도 했다.

고교평준화에 대해서는 2012년에 실시했던 한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학부모들이 느끼는 다양한 의미를 새삼 일깨워주기도 했다.

“2012년 한 기관의 학부모 대상 여론조사에서 고교평준화 찬성 여론은 78%로 나왔다. 또다른 조사에서는 고교 다양화 찬성여론이 78%로 나왔다. 서로다른 질문에 똑같은 찬성율이 나타난 이같은 현상은 평준화에 대해 학부모님들이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무시험, 고교서열화를 폐지하자는 입장에서 평준화를 찬성하는 반면, 붕어빵을 찍어내는 듯한 획일화된 된 교육대신 다양한 교육을 고교때부터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다양화’를 지지한 것이다.”

▲ 이범 교육평론가 초청특강이 11월9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범 평론가는 평준화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이같이 설명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고교때부터 학생들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수강신청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수강신청제 도입을 통해 ‘선발’없이도 학생들의 성적, 진로, 수준에 따른 다양한 교육이 가능해지고, 일반고에서 수강신청제를 도입하면 특목고가 불필요해지며, 문이과 융합교육, 진로교육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도모할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평준화 도입의 장점으로 ▲2000년대 초반 수도권인 분당, 일산, 부천, 안양시등에서 평준화를 도입한 결과 대입에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 이미 경험적으로 증명됐으며,▲학생부 교과․종합전형 강화 등 변화된 대입제도에 유리하며 ▲중학시절부터 자기주도 학습 훈련이 가능해 지는 등 자기주도 학습에 도움이 되고 ▲다양한 교육을 할수 있는 점등을 꼽았다.

그는 “고교평준화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안이다.”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강연을 맺었다.

한편 경주시가 내년 5월경 고교평준화 도입 타당성 여부를 따지는 용역을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경주고교평준화를 위한 경주시민의 모임은 경주지역 학부모들을 상대로 평준화 도입 찬성여론을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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