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으로 모든 경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월 5000원 지급해온 전기요금 및 TV수신료 지급대상이 내년부터 크게 축소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2009년 7월부터 경주시내에 주소를 둔 모든 세대(가구)를 대상으로 세대당 TV 수신료 2500원, 전기요금 기본요금 2500원씩을 지원해 왔지만 내년부터 저소득층 등으로 지원대상을 축소하고, 전기요금만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원대상 및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한 경주시 계획안이 16일 시의회를 통과한 것이다.
경주시의회는 16일 제21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경주시가 제출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유치지역 지원사업 특별회계 2017년 사업계획 협의안’을 원안가결했다.
경주시는 지난 5일 이 협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며, 지난 7일 열린 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 회의에서 별다른 이의 없이 원안가결한데 이어 16일 열린 본회의에서도 가결한 것이다.
이에따라 내년부터 전기요금 및 TV수신료 지원대상이 경주시 계획대로 대폭 축소된다
2009년7월부터 올해까지 전기요금 기본요금은 12만세대, TV 수신료는 11만1000세대를 대상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장애인 등 3만1062세대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매월 2500원씩, 전기요금만 지원한다.
이렇게 되면 올해 72억원을 지원하던 것이 내년엔 9억3000만원 정도로 지원금 규모가 크게 감소한다.
재원부족...행정오판 약속위반 책임 외면하는 경주시
이처럼 재원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 경주시의 설명이지만, 결과적으로 경주시는 지난 2009년 7월 TV수신료 등을 지원하기로 결정할 당시 ‘방폐장 운영기간 동안 지원한다’는 약속을 위반한 것은 명백하다는게 중론이다.
경주시는 그러나 행정의 예측실패, 대시민 약속위반에 대한 대시민사과나 유감표명은 일절 하지 않았다.
최초로 전기요금등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2008년 시의회에 일부 의원들이 재원부족을 예상하며 경주시의 철저한 계획수립을 촉구하며 졸속지원에 반대했다는 점에서 경주시의 명백한 행정오류이자 대시민 약속위반이라는 지적도 지배적이다.
적어도 경주시가 당시 일부 시의원들의 이유있는 지적과 비판을 소수의견이라고 배척하지 않고 귀담아 들었더라면 오늘날의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사전에 막을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12월4일 산업건설위원회 예산심사 도중 2009년부터 시행될 TV수신료 지원등에 대해 이종표 의원이 재원부족을 예상하며 우려를 표시하자 당시 경주시 담당과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기사하단 2008년 12월4일 산업건설위원회 회의록 참조>
앞서 2008년 11월5일, 경주시가 제출한 2009년 방폐장유치지역 지원사업 특별회계 사업계획 동의안을 심사한 제141회 시의회 임시회에서는 이종표, 유영태 의원등이 각종 문젯점을 들어 강력히 반대하는 바람에 표결끝에 경주시협의안이 가결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논란속에 2009년부터 전기요금 기본료지원등을 밀어붙였던 경주시는 겨우 8면을 시행한뒤 2017년부터 지원대상을 대폭축소하면서도 지난 16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경주시의 약속위반에 대해 사과를 하지도 않았다.
또한 경주시를 강하게 추궁하거나 비판하는 시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정현주 의원만이 이날 본회의 가결직전 이 문제에 대한 경주시의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한게 유일했다.
정 의원은 “전기요금 지원등은 방폐장을 유치한 이후 시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을 준다며 시행한 유일한 사업인데, 시민과 협의한번 없이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행정의 착오에 의해 시민들이 우롱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비선실세 국정농단도 국민들이 우롱을 당했다는 분노에서 출발한 것인데, 이번 경주시의 약속위반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행정에 의해 우롱받는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잘못한 부서에 책임을 묻는 등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억 경주시 경제산업국장은 “방폐물의 반입물량 감소등 재정여건변화로 부득이 하게 지원을 축소하는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시의원, 예산부족 가능성 제기하자 경주시 담당과장 "문제없다" 강행 |
142회 경주시의회(제2차 정례회) 산업건설위원회회의록 경주시의회사무국 일 시 2008년 12월 4일(목) 13시30분 ○이종표 위원 기타 특별회계 1536쪽에 TV수신료하고 전기세 감면 관련해서 지금 1년에 55억 정도 예산이 들어가는데 이것이 단기간에 끝날 예산도 사실 아니고 장기적으로 계속 지원하려면 예산이 많이 수반되는데 그 예산은 어떻게 충당하실지 하고 그 대책이 있으시면 말씀 좀 해 주십시오. |